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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May 25. 2024

여행의 매너리즘에 빠지기 직전-

결국 잘츠부르크까지 잘 도착했다

아침 시간이 여유롭지만 한껏 긴장이 되는 시작이다. 


나의 짐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8일 동안 머물렀던 방을 정리한다. 그리고 방문을 잠그고 열쇠는 크리스티나가 알려준 그곳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스티나, 비엔나에서 잘 쉬다가 떠나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키는 알려준 곳에 뒀어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저희 숙소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호우리겐에서 하이킹을 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고, 오스트리아가 마음에 드신다니 기쁩니다. 즐거운 여행되시고 집에 잘 가시고 곧 페르흐톨즈도르프로 돌아오세요.'


이렇게 서로의 안부를 인사로 나누고 헤어짐을 맞이한다. 이제 잘츠부르크로 출발이다.





비엔나 중앙역에서의 찝찝함(이상한 사람과의 부딪힘)을 뒤로하고  비엔나발 뮌헨행 RJX기차에 오른다. 독일 뮌헨까지 가는 역들 사이에 잘츠부르크 중앙역이 있었다.


기차선로 하나에 서로 다른 곳으로 향하는 기차 2대가 동시에 선다. 쉽게 볼 수 없는 장면들은 늘 신기하다. 


제시간에 들어선 기차는 제시간에 출발을 한다. 약 2시간 30여분의 오스트리아 기차여행이 또 한 번 시작되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나의 짐을 내 눈앞에 두고 볼 수 있었다는 거다. 


기차에서의 시간은 참 빨리 간다. 달리는 기차의 창 밖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이에 기차는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한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거점 도시에 잘 도착했다.


숙소는 한인민박을 잡았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방을 쓰는 것이 아무래도 불편하겠지만 예산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서 한인민박을 예약했다. 잘츠부르크 중앙역에서 숙소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여서 짐을 끌고 숙소까지 걷는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오후 3시 30분, 숙소에다 짐을 넣어 놓고 잘츠부르크 시가지로 나가 본다. 짐을 싸서 이동하는 날은 뭔가 한 것이 없어도 매번 힘이 든다. 그래서 이동하는 날은 남은 시간을 보통 숙소에서 쉬면서 보내는데 민박집은 나 혼자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다 보니 숙소에 있어도 불편할 것 같아서 잘츠부르크를 돌아보기 위해 시가지로 나가게 되었다. 


잘츠부르크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도시였다. 큰일 났다!! 잘츠부르크에서의 나의 일정은 10일인데 도시가 이렇게나 작으니 안 그래도 긴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밀려온다. 거기에 더해서 여행이 길어지면서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여서 여행의 의욕도 흥미도 많이 떨어졌다. 만사가 귀찮은 지경에 이르게 되고 보니 잘츠부르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를 가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츠부르크는 내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소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비엔나와는 크기도, 분위기도 확실히 다르다. 포르투갈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아닌 잘츠부르크로 먼저 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잠시 숙소에 들러 잘츠부르크에서의 여행을 계획하다 저녁시간이 되어 식당을 찾아 잘츠부르크 시내를 헤매고 다녔다. 빵 혹은 밀가루가 아닌 음식들을 찾다가 베트남 음식점이 눈의 띈다. 식당 평점만 대충 확인 후 잽싸게 들어가서 좋아하는 쌀국수와 월남쌈을 주문한다. 


여행은 1회에 한 달이면 딱 적당한 것 같다. 




'힘드네', '피곤하네'라고 해 놓고서 또 하루 만에 잘츠부르크 좋다고 호들갑을 떨 것 같은 내가 상상이 된다. 아마도 대략 70%는 그러지 않을까 싶다. 뭐, 그건 내일이 되면 알게 될 일이고-


남녀공용도미토리에 여자가 나 혼자라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지금 당장 나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되었다. 내일부터는 여성도미토리를 이용할 수 있으니 오늘 하루는 잘 버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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