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사의 시 May 25. 2024

[번외편] 비엔나 (Vienna)

미련은 철철 흘러 넘쳐도 떠나야했다

모든 것이 크게 느껴지는 도시에 도착했다

상대적인, 거리도 건물도 공간도 사람도

깨끗하고 깔끔하지만 어딘가 냉정함이 느껴진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 때문일까 사람 때문일까

'예쁘다'와 함께 마음에 생기는 거리감은

뭐랄까,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초록초록하다가도 하얗게 변하고

하얗게 변했다가도 다시 초록초록 한다

걷고 보고 쉬고 또 걷는다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나를 스치는 모든 것들에 마음을 전한다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모습을 본다

비엔나의 중앙역이었다

인근의 나라들로 혹은 오스트리아의 다른 도시들로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이 나를 닮아있다


오래 머물던 곳을 떠나는 마음에

아쉬움보다 홀가분함을 느껴본다

찜찜한 미련은 여기에 철철 흘려 남겨 놓은 체 말이다


아마도 종종 생각이 날 것이다

나와 함께한 그들을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이곳에서의 나를

이전 12화 비엔나에서의 마지막 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