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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행, 그 세 번째 이야기

@첸이페이(陳逸飛)의 <안개 낀 저우좡(周庄)>

by 꿈꾸는 시시포스


《땀과 감흥에 젖은 중국기행 III》 발간

필자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로 들어설 무렵 상하이로 건너가서 두 해 반을 머물렀다.

상하이는 제국주의 침탈의 전초기지로 온갖 수난을 겪은 도시였지만, 이로 인해 앞서 유입된 서구 근대문물로 인해 ‘동양의 파리’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신 중국 수립 이후, 상하이는 시장경제로의 이행과 본격적인 개혁 개방으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한 도시들 가운데 하나로 국제적인 경제, 금융, 무역, 항운 등의 중심지가 되었다.


최근 중국은 세계무대에서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양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굴기 中國崛起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론,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정치, 경제, 군사 등 다방면에서 갈등과 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도농 간 양극화와 계층 간 빈부격차 심화 등 새로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현 정권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구호 아래 추구하고 있는 ‘샤오캉 사회 ⼩康社會’ 실현과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중국몽 中國夢’이 언제 이뤄질지 아득해 보이는 이유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오래도록 고수하여, 필자는 중국으로 입국할 때 2주일간의 격리를 시작으로, 현지에서의 일상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앞서 펴낸 두 권의 책자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필자는 이삼일 주기의 핵산 검사, 이동통제, 도시 봉쇄 등 온갖 장애물을 뚫고, 틈틈이 상하이 주변을 비롯하여 13개 성 省, 30여 개 도시를 탐방했다. 스펙터클한 모험과도 같았던 탐방을 통해, 필자는 대륙을 무대로 장구한 역사를 이어온 중국 곳곳의 방대한 유물, 경이로운 자연, 독특한 문화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중국 각지에서 만난 보통 중국인들의 소박한 삶과 이방인에 대한 친절과 미소를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기도 했다.


중국을 떠나온 지도 벌써 일 년이 지났다. 두 달간의 상하이 도시봉쇄 기간 중인 2022년 봄과 귀국 직후인 2023년 가을에 이어, 『땀과 감흥에 젖은 중국 기행』 마지막 편을 펴낼 수 있어 다행이다.

탐방 길을 함께 하거나 응원해 주신 상하이의 펑여우 朋友 제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땀에 젖으며 발품으로 기록한 중국 기행의 감흥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_ 머리말 중

표지: 샤오싱(紹興; 소흥) 서성고리(書聖古里) 담벼락 글씨


"왕희지 배례, 조금 전 눈이 한바탕 내렸는데, 지금은 날씨가 다시 맑아졌습니다. 당신의 그곳 모든 일이 잘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일을 도와주지 못해서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고민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왕희지 배례, 산인 장후께 친히 아뢰옵니다."

원문: 羲之顿首。快雪时晴。佳想安善。未果。为结。力不次。王羲之顿首。山阴张侯。

_ 왕희지(王羲之, 303-361)의 《快雪时晴帖》



작가 여정의 의미

이 책은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시대의 인간 정신을 증명한다. 이삼일 주기의 핵산 검사, 엄격한 이동 통제, 도시 봉쇄라는 거대한 장벽 속에서 13개 성과 30여 개 도시를 누빈 그의 여정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선다.


책의 사회문화적 의미

이 기록은 팬데믹 시대에도 꺾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여행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제도의 경계를 넘어 문화와 역사의 깊이를 탐구하는 지적 여정은 우리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본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운다.


특별한 가치와 의의

코로나19 시대의 특별한 여행 기록

13개 성, 30여 개 도시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탐방

문화와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인간의 자유와 열정에 대한 치열한 성찰


구성과 깊이

이 책은 네 개의 챕터로 중국의 숨결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상하이 들춰보기: 차와 인생, 쑤저우강 라이딩, 세기공원과 김가항 성당 등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역사와 문화의 향기: 상하이 박물관부터 도자기 도시 이싱, 칭장고원까지 중국의 깊은 문화적 맥락을 탐험한다.

▪︎길 위의 고도: 해상 실크로드 첸저우, 관중의 관문 통관, 실크로드의 길목 시닝, 티베트로 시집가는 문성공주의 길 등 역사의 흔적을 따라간다.

▪︎명산 기행, 순례의 길: 천태산, 류저우의 명산, 보타산 등 중국의 명산들을 2년 반 동안 직접 답사한 감흥을 기록했다.


저자의 여행 철학

"약관의 나이에 관문에 발을 들여놓아 오랫동안 그 울타리 속을 맴돌았다. 어느 날 문득 쳇바퀴 같은 삶의 담장 밖 드넓은 창공과 자유를 꿈꾸게 되었다."

이 한 문장이 책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낸다. 제도와 규칙의 울타리를 넘어 자유와 열정을 꿈꾸는 여행자의 치열한 영혼.


추천의 말

여행, 문화,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시기에 불굴의 의지로 중국의 숨겨진 문화와 이야기를 발굴해 낸 특별한 기록.

땀과 감흥에 젖은 중국기행, 땀과 발로 뛴 그 생생한 순간을 이 책과 함께 느껴보세요.

_김재석 님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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