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머니입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 한 달에 85만 원 받는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만만한 세월 한 줌과
그리움 한 줌을 주머니 속에 넣고
보일락 말락 꺼내보며 술잔 기울이면
술잔마다 그리움이 먼저
목을 타고 넘어간다.
난의 고귀한 향기가
방 안에 있는 사람에게 옮겨
향기를 남긴다는
난실(蘭室)의 벗처럼
그가 떠난 세상에는 그를 닮은
노-란 석남꽃 향기만 남았다.
황량하게 말라붙은
실존적 삶들의 누추한 일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부재의
무거운 존재감을 짊어진 채
느릿하고 모호하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