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하나, 그해 1월부터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았다. 자수성가보다 금수저에 열광하는 이 시대에 다시 생각해 보면 ‘아르바이트하지 말고 편하게 공부할걸’ 싶기도 하지만 10 분위였던 내가 용돈을 마다한 것은 성인이 되어 경제적 독립을 하는 것이야말로 어린 날의 내가 그토록 꿈꿔오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유기견이 떠오르는 날마다 5만 원씩 실천한 기부가 모여 200만 원을 돌파했다. 누군가에겐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낙수물이 바위를 뚫는 것은 그 무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잦음에 있듯이 강도보다 빈도에 방점을 찍고 싶다.
”나중에 취직하면,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라며 차후를 기약하기보다는 당장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뜻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고 그동안 나의 가치관은 수없이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존재한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