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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붉은파도 Nov 15. 2022

06

221017-221115


221017

채광이 하나도 들지 않는 허름한 신경정신과에서는 고무나무를 키운다. 

시들지는 않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고무나무 잎에는 언제나 먼지가 켜켜이 쌓여있다. 

눈길조차 잘 주지 않았지만 오늘따라 눈에 띄어 들여다보니, 

먼지가 가득 쌓인 이파리들 사이로 올라온 연두색 새순이 보였다. 

살아야지, 저 고무나무도 저렇게나 꿋꿋한데. 



221115

이태원 참사를 보며, 죄책감이 들고야 말았다. 

살아야 할 어린 새순들이 돋아나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는 모습에.

살아있음이 허망하면서도 그동안 내가 나의 생명을 너무 경시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오늘, 한 달만에 다시 들여다본 신경정신과의 고무나무의 새순은 돋아나던 중 시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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