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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1

1. Intro & 1-1


1. 설렘에 젖어 마름이 무섭지 않았다.

매일 젖어 사는 느낌은 마냥 축축하기만 할 것 같았으나 그 젖음이 적당할 때에는 유토피아가 여기인가 할 정도로 편안하고 행복했다. 하지만 적당히는 언제나 힘들었고 도를 모르는 내 인생은 시도 때도 없이 부족함과 과함을 넘나들었다. 그래서 나는 선택의 순간마다 바짝 마르기보다는 푹 젖어 살기로 선택했다. 그게 누구든 무엇이든



1-1 손끝이 닿았다.

너와 나는 공원에 앉아 먹을 것을 주문하고 누워있었다. 가을이라 좀 쌀쌀했다. 담요를 나눠 덮었는데 뭔가 부끄러운 나는 얼굴이 뜨거워져 돌아누웠다.  돗자리가 좁아 조금만 움직여도 잔디밭에 손이나 발끝이 닿았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덥석 손을 잡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나에게는 힘들었다. 선한 가을바람과 맑은 하늘은 내 용기를 흉보는 듯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고 너의 손끝을 잡았다. 그 손에는 내 전부가 있었다. 그러나

얇게 입은 옷 때문인지 너는 춥다며 나를 안아도 되겠냐고 물었고 대답할 시간도 없이 따듯한 네가 느껴졌다. 나보다 용기를 내 다가와 준 네가 고마웠다. 내 용기는 손끝을 닿기 위했다면 네 용기는 사랑 한끝 닿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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