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끝나지 않은 엔딩 2

2020.09.10 (목) 포기를 배우다

 학교에서 너와 행복했었던 추억아직도 난 가끔씩 가슴이 아파다. 우리가 너무 어린 나이에 만나 더 행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었다. 사랑하기에는 어리다고 시기가 적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치부하며 안타까워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우리가 핑계를 위해서 또는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무언가를 더 해주바라나 성에 차지 않는 것들 그리고 기대라는 방패로 숨어있는 치사한 욕심 때문이다.

만족할 줄 몰랐고 계속해서 원했다. 그렇게 서로가 원하던 것은  영원한 사랑이었건만 너무 쉽게 끝났다. 그때를 계기로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산 지 꽤 흘렀다.

 “삶은 포기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함이다.


  그때의 나는 포기하는 법을 몰라서 사랑을 포기했었다. 그걸 두고두고 후회했고 모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그때 다 해봤다. 그 사랑이 한낱 감정이지 않음에 마음이 아팠고 전부라고 생각하기엔 나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 짙은 기억들은 세월을 두고도 계속해서 거센 파도처럼 치밀어 난파선처럼 파도에 부서진다.

 그저 지나갈 사랑이었다고 말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서재에 있다. 서재에 그때 같이 담아두었던 추억 상자가 그대로 있다. 상자는 어느새 많이 낡았지만, 우리의 추억은 그러지 않았다. 추억은 꺼내 볼 때마다 빛이 났다. 세상에서 제일 밝은 빛이 났다. 자주 열어보지는 않았지만 상자를 쳐다보기만 해도 무엇이 있는지 다 알 수가 있었다. 그 안에는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 그리워하는 마음, 그리워하는 마음…….


 가끔 내 인생에 새로운 사람의  개입을 거부하는 내가 불쌍하다. 마음을 못 여는 나를 몰아세우고 싶지는 않지만 낙엽이 떨어지고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는 괜찮아지길 바란다. 다음 할 사랑에 포기는 상처 받는 것에만 하고 싶다.

사랑은 그리움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어서 괴롭다. 그 그리움이 나를 좀먹은 건지, 새로운 무언가가 반갑지 않다. 그러나 그립다고 해도 너를 다시 만나는 건 더 싫다. 그건 새로운 너일 것 같아서. 너도 추억도 다 그 자리에 있자.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예쁜 추억이 나를 자꾸만 적신다.

 이미 젖은 나를 자꾸만 적신다.     

매거진의 이전글 끝나지 않은 엔딩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