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홈술, 혼밥으로 때아닌 와인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와인 마시는 방법을 몰라서 와인의 가치를 놓칠 수가 있다. 와인을 알고 마시면 행복이 두배가 된다. 와인은 시각, 후각, 미각으로 와인을 마신다. 특히, 후각에서 와인 품질의 79% 이상을 감지하며, 미각인 맛, 질감, 구조, 균형 등을 통해 와인의 미각적 개성을 모두 맛본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왕족이나 귀족들도 와인을 마시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그 이유는 와인 생산량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귀한 와인을 많은 사람이 즐기기 위해서 물에 타서 마셨다. 와인과 물의 비율을 1:2, 1:3, 1:5로 희석하였고, 와인을 원액으로 마시면 부정한 사람, 야만인으로 취급받았다.
차(茶)는 부처의 음료, 커피는 마호메트의 음료, 와인은 예수의 음료, 물은 조물주의 음료이다. 이때 예수의 와인 사랑을 보면, 예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에서 빵을 주면서 "이것은 내 몸이다", 다시, 와인을 따라 주면서 "이것은 내 피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성찬의 전례인 것이다. 초기 가톨릭 교회는 평신도에게 영성체를 거의 열지 못하고, 1년에 3번조차도 약속을 지킬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당시 와인이 매우 귀해 평신도들에게 제공할 와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가톨릭 교회는 평신도들에게 빵만 주고, 사제들은 평신도를 대신하여 와인을 마시는 성배의 관례가 지속되었다. 11세기 가톨릭 교회의 중의회가 마련한 규정은 1,000년 정도 명맥을 유지하다가 1960년부터 미사 영성체 때 와인을 다시 사용했지만, 우리나라의 가톨릭 교회는 평신도에게 와인으로 영성체를 모시는 일은 없었던 이유는, 많은 양의 미사주를 구할 수가 없었다.
오늘날 하늘의 별처럼 많은 와인을 성찬에 사용할 때 품질이 좋고 예수께서 만족할 수 있는 미사주의 선택은 가톨릭 교회 신부들의 몫이지만, 오늘날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 수많은 와인 중에서 음식에 어울리고 품질 좋은 와인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그러므로 레스토랑에서 품질 좋은 와인 선택하는 와인 테이스팅 비법(mise en bouche)의 단서를 알면 매우 즐겁고 흥미롭다.
첫째, 와인 선택에 앞서 음식과 와인에 어울리는 좋은 먹는 샘물을 선택하는 것이 최상의 비법이다. 와인이 물 한 방울이라도 만나면 물에 따라 와인의 맛이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와인 글라스를 세척한 후에 깨끗하게 닦아내지 않으면 글라스 안에 남은 물비린내로 좋은 와인의 향과 맛을 망친다. 또한, 생선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을 마실 때도 물로 인해 생선의 비린 맛을 더 자극한다. 생선을 먹을 때는 꼭 해양심층수를 마셔야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와인의 풍미를 높여준다.
둘째, 음식의 종류에 따라 선택하되 음식과 같은 가격대의 와인을 주문하여 음식과 와인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만약 음식이 좋은데 와인의 품질이 떨어지면 음식 맛도 저하되고, 음식은 별로인데 와인의 품질이 너무 좋으면 와인의 맛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음식이나 와인의 과한 욕심은 화를 불러오니 중용이 필요하다.
셋째,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의 주문은 상표와 와인명, 빈티지, 포도 품종, 양조 원명을 확인한 후 소믈리에의 와인 설명을 경청하면서 와인의 개성을 즐겨야 한다. 국가, 지역별로 품질 좋은 포도 품종, 와인이 생산된다. 예시로, 프랑스 보르도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부르고뉴는 피노 누아, 샤르도네, 론은 시라, 알자스는 리슬링 등이며, 이탈리아 피에몬테는 네비올로, 투스카나는 산지오베제이다. 또한 독일 모젤, 라인가우는 리슬링이며, 아르헨티나는 말벡이며, 뉴질랜드는 소비뇽 블랑 등이다.
넷째, 오픈한 코르크를 보고 와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후 향을 맡는다. 코르크에서 심한 곰팡내가 나거나, 너무 젖어 있거나 바싹 말라 있으면 보관상의 문제로 와인이 변질한 징후이므로 다른 와인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썩은 냄새나 곰팡내가 나지 않으면 와인을 따르게 한다. 소믈리에는 보통 와인 글라스에 1/10 정도의 와인을 따라준다. 먼저 글라스의 다리나 밑받침을 잡고 색을 관찰할 때 갈색을 띠면 노화된 와인이므로 올드 빈티지가 아니면 교체를 해야 한다.
다섯째, 와인 글라스를 두세 번 돌려서 코안에 대고, 와인의 향을 깊게 맡아본다. 좋은 와인일수록 복합적인 향기가 오래 지속되지만, 식초, 썩은 과일 냄새, 고무, 곰팡이, 성냥개비, 비누, 음식이 불에 달궈진 듯한 냄새, 비에 젖은 종이 냄새 등이 있으면, 양조 상에 문제이므로 교체를 한다.
여섯째, 와인을 한 모금 넣어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공기와 접촉시켜 입안 전체를 적시면서 맛을 본다. 일단 와인이 상하지 않았으면, 떫은맛이 강한 레드 와인이든 신맛이 강한 화이트 와인이라도 소믈리에에게 좋다는 만족의 표시를 짧은 순간 자연스럽게 한다. 그러나 입술이나 혀가 건조하거나 마비증세가 있으면 아황산이 허용치보다 많이 첨가된 와인이거나 농약에 노출된 와인이므로 마시지 말아야 한다.
일곱째, 와인이 변질했거나 아주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은 경우라면 주최자는 고개를 끄덕인다든가 “좋아요.”등의 말로 만족을 표시하는 것이지, 와인 테이스팅 평가를 조목조목 소믈리에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소믈리에를 무시하는 행동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여덟째, 호스트 테이스팅 외에는 식사 중에 와인 글라스를 흔들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입으로 후루룩 와인 맛을 테이스팅 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예절이며, 호스트를 무시하는 처사이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사랑과 행복을 주시는 예수의 성찬처럼 멋진 식사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에 품질 좋은 와인을 잘 선택하는 것이 미식의 가치를 찾은 행복이고, 또한, 즐거움이 배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