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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뇽스 Jun 11. 2022

40대 인간관계 팁

상대방 유형분류

 20대에는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보려 노력했다. 친구의 친구, 후배의 선배, 선배의 친구 등등, 

어떻게든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서 얘기해 볼 수 있다면 술자리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투자자를 만나 마침내 상장하고 거부가 되었다더라." 들려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 믿으며 30대는 귀인을 찾아 온갖 인맥을 동원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결국 동화는 동화일 뿐, 나의 30대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타트업 1세대로 30대의 시작이 찬란하고 화려했던 A. 30대 중반 꿈의 직장으로 이직한 B.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가업을 있기로 결심한 C. 결국 모두 비슷해졌고, 누구도 누군가에게 귀인이 되어주지는 못했다.  


 큰 파도를 오르내리며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던 20/30대를 지나, 40대가 되고 나니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벅차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면, 감히 새로운 관계는 만들지 않는다. 나의 크고 작은 스트레스, 그중 적어도 80~90%는 다양한 관계에서 비롯된다. 


 곱씹어 생각해본다. 나는 왜 지쳤고, 어떤 사람들과 살아가고 싶어 하는가? 




 현재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D는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팀장이다. 그와의 업무는 늘 힘들다. 일자체는 단순하지만 업무의 진행과정에서 그와의 소통은 마치 물없이 고구마를 한입에 삼킨 것처럼 답답하다. 가장 큰 이유는, 계약서의 내용과는 다른 내용들을 아무렇지 않게 요구하는 그의 뻔뻔함이다. 계약 협상 시에는 필요 없으니 금액을 줄이자고 날뛰던 그는, 양사가 날인하고 업무가 시작되자 돌변하였다. 사사건건 "이런 일은 알아서 해주셔야죠.", "계약에 없어도 이런 업무쯤은 해주셔야죠.", "그러면 우리가 왜 당신들과 일을 해야 하죠?" 그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은 모든 팀원들에게 큰 상처가 되고 있다. 


이렇듯 나는 가끔 만나게 된 나쁜 사람들에게 지쳤다. 이제는 좋은 사람들과 남은 40대를 살아가고 싶다. 


 따라서 관계의 중심은 사람이다. 그 사람이 

1. 좋은 사람

2. 좋아 보이는 사람

3. 나빠 보이는 사람

4. 나쁜 사람


중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와의 관계 유지가 좀 더 쉬워질지도 모른다.


1. 좋은 사람

- 첫 만남에 좋은 사람으로 누군가를 규정한다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만큼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첫 느낌을 바탕으로 좋아 보이는 사람은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만 한다. 나와의 상호작용은 물론, 다양한 관계 속에서 타인과의 교감, 세평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좋은 사람으로 분류가 된 사람은 말 그대로 평생을 같이 할 수 있는, 관계 유지를 위하여 기꺼이 손해마저 감수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다. 


2. 좋아 보이는 사람

- 주변에 가장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다. 굳이 나와 각을 세울 필요가 없는, 얕은 이해관계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 좋게 좋게 많은 일을 넘겨낸다. 일을 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 범주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날을 세우지 않아야, 일이 잘 진행되는 직종에 종사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늘 신중히 관찰하여야 한다. 이 범주의 사람들은 한순간의 계기로 나빠 보이는 사람으로 분류되고 그 이후에는 쉽게 다시 좋아 보이지 않는다. 


3. 나빠 보이는 사람

- 확실하지는 않지만, 왠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쎄' 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느낌은 상당히 강렬해서, 좋은 감정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사짜 느낌' 이 나는 사람들이 이 범주에 많이 속하며 , 늘 긴장하고 조심해야 '당하지' 않을  것만 같다. 


4. 나쁜 사람

- 간혹, 나빠 보이는 사람에서 나쁜 사람으로 재분류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직감적으로 나쁜 사람이라는 확신이 든다. 거짓말은 물론이고, 배려는 찾아볼 수 없으며, 오만함과 허영심은 말투와 행동에 덕지덕지 묻어난다. 하지만, 나쁜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조심스럽다. 당신의 그에 대한 평가와 동시에 상대방도 당신을 나쁜 사람으로 낙인 시킬 수도 있다. 완벽한 평가의 논리는 필수적이며, 선입견과 편견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절대 안 된다. 



 

 관계는 상호작용이기에 단순한 공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를 대하며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이 필요하다. 그 시작점은 상대방에 대한 평가와 분류에서 시작한다. 물론 단 번에 상대방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간이 짧을수록 에너지 소모는 최소화된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과연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으로 분류되고자 무리하며 살지는 않는지? 어떤 이에게는 적당히 나빠 보이려 하기도 하는지?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관계도 있는지?


 더욱더 나이가 들면, 조금은 더 편안해 질까?  누구에게나 인자해 보이는 사람들은 어떤 비밀을 갖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일까?


 답을 알게 될 때쯤, 나도 많은 이에게 좋은 사람으로 분류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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