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리즈: 시작하는 사람들 05
왓츠뉴는 이름 그대로 새로운 것들에 관한 콘텐츠입니다.
왓츠뉴의 인터뷰 시리즈 <시작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팀으로 인터뷰에 참여하신 것은 처음이에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고 있는 '피에드라 piedra' 팀입니다. 밤비, 원더, 쩡비, 윤윤, 네 명이 모여 제품을 제작하는 펀딩 프로젝트를 준비한 지 8개월 정도 되었어요.
반갑습니다! '피에드라'라는 팀명은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피에드라 piedra는 '돌'을 뜻하는 스페인어예요. 혹시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속담 아시나요? 저희는 이 속담이 꼭 저희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돌처럼 이리저리 구르고 부딪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저희 모두 주니어고, 처음 준비하는 프로젝트라 어려움이 많았는데요. 저희가 겪고 있는 많은 Painpoint를 꿋꿋이 감내하면서 정말 맨땅에 헤딩하듯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름만큼이나 단단하고 멋진 팀이군요. 팀원 소개도 부탁드려요.
한 명씩 키워드로 소개해볼게요.
밤비는 저희 팀의 마법사입니다. 생각한 것을 그대로 뚝딱 구현해내는 디자이너예요. 물론 그 '뚝딱' 뒤에는 밤낮없이 묵묵히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쩡비는 저희 팀의 기둥이에요. 워낙 단단한 기둥이라 쩡비님이 쌓아놓은 건 절대 무너지지 않아요. 늘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책임감도 높아서 다른 팀원들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예요.
윤윤은 저희 팀의 헤르미온느!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런데 퀄리티까지 높아서 매번 감탄해요.
원더는 저희 팀의 큰 숲입니다. 항상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그리고, 넥스트 스텝을 고민하는 역할을 해요. 때로 팀에 추진력을 주기도 하고, 때로 한 번씩 멈춰서 호흡을 가다듬게도 해줘요.
어떤 계기로 펀딩을 준비하게 되셨나요?
(원더) 제가 처음 제안했는데요. 반복된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거든요. 특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품을 만든다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시장 cycle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지금의 팀원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함께하던 스터디에서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니 다들 흔쾌히 수락했어요. 그렇게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제품을 제작하고 계신지 물어봐도 될까요?
노트북 파우치예요. 파우치면서 동시에 노트북을 거치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데요. 이를 기술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갔답니다.
지금 프로젝트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나요?
제작 업체를 컨택하고, 샘플을 수정하는 단계에 있어요.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찾아가는 단계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요. 머리로만 기획했던 제품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적합한 업체를 찾고, 그 업체와 함께 생산성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조율하고 있어요.
저희와 맞는 업체를 찾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기성 제품이 아니다 보니 제약이 많았고,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지, 단가는 맞출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이 과정이 없다면 시작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펀딩을 오픈하기 전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프로젝트를 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인가요?
긍정적인 감정으로는 "멋지고 뿌듯하다!"는 것? 한 단계씩 나아갈 때마다 느끼는 희열이 있어요. 그 한 단계가 비록 더디고, 느리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 자신과 팀원들을 볼 때 "내가 멋진 팀에 속해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요. 아는 게 점점 많아지는 것도 좋아요. 처음 업체와 미팅할 때는 질문이 30가지 정도 됐는데 (웃음) 이제는 용어나 프로세스를 어느 정도 아니까 업체 사장님과도 더 소통이 잘 되죠.
반면에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더딜 때 지치는 것도 사실이에요. 가끔 장시간의 회의가 끝나고 나면 머리가 핑 돌고 속이 울렁거릴 때도 있어요.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이 많죠.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다소 복합적일 것 같은데요. 뿌듯함이나 도전 정신도 있지만, 한번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해보겠다는 집념이나 책임감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일을 진행할 때 주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요?
저희가 했던 계산과 전혀 다른 일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생각지 못한 변수와 맞닥뜨릴 때 다가오는 좌절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노트북 파우치의 거치대 기능 부분을 제작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에 부딪혔어요. 때때로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는데, 그 실마리가 다시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오기도 했는데요. 이때 좌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금방 딛고 일어나 팀원들 각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때면 문제 해결 능력이 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요. 그래도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좌절감은 개인과 팀 모두에게 무기력함을 주고,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들어요.
겨우 찾은 해결책이 다시 또 다른 문제를 갖고 온다니. 힘든 점이 많이 와닿았어요.
이렇게 힘든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뻔한 이야기지만, 결국 동료들 덕분에 극복하는 것 같아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면서 천천히 극복해나가는 거죠. 어느 순간부터 이게 100m 단거리가 아니라 42.195km를 뛰는 마라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끈기와 인내심이 많이 필요했는데, 그때마다 더욱더 동료들의 배려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지쳐 있을 때 서로 용기를 주거나, 양보하고, 업무를 분담하기도 하고요.
한 팀으로 일을 하다 보면,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을 텐데요. 이때 갈등을 해결하는 피에드라 팀만의 방식이 있을까요?
저희는 의견 갈등이 있을 때일수록 카톡으로 대화하지 않고 전화나 대면으로 이야기하려고 해요. 문자 소통은 되도록 피하려고 하는데요. 더 큰 오해를 불러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가득한 대화로 돌아가요.
또,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지금 겪고 있는 갈등 상황이 이 사람이 미워서가 아니라, 이 상황을 개선하고 싶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마음이 잘 전달되게끔 하려고 해요. 여기엔 평소 쌓아온 두터운 신뢰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팀에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함께 하는 활동이 있나요?
최근에는 홍대나 합정 근처의 카페를 탐방하면서 인사이트를 얻어요. 한 번은 홍대 1984라는 편집샵 겸 카페에서 회의를 했어요. 제품의 수납 부분에 문제가 생겨 머리를 모으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그곳에서 판매하고 있던 가방 옆면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저희 제품에 적용할 수 있었어요. 이외에도 색다른 공간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분위기, 음악, 달달한 디저트가 주는 리프레시도 충분했고요!
직접 보고 만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성수에 있는 공간 와디즈에 방문해서 여러 상품들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하는데요. 저희가 다루는 제품이 노트북 파우치 겸 거치대다 보니, 해당 카테고리 상품들을 직접 구매해서 해체해 보기도 했어요. 이렇게 오감으로 느끼다 보면 한참 풀리지 않던 문제가 쉽게 풀리기도 하더라고요.
최근에 새롭게 읽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래요?
(원더) 저는 <타이탄의 도구들>을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요즘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나 그에 대한 스토리를 더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 보니,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따라가다 보면 긍정적인 기운이 전달된다는 느낌을 받아요.
한편으로 누군가에게 저희의 도전기가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인스타그램에 저희 스토리를 올리고 있어요! (@piedra_of) 누군가의 도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스타그램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네요.
새로운 일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쩡비) '끝까지 해내자, 함께 이겨내자.' 이런 말이 제일 어울릴 것 같아요. (웃음)
저는 사실 새로운 일에 쉽게 도전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일인지 충분히 생각하고 시작하는 편이거든요. 시작은 어려워하지만, 시작하면 제대로 끝을 보는 타입이죠.
시작이 어렵기 때문에 더더욱 '일단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일에 뛰어들어요. 사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면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을 마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결과가 어떻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만 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일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새로운 일의 '시작'이 아닌 '끝'에 대해 말씀해 주셔서 더 유의미한 이야기네요.
혹시 이전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밤비) 제 개인적인 경험을 돌아보면, 제 전공과 다른 영상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디자인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어요. 저는 디자인을 전공하긴 했지만 영상과는 전혀 다른 분야였거든요. 한창 진로 고민이 심할 때 전공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불안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렇다고 새로운 전공을 한다는 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 또 다른 종류의 불안이 엄습해오곤 했어요. "만약 시간과 노력을 따로 투자했는데도 이 길조차 나와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었죠. 걱정이 무색하게 결과적으로는 저와 꽤 잘 맞는 새로운 분야를 찾게 되었어요. 성공적인 도전 경험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작에 신중한 건 어쩌면 시작한 일을 꼭 잘 해내는 스타일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펀딩 프로젝트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펀딩이 오픈되면 꼭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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