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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Drink and Run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믿었던 루틴에 배신당하다.

by 연잎

2023. 01. 03. 화.


10월 9일 글을 올린 이후 이후 거의 석 달이 되어간다.

J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라도 있었을까 궁금해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고

만에 하나 걱정이라도 하신 분이 계실지 모르나

너무나 죄송스럽게도


아무 일도 없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

해야 할 일들을 하다 보니 일주일이 가고 한 달이 갔다.


달리기는 10월에 4회.

10/12, 10/14, 10/17, 10/21

즉, 3주 차에 주 3회, 이후 주 1회, 이후 일시정지.


20일 지난 11/9일에

아주 오랜만에

약간의 추위를 무릅쓰고 달렸다가

오른쪽 무릎에 무리가 갔는지

각도를 틀려고 체중을 싣거나 힘을 실어 앞으로 내밀 때

마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왔다.

연이어 10일에 배드민턴 레슨을 받은 결과였다.

무릎 보호대도 없이.


이후 달리기 중지.

무릎 문제도 있었지만

그렇게 좋았던 '달리기-요가'루틴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그때는 맞았으나 지금은 틀리다.

믿었던 진리가 깨지는 데에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땀이 많이 나는데

심지어 요가까지 하고 나면 땀범벅인데

그 상태로 집에 가려면 두꺼운 외투가 필수다.

땀 벅벅 옷을 입고, 외투도 없이, 11월 저녁 기온에 20분을 걸어갈 수는 없다.

따라서 달리기 하러 나올 때 외투를 챙겨 나와야 하는데

그 무거운 외투를 들고 달릴 수는 없는 것.

몸에 묶거나 가방에 넣어 메기에는 심히 거치적거린다는 게 문제다.


결국 달리기 포기.

요가만이라도 하자, 날씨도 추운데 뭘.

심지어 무릎도 안 좋잖아!


그렇게 11월, 12월 두 달을 보냈다.

12월에는 각종 회식과 모임으로 요가를 5번은 갔는지... 굳이 세어보고 싶지도 않다.

100일 넘게 달리기 하며 살짝 줄었던 몸무게는 한 달 만에 왈칵 늘었다.

그러면 그렇지.

바로 이것이 J의 몸이다.


알코올은... 뭐. 꾸준히 섭취 중이다.

J에게 운동과 알코올은 반비례.

그렇다고 매일은 아니다.

최근 추위와 학년말 업무 스트레스로 조금 늘긴 했으나

그럭저럭 평균 주 3회 정도의 평타 유지 중이다.


다음 주에 전환의 계기가 살짝 있을 예정이다.

2주간의 스페인 여행.

아들과의 여행이고, 엄청 먹고 걷고 때로는 뛰며

스페인 여기저기 들이밀며 다닐 예정이다.

일정이 바쁘니 알코올은 덜 하게 되겠지.


다녀오면

계절은 봄의 문턱에 들어설 것이고

몸 구석구석의 세포들이

지난여름 출렁출렁 마구 들끓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꿈틀댈 것이리라.


이렇게 또다시

희망 하나를 살짝 꺼내어 본다.

속절없이 스러질 것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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