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 전시 공간을 채우다
우리가 소비하는 미디어 매체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가. 아마 결과적인 감각들은 시각과 청각에 의존해서 전달된다고 볼 수 있다. 영상은 이미지와 사운드가 결합되어 있으며 라디오는 사운드로만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두 매체에서 우리는 공통적으로 청각적인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미디어 정보는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달되는가. 대다수의 정보는 전파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된다. 송출이 이뤄지는 송신기로부터 쏘아진 정보들은 우리가 지닌 개개인의 안테나를 통해 수집되고 기계를 통해서 번역된다. 우리가 소비하는 대다수의 정보는 전파로 구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작가의 전시 <>에서 우리는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사운드를 체험한다. 작가가 제작한 역사적인 모티브를 베이스로 한 조각들 아래에는 송신기가 설치되어 있다. 각 송신기는 작가가 관람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사운드를 계속해서 쏘아낸다. 이렇게 쏘아진 사운드는 엘리베이터와 1층 전시장에 비치된 라디오를 통해서 관람객에게 전달된다.
이런 전파 전달의 과정을 작가는 시각적인 장치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마치 소련의 우주선인 스푸트니크호를 연상시키는 안테나들은 무언가 기계적인 작동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고 라디오라는 장치는 전파를 사운드로 번역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가 정보를 얻을 때 겪는 일상적인 과정을 작가는 의도했든 아니든 전파를 거쳐 정보를 얻는 현대 사회의 일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