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원하지만 적응하지는 못한
어느 순간부터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과 상호작용을 하기 위한 작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게임의 형식을 지니기도 하며 혹은 VR이라는 기기를 이용해 실감형 영상의 형태를 지니기도 한다.
이런 관람객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전시 작품들은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단순히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움직일 수 있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작품은 마치 미술관이 아니라 오락실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장점을 살려보고자 한 전시가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5월 12일부터 9월 10일까지 진행하는 <게임사회>다. <게임사회>는 전시 제목에 걸맞게 여러 게임과 게임의 형식을 사용한 작품으로 전시가 구성된다. 많은 수의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상호작용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전시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관람객 들은 더 이상 작품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되었다. 바로 기기의 고장이다. 전문 인력 없이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작품들은 실행이 멈추는 순간 도슨트나 큐레이터가 이리저리 만져보지만 결국 방치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는 국내 전시의 한계일 수도 있다. 관리나 유지에 대한 고려 없이 새로운 장치를 배치하는 것, 단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의도만을 원했기에 전시는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는 모든 기기가 정상으로 돌아가 있을 수도 있다. 부디 제발 나의 글과 다른 상황을 여러분이 전시장에서 마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