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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Jun 03. 2021

아름다운 색채의 마조렐 정원 이브 생로랑과 쟈크 마조렐

스페인 여행일기: 모로코 Morocco 여행 마라케시


Day 2. 둘째 날 일정

Jarden Majorelle: 마조렐 정원

Badi Palace: 바디 궁전

Bahía Palace: 바히아 궁전



둘째 날 계획한 장소들 중에서 마조렐 정원을 첫 번째로 방문하기로 했다.






마조렐 정원 가기


사진 출처: Lonely Planet

마라케시에서의 둘째 날, 버딘 Berdine은 이른 새벽 벨기에로 떠났고 스티븐과 나는 숙소의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민트 티를 마시며 늦은 아침을 시작했다. 쟈댕 마조렐, 마조렐 정원은 스티븐이 마라케시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하면서 소개해 줘서 알게 되었다.


거리에는 모래가 날리고 붉은색 흙으로 지은 건물들이 가득한 마라케시에서 푸른 식물과 다채로운 색을 갖고 있는 정원은 사진으로 얼핏 보아도 아름다웠다.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에어비앤비 매니저에게 택시를 예약해달라고 부탁했어야 했는데 아침에 여유를 부리다 마음이 급해진 우리는 거리로 나가 택시를 잡았다. 버딘이 없이 택시를 타려니 바가지를 씌우지 않을까 걱정돼서 타기 전에 단호하게 가격을 흥정하고 나서야 택시에 탔다. 스티븐은 도착할 때까지 열심히 환율을 따져가며 택시비를 계산했다. 나는 이상한 길로 갈까 봐 도로 표지판만 보이면 이름을 기억하려고 사진을 찍었다.


흥정한 가격에 안전하게 정원 앞에 도착하자 가득 긴장했던 우리 모습이 우스워 스티븐과 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리의 철저함이라면 걱정할 것이 없다며 당당히 마조렐 정원으로 들어섰다.






Jarden Majorelle

쟈댕 마조렐




마조렐 정원 오픈 시간

10월 1일-4월 30일: 오전 8시~오후 5시 30분

5월 1일-9월 30일: 오전 8시~오후 6시

라마단 기간: 오전 9시~오후 4시 30분


가격

70디르함


흙먼지가 날리는 도로를 달려 도착한 마조렐 정원은 입구에서부터 상쾌했다. 싱그러운 초록색 식물과 울창한 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이 있었고 정원 곳곳에 칠해져 있는 짙은 파란색이 눈을 시원하게 트여주었다.


마조렐 정원은 부지를 나눠 다른 테마로 꾸며두었다. 테마에 따라 다른 식물과 장식들을 활용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놓았다. 정원이라고 하면 식물과 장식 정도의 단순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었던 나에게는 아주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10 에이커에 달하는 부지를 사서 이 정원을 처음 가꾸고 대중에게 공개한 건 쟈크 마조렐이다. 이후 폐허가 되었던 곳을 이브 생로랑과 피에르 베르제가 다시 복원하고 보존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프랑스 인들이 만들고 가꾼 곳이라 유럽적인 느낌이 가득할까 걱정했다. 하지만 모로코를 사랑했던 마조렐과 생로랑의 취향대로 모로코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모로코와 프랑스의 분위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정원이었다.







Jacques Majorelle

쟈크 마조렐



사진 출처: Wikipedia

마조렐 정원은 아르누보 스타일의 디자이너였던 쟈크 마조렐 Jacques Majorelle 이 조성한 공원이다. 어린 시절 몸이 좋지 않았던 쟈크는 요양을 위해 모로코에 머물렀다고 한다. 카사블랑카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 마라케시를 여행했는데 다양한 색감과 역동적인 거리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북아프리카와 지중해를 여행한 후에도 마라케시에서의 시간을 잊지 못하고 돌아와 평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1923년 결혼하면서 4에이커의 부지를 구입해 모로코 스타일의 집을 짓고 살다가 1931년 추가로 땅을 구입해 10에이커의 땅에 본격적으로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은 1947년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정원 유지를 위해 입장료를 받았다. 1950년 그가 이혼할 당시, 이 정원과 집을 팔 것을 강요당하면서 그대로 방치되었고 황폐해졌다고 한다.


30년이 지난 1980년도가 돼서야 이브 생로랑 Yves Saint-Laurent 과 그의 연인 피에르 베르제 Pierre Bergé에 의해 발견되어 복원되었고 지금까지 보존되어오고 있다.


포스터 사진 출처: Amazon

정원 내 건물과 다양한 곳에 칠해져 있는 파란색의 이름은 마조렐 블루다. 오리엔탈 스타일 화가였던 쟈크 마조렐이 마라케시와 모로코의 타일에 사용되는 짙은 코발트블루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에 자주 사용한 쟈크 마조렐 만의 색으로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내가 정원을 갔을 당시에는 마조렐이 살던 집에 이브 생로랑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현재는 그곳에 베르베르 미술관이 있고 이브 생로랑 미술관이 정원 근처에 2017년부터 오픈되었다고 한다.


누군가의 정원이 메마른 마라케시에서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해 주면서 멋진 관광지가 되었다. 마라케시의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아주 다르면서도 구석구석 모로코의 특징이 녹아있는 마조렐 정원은 분명 마라케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관광지인 것 같다.



정원에 푹 빠져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보낸 우리는 서둘러 계획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올라, 아델

스페인 여행일기


스페인행 비행기 표를 먼저 산 후 한국에서의 회사 생활을 정리했다. 스페인 말라가를 시작으로 모로코와 포르투갈을 거쳐 이베리아반도를 100일 동안 여행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났다. 낯선 곳에서 홀로 보낸 시간은 나 자신을 조금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고 처음으로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해주었다. 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최고의 여행이었다.


스페인 여행일기에서 그 여행의 추억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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