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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CK EDITION Feb 21. 2024

고장 난 내 시계

MOLESKINE Diary│다시 삶의 둘레에 돌아간다



고장 난 내 시계

번아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오늘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잠을 잤구나...


내 시계는 고장 나서 정지되었는데

세상의 시간은 멈추지 않아

초초해진다.

나만 뒤처질까 봐 걱정된다.

이를 악물고 닥치는 대로 열심히 다 했는데

내 편일 줄 안 시간마저 나를 위로해주지 못하는구나...


알아,

고장 난 시계라도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나만 멈추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나 역시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도

가끔 고장 난 내 시계 덕분에

내가 놓쳤던 나의 시선들을 다시 찾기도 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고의 영역까지

멈춰진 시간 속의 여유 덕분에 깊이 생각하게 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깐이라도 내가 쉬어 가는 삶의 쉼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결국,

나는 나


고장 난 내 시계는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고

나도

다시 삶의 둘레에 돌아간다.


잊힌 듯하지만,

잊히지 않는

내 지난 살아온 기억들처럼...





고장 난 내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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