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LESKINE Diary│이젠 홀가분하게 당신의 일상을 만나러 떠나요
떠나는 버스터미널에서
혼자 가만히 승차홈 앞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립니다.
그동안,
당신과의 수많은 추억들이
그리움들과 이해와 미움이 되어
한꺼번에 밀려오는 파도 같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 같은,
그래서
더 지쳐가는 내 마음들은
그냥
혼자이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은 남아있나 봅니다.
버스터미널 대기 중에
눈에 들어온 휴지통에
나의 지친 마음들을 다 휴지통에 버리고
버스를 탑니다.
설레는 마음보다는,
무덤덤한 마음으로
당신을 만나러 가는 시간들이
버스 창가에 눈앞에서 자꾸 밀려 사라지는
세상의 조용한 풍경들처럼
그렇게
우리들의 추억들도 뒤로 밀려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붙잡고 싶은 마음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도,
버스터미널 휴지통에 모두 버리고 갑니다.
당신에게 준 모든 상처들이
아물 수 있게
그 상처들도 다 휴지통에 버리고 갑니다.
이젠 홀가분하게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워도, 진짜 미워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또 버린 나의 지친 마음들을
MOLESKINE Diary│이젠 홀가분하게 당신의 일상을 만나러 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