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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024년 6월 22화

이별

MOLESKINE Diary│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

by 블랙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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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사는 방식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은 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이

문득문득 뜻하지 않게

나에게 길을 가르쳐줍니다.


길을 걷다가 들리는 음악 한 소절에도,

덜컹거리는 전철의 차창밖의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도,

까르르 웃는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에도,

멍 때리는 시간에도,





이별





오늘따라

나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떠난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별은

우리가 한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을 영원히 못한다는 것이고,

우리가 티격태격해도 화해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고,

우리가 예전 처음 만난 날로 되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추억을 꺼낼 수 없다는 것이고,

당신이 떠난 후에도

이렇게 내가 아픈다는 것이 나를 더 아프게 합니다.

가장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당신의 이름을 더 이상 부를 수 없는 아픔입니다.





당신과 함께 한

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이

이별을 알려올 때엔,

그 길을 가르쳐주는 대로

산책 나갈 겁니다.


놀 져오는 하늘아래

우리나라 바다 끝 더 이상 갈 수 없는 땅끝에서

이별이란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갈대숲으로 산책 갑니다.


그리고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갈대숲 끝자락에서

기억에서 다 지울 수는 없겠지만,

떠난 당신에게

그래도

고마움과 미움과 그리움의 마음을

미련의 바다 물결에 담아 보냅니다.


이별

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이

이젠 저 갈대숲처럼

사라집니다.





이별

MOLESKINE Diary│추억이란 나침판을 가진 시간


이 사진 한 장은

더 이상 지구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장소입니다.

우리나라 지도 땅끝의 한 섬입니다.

이별 이후의

그리움도

저 사라진 장소처럼

기억의 한 장소에서만

존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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