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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CK EDITION Nov 17. 2024

당신에게로 가는

MOLESKINE Diary│나의 감정들을 저장한 저장고

당신은 나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말다툼할 때에는 몰랐습니다.

시간이 한참 뒤로 흘러가고,

우리, 이별과 만남을 반복할 때,

늘 새롭게 다짐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고백 같은 고백이지만,

당신에게 준 수많은 상처들의 말들이

평생 당신의 마음에서 없어지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닭게 되었을 때,

어쩌면 당신은 내 곁을 떠나고 없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에게로 가는 나의 감정들을 저장한 저장고는

처음 만날 날부터 당신에게만큼은

정말로 가득한 사랑만 주는 감정만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에게도 지쳐가고

같이 있어도 외로워지는 시간이 와도

그냥 남들처럼 같은 연애, 사랑, 이별, 만남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시쿵둥 한 표현들뿐.


아마도 그냥 평생 내 곁에 있을 거란, 당연한 생각에서

당신의 소중함을 점점 잊고 있었나 봅니다.


당신은 나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아왔다는 사실 속에서

나도 당신으로 인해 적지 않은 상처가 만들어져 왔다는 감정들이

나를 더 아프게 합니다.


나보다, 나로 인해 더 많이 아파한 당신이기에

당신의 상처받은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당신께 향한 수많은 감정들을 저장한 저장고의 밸브들이

언젠가는 한꺼번에 열려 감정들이 폭발할지도 모르지만,


만일에 그때가 온다면,


그냥


아무 말 없이 끝까지 다 들어주고


나를 꼭 안아줄래요?


내 감정들을 모두 담은 저장고의 밸브들이

더 이상 열지 않아도 되는 날까지...





당신에게로 가는

MOLESKINE Diary│나의 감정들을 저장한 저장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2 0 2 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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