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동산에 대하여 이토록 무지할 수 있단 말인가
2011년에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강남구 삼성동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제가 하고 있는 업무 분야는 부동산과 가사 분야입니다.
저는 임대인이자, 임차인으로 부동산 관련 법 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유튜브 '박영주 변호사'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유투버이기도 합니다.
가사 소송으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집안에 '큰 일'이 생겼을 때입니다.
갑자기 누군가 돌아가시게 됐거나, 이혼을 하게 됐거나, 바람을 폈거나...
그런데 부동산은 다릅니다.
부동산은 '큰 일'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작은 일'에도 변호사 사무실에 상담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룸 월세 계약 하고 살다가 나가려고 하는데, 제가 침대를 바꿔줘야 하나요?"
"여기 창문이 망가졌는데, 누가 돈을 내는 게 맞나요? 임대인이 내야 되나요?"
"등기부등본은 제가 떼어 볼 수도 있는 건가요?"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내용의 질문에 답을 하는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런 상담은 매우 쉬운 상담입니다.
이런 내용으로 상담을 하고 상담료를 받으면 사실 '오늘은 쉽게 일을 했구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몇 달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고 나니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거지?
우리는 임대인이거나 임차인으로 자연스럽게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임대차 계약이 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인 중개사 사무실에 가서 공인 중개사가 읽어주는 계약 내용을 듣고는 있지만, 빠르게 형식적으로 읽어 내려가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기도 어렵고 추가적인 설명을 듣기도 어렵죠.
내가 공인중개사에게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는지, 어떤 서류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계약 당일에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확인하고 이사 날짜 확인하고 집 안의 인테리어 확인 정도만 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을 합니다.
임대차 관계에서 궁금한 게 생겨도 어디에서 어떻게 물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기에 돈을 주고 변호사 사무실에 상담을 요청하게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변호사 사무실에 문을 두드리는 일조차도 편하고 가벼운 일은 아닙니다.
변호사 상담료가 얼마일지, 이런 걸 물어봐도 될지.. 여러 가지 고민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제 코가 석자인데, 제가 부동산의 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저의 부동산 이야기는 투자가 아닌, 안전한 주거 환경을 목적으로 합니다.
안전하게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사를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부동산 매매까지요.
우리가 초등학교 때 국어, 산수, 사회를 배우듯 부동산에 대해 당연히 알았어야 할 그 상식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부동산 중개 사무소에 갔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부터, 부동산 하락장 대처 방법, 법원에 가게 되었을 때 적절한 옷차림, 판사님에게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들까지 들어두면 유용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을 준비했습니다.
저의 글을 심심할 때 간식 하나 꺼내 먹듯 보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박영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