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상태에서 대화하면 자신을 어필하려고 말이 빨라진다. 말이 빨라지면 감정이 더 격해진다. 격해진 감정을 말로 내뱉을 때 짜증이 담긴다. 말은 담을 수 없기 때문에 감정이 격할 때 빨리 말하면 그만큼 실수를 많이 한다. 특히 부정적인 단어를 내뱉거나, 감정을 실어 말하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이때 잠시 멈추고 천천히 말하면 생각이 차분해져 흥분이 가라앉는다.
일본 준텐도 대학의 고바야시 히로유키 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진다고 한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고 부교감신경이 저하된다. 이렇게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이로 인해 쉽게 지치고 판단력이 흐려져 말투가 더 부정적으로 된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말을 하면 자율신경이 불균형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게 되면 자율신경의 불균형으로 감정이 더 격해진다.
고바야시 히로유키 교수는 사소한 일에 연구원들에게 빠른 말로 쏘아대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는 초조해하다가 버럭 화를 내는 악순환을 거듭했었다. 그러다 같은 연구팀의 ‘유키시타’라는 박사는 항상 온화하게 천천히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보고 천천히 말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감정 조절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가설을 세우고 천천히 말하는 것을 실천하고 연구하게 된다. 직원이 실수해도 버럭 하지 않고 천천히 말하니 마음이 차분해졌다고 한다. 그는 천천히 말하기는 쉽게 할 수 있고 모든 일이 잘 되는 핵심이라고 한다.
심호흡을 통해 자율신경을 조율하고 천천히 말하면 감정을 추스를 수 있다.
● 작은 목소리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흥분하면 목소리가 커진다. 목소리가 크면 분위기를 압도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다.’는 말도 다 옛말이다. 목소리가 커지면 감정만 격해질 뿐이다. 목소리를 작게 하면 격한 감정도 가라앉게 되고 감정도 통제할 수 있다. 흥분하고 감정이 격해지면 목소리를 작게 하면 이성을 찾을 수 있다.
왓칭의 저자 김상운은 미국 케니언대학의 언어연구소에서 실험한 내용에 대한 글을 썼다.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그의 저서 두 권에 같은 내용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다. 실험의 내용은 전화 통화를 할 때 목소리를 크게 하면 상대방도 목소리를 크게 한다는 것이다. 큰 목소리를 내다가 점점 화를 내게 된다. 화를 낼 내용의 대화가 아닌데도 목소리가 커지면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내가 큰 목소리를 내면 상대방도 큰 목소리와 심지어 화도 낸다는 실험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화를 낼 때 목소리를 낮추면 상대방의 화가 누그러진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같이 맞장구를 치는 사람이 있어야 화도 계속 내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얘기하면 제풀에 화가 누그러진다. 케니언대학의 언어연구소의 결론은 이렇다. “당신이 목소리를 높이면 당신도 화가 나기 시작한다. 반대로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목소리의 음량과 톤을 의도적으로 낮추면 당신의 분노가 가라앉는 것은 물론, 상대방의 분노도 가라앉는다.”
목소리를 낮게 또 조용히 하면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이 누그러지고 차분해 진다. 화가 나거나 감정이 격해지면 의도적으로 작은 소리로 말해보자. 상대방이 화가 나있다면 조용히 대꾸하자. 부정적인 기분이 점점 사라지고 감정도 누그러져 험악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조용히 낮은 목소리로 말하면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목소리 톤과 음량을 조절하며 말의 속도도 천천히 하면 생각과 감정이 차분해진다.
“어떻게 하면 군자가 될 수 있습니까?”라고 공자에게 누군가 물었다. 이때 공자는 “천천히 말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이렇듯 말이란 단순히 소통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말을 통해 감정을 차분하게 할 수도 있고 격하게 할 수도 있다. 불안하거나 감정이 좋지 않을 때 힘을 빼고 말을 천천히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상대방과 대화가 격해지면 목소리의 톤과 볼륨을 낮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