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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다 Jan 08. 2022

그놈의 싸이월드

추억과 나 사이



싸이월드가 오늘부터 로그인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여 로그인을 시도했다. 역시나 기억하고 있는 정보는 일치하지 않는다. 비밀번호는 고사하고 아이디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로그인을 한다고 하더라도 2015년 1월 1일 이후에 일회 이상의 로그인을 했던 기록이 있는 회원들을 우선으로 순차적으로 사진을 보여준다고 한다. 과거여행을 위한 끊없는 기다림이랄까. 시간여행을 하실 분 기다리세요. 이런 기분.

그 시절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마음속에 남아 있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잊혀져가는 기억을 억지로 억지로 찾아보려 많은 사람들이 시간여행에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쓴다. 사실 나는 싸이월드 탈퇴를 한 번 한 적이 있어서 일기장과 소소한 사진들 모두 남아있지 않고 친구들의 홈페이지에서 퍼 온 대학시절 사진만 몇 개 남아있지만 그래도 그거라도 찾고 싶은 심정은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번씩 옛것을 들춰보는 것은 몽글몽글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좋아한다. 그래서 사진도 되도록이면 많이 남기려 애쓰고 글로도 많이 남기려 애쓰는데, 어떤 것들은 사라졌으면 좋겠고 어떤 것들은 간직하고 싶다.  시절 내가 들었던 음악 리스트들을 간직하고 싶지만.. 그만두기로 한다. 시간 낭비인  같다. 물론 사진이 가지는 , 음악이 가지는 ,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현재의 삶에 새로움을 가져다줄 기회가  수도 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잊혀가는 과거를 붙잡기 위해, 손에 붙들기 위해 현재의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어리석다 생각된다. 움켜쥘수록 새어나가는 일들은 새어나가게 내버려 둬야 한다. 현재의 나는 이미 과거의 내가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한순간의 아련함을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아쉬워하지 말자. 점점 멀어지는 인연이 있는 것처럼 흘러가게 내버려 두자. 아이디 찾느라, 비밀번호 찾느라, 인증하랴.... 생각만 해도 귀찮고 스트레스다. 충분하다. 마음에 있는 추억만으로도 아주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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