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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다 Jan 09. 2022

간장종지의 하루

분리 훈련하기.

주니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의 시절을 고려했을 때 감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 특수성을 나와 분리시키는 일이 어렵다.  15살 16살 17살. 처음부터 하나하나 계속해서 알려줘야 하는 게 가끔 힘에 부칠 때가 있다. 그리고 주니어들한테는 사실 시니어들과는 다르게 지랄도 못 한다. 시니어들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았을 때는 싸우고 풀면 되는데, 십 대들은 정말 어렵다.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무조건 굽히고 들어간다. 그게 힘든 것 같다. 왜냐 나는 그만한 그릇이 안 되는데 그러고 있으니 속이 답답한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라지고, 울고, 다들 각자만의 사정이 있다. 지켜야 할 선에 대해서 알려주면 다들 그냥 사정이 있다. 죽겠다. 내가 언제 청소년 상담사가 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던가? 

못 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안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생각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일단 내가 선택 한 일이고, 당분간은 지속할 예정이고, 주니어들이 많은 건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래 주니어들이 뭐가 문제야 오너가 문제지. 훈련한다고 생각하고 좀 더 어른이 되어보자. 어린 시절 내가 겪었던 예민한 감정들의 상처만 기억하고, 다른 십 대들에게 친절을 베풀지 못한다면 그건 어른이 아니지. 그냥 꼰대지.  일 적인 부분에서도 좀 어느 정도 놔야 할 것도 있어 보인다. 융통성 있게 . 또 일은 잘 하고 싶다 보니 내 미간만 고생이다. 그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나에게  그럴 수밖에 없는 나이다. 일 적인 부분도 놓을 수 있는 건 좀 놓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친절하자. 다정해지자.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나는 어른이다. 간장 종지라도 내가 어른이잖니. 그들이 나를 미워할 순 있어도 나는 그들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 그냥 잘 모르는 아이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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