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린이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다 May 05. 2022

Teacher Aide - The second day

어리버리 얼렁뚱땅 그러나 HAVE TO


오늘 아침은 왜인지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졌다. 아침형보다는 고요한 밤을 더 좋아하는 올빼미형 인간인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 (그다지 이른 시간은 아님 그렇지만 나에겐 새벽과 같은 시간, 7am) 일을 하러 간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직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그 바보 같은 기분.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을 때 혹은 해왔던 일이라고 하더라도 새 직장에서 트레이닝을 받을 때 드는 그 특유의 기분이 너무 싫어서였다.

그래도 한 번 와봤다고 건물이 익숙해져서 스텝 룸도 금방 찾고 도서관도 금방 찾았다. 굉장히 복잡해 보이던 교내가 매우 단순하다는 걸 깨우쳤다. 케언즈에서 큰 학교에 속하는데 학생들이 1000명 정도? 요즘 한국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애들이 엄~~청 많아!!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래서 그런가? 하고 갸우뚱하게 되는 ㅋㅋㅋ

오늘은 티처 에이드의 다른 분야를 배워보나 싶었는데 다른 티처 에이드를 따라다니며 다른 학생들과 또 리딩클럽을 진행했다. 지난주와 별다를 게 없어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는데, 업무 파악은 제대로 되었던 것 같다. 귀여운 학생들이 많았다. 사실 나는 실습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고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몰라서 아이들이 손을 들고 있을 때마다 티처 에이드에게 물어봤다. 아이들이 야외에서 도시락을 먹을 때 티처 에이드가 감독을 하는데 밥을 다 먹은 후 손을 들면 티처 에이드가 가도 좋다는 사인을 준다. 그러면 각자 흩어지는 그런 시스템. year 4는 뛰어다니는 아이들 말리고 싸웠던 거 이야기 들어주고, 기분이 다운된 상태로 혼자 서있는 아이 케어하고. 등등 내가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입력했다. 프렙도 비슷한데 프렙은 과자봉지를 열어달라는 아이들이 많고 다쳤다고 밴드 달라고 하는 아이들, 내 손을 잡고 보여줄게 있다며 끌고 가는 아이, 오마이갓 진짜 귀여워 미친다. 그리고 손을 들고 있다가 나보고 나 놀아도 돼요 하고 묻길래. 어 도시락 통 여기 올려놓고 가! 했더니,

"내가 알려줄게요. 제가 밥 다 먹고 손들고 있으면 샘이 나보고 오케이 유캔고 하는 거예요 그럼 제가 가요" 하면서 나의 업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살짜리가 점심시간의 룰을 내게 알려줘 ㅋㅋㅋ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ㅋㅋㅋㅋㅋ

리딩클럽 진행할 때 미리 준비할 수 없다는 게 지금 제일 큰 문제인 것 같다. 그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진행할지 생각해 봐야겠다.

실습이 끝나고 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낯선 환경에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면 늘 찾아오는 기분이다.

이 기분을 느낀다는 것은 내가 무언가를 도전하고 있다는 반증이니까 또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가길 스스로 응원해 본다. 한 단계 더 성장해있을 나를 기대하면서. 어리바리 두 번째 실습도 얼렁뚱땅 끝!

매거진의 이전글 Teacher Aide - The first D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