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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Jul 03. 2024

3년 동안 묵혔던 장맛을 본 한강기맥 4구간

친구가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다

오래전에 시작하였다가 아직도 진행 중인 테마산행이 있다.

셋이서 시작하여 한 명이 옆나라로 근무지를 옮겨서 2년 동안 테마산행이 중단되었었다.

이제 친구도 귀국하고 새로이 시작하여야 한다.


셋이서 뜨거운 여름날 마지막 산행을 하고 언제 시작할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장마가 주춤한 틈을 이용하여 테마산행을 이어간다. 그것도 번개산행으로 시작하였다. 장마기간 중에 내일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예보를 보고 산으로 가자고 하였는데 그것이 테마산행의 계속이었다. 3년 동안 묵혀두었던 장맛이 오늘 다시 나타난 것이다. 이제 9시간 이상을 더위를 이겨가면서 산행을 하여야 한다.

오후 5시에 갑자기 일기예보를 보았다. 일기예보상 장마기간에 하루종일 비가 오지 않는다는 예보가 거의 없다. 그런데, 내일은 그렇다고 되어 있다. 그다음 날은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어 있어서 단톡방을 열고서 우리 내일 산행 가자고 이야기한다. 한 명은 며칠 전 설악의 공룡능선을 거닐었다고 주저하고 한 명은 OK다. 그런데 그 한 명이 갑자기 한강기맥을 연결하자고 한다. 나는 셋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한 명이 그러면 나도 간다고 하였다. 이렇게 산행 가기 전날 30분 만에 번개산행이 약속이 되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로 하고 어떻게 모여서 갈 것인 의논을 하고 다음날을 기다린다. 새벽에 출발을 하는 만큼 모두들 일찍 잠을 청한다. 나도 11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를 청하였다.


이른 새벽 4시에 새벽을 울리는 알람이 울리고 H가 아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 집으로 왔다. H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을 할 수 없기에 아들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새벽기차가 출발하듯이 새벽 등산행 자동차는 출발을 하였다. J를 합류시키기 위하여 암사역으로 이동을 한다. 우리가 올림픽대로에서 나온 후 다시 올림픽대로로 들어서야 하기에 4번 출구를 나와 우리 자동차가 U턴하여 합류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올림픽도로는 만원이다. 새벽에 움직이는 이 많은 자동차들이 무엇인가 하기 위하여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천천히 우리는 암사역에 접근을 하다가 바로 암사역으로 가는 길을 놓치고  한 블록을 지나서 암사역을 우회전 우회전하였다. 이것이 J를 보다 쉽게 합류시켰다. 올림픽대로에서 나와 암사역을 가는 길은 편도 1차선 도로로 U턴이 불가능하였다. 어쩌면 실수가 새로운 기회를 만든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M에서 만든 포스트잇이 실수에 의하여 만들어졌지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 것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새벽을 이동하는 자동차는 하남을 지나 팔당대교를 우회하면서 들어간 후 6번 국도를 들어섰다. 6번 국도는 경강국도라고 명칭이 되어있다. 그런데 도로명은 설악로이다. 6번 국도의 끝이 강릉인 것이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강릉까지 연결된 도로가 6번 국도이다.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6번 국도도 최근에는 좀 한가해졌다. 고속도로의 영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멈춘 신당고개로 접근하기 위하여서 논의에 들어갔다. 자동차를 양덕원에 둘 것인지 아니면 고속도로의 영향으로 폐쇄된 홍천휴게소에 둘 건인지 토론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홍천휴게소 근처에 두고 양덕원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하여 자동차를 회수하기로 하였다.

자동차를 신당고개 근처 폐쇄된 홍천휴게소 입구에 자동차를 두고 산으로 가기 전에 폐쇄된 휴게소 주유소를 지난다. 그곳에서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자재창고를 만들기 위하여 H빔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자재창고를 만들기 위하여 이곳에 온 사장님이 있다. 휴게소 안쪽으로 자동차를 두는 것은 안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등산로는 폐쇄된 휴게소 왼쪽으로 들어서면 있고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어 밧줄이 있다고 한다. 이제 등산로 초입도 확인을 하였으니  폐쇄된 휴게소 정면에서 셋이서 다시 시작하는 기념사진을 남기고 시작한다. 갈기산으로 가는 것이다.

갈기산을 가면서 그렇게 조망은 없다. 다만, 임도를 만나고 오르고 다시 임도를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갈기산 7부 능선에서부터 오르고 오르면서 암릉도 본다. 장마기간에 이른 새벽에 운해로 인하여 그렇게 조망은 없다. 하지만, 그 운해가 살짝 조망을 보여줄 때는 그 조망을 열심히 구경을 한다. 한강기맥을 하면서 그렇게 조망이 없다는 것도 알았지만, 이 구간은 특히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갈기산 7분 능선을 지나서 우회로와 암릉구간이 있는데 우리는 암릉 구간을 선택하여 오른다. 그 구간에서 살짝 조망을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갈기산은 충북영동에도 있는데 산의 모양이 말갈기 같아 갈기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그렇게 암릉이 형성되어 있다. 오늘 산행 중에 이보다 높은 산도 있는데 이곳에만 정상석이 두 개 있다. 홍천에서 세운 것이 아니고 양평군에서 세운 것이다. 바위가 환형처럼 보여서 보았는데 아니데 비와 바람이 계속조각을 하고 있다. 저 바위가 천년이상 가면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보일 것이다.

갈기산을 지나자마자 부부바위도 있고 절벽바위도 있다. 어떻게 부부바위인지 모르겠고 H는 절벽바위를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감동적이지 않는다고 한다. J는 부부바위를 보고 아직은 젊은 부부라고 한다. 녹색이끼가 바위 위를 감싸고 있다. 겨울이면 오래된 부부라고 할 것이다. 갈기산을 지나서 갈림길이다. 한쪽은 산능선을 따라가는 길이고 한쪽은 내려서서 마지막에는 임도를 따라 올라오는 길이다. 결론은 새터에서 만난다. 우리는 산능선을 따라 걸었다. 대부분 산객들은 그렇게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행길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더위는 아직 오직 않았다. 더운 여름날 장마기간 중에 걸어도 이른 새벽에 시작하고 아침에는 이슬비가 살짝 내려서 앞에 가는 H의 등산화는 이제 방수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새터까지는 힘들이지 않고 걸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새터는 갈기산이 해발 685m에서 해발이 230m 정도 된다. 이곳의 이정표는 발귀현이다.

시루봉으로 걸어간다. 그런데 이곳에서 우리는 임도를 걷지 말아야 하는데 걸었다. 너무 무성한 풀로 인하여 걷기가 힘들다. 마을을 지나고 새로운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능선을 따라 걸어야 하는데 그냥 임도를 따라 걸었다. 그곳에서 정글숲이라는 동요가 저절로 생각이 난다. 악어떼가 없을 뿐이다.


정글숲을 지나서가다

엉금엉금 기어서 가다  

늪지대가 나타나면은  

악어떼가 나온다 악어떼 

 여름날이 아니고 겨울이었으면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겠지만 여름이면 반드시 능선을 따라 걸어야 했다. 그래도 우리의 위안은 산딸기를 먹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지만 수풀사이에 살짝 보이는 산딸기를 위안 삼아 걸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정글숲을 헤집고 지나가는 것도 지치게 만든 것이다. 능선이 가까운 곳에서 능선으로 올라선다. 등산로도 없는 곳을 약초꾼처럼 올라서니 이렇게 좋은 등산로를 버려두고 우리는 무엇을 하였는지 후회스러울 뿐이다.

시루봉을 오르기 바로 전에 다시 임도를 만났다. 이곳까지 우리가 임도를 따라 걸었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탈진하였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고 이제 시루봉을 오른다. 시루봉, 주발봉 등은 우리의 그릇모양을 보고 산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그 모양만큼 가파르게 오르고 난 다음 정상은 밋밋하다. 이곳도 비슷하다. 시루봉 자체를 오르는 것이 힘들었는데 명칭은 시루봉이라고 하였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2km를 더 걸어야 오늘의 최고봉인 금물산에 도착하는 것이다. 내일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있는데 태양이 이글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어렵지 않겠지만 바람도 없다. 그리고 오르막은 계속이다. 처음에는 50분 산행 10분 휴식이었는데 이제는 30분 산행 5분 휴식으로 바뀌었다. J가 틈틈이 산행기를 위하여 메모를 하였는데 그 메모가 사라졌다고 한다. 아! 우리 산행기는 나의 기억에 의존하여야 한다. 나의 기억은 여기까지라고 해야 될 것이다.

금물산에 오르기 전 성지지맥 분기점 봉우리에 올랐다. 이제 해발이 700m가 넘어가니 해발고도에 따른 시원함이 있다. 그곳을 위안 삼아 금물산 정상으로 이동한다. 정상이 바로 앞인데 이제는 힘들다. 이곳에서 다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야 하는데 하면서 오른다. 금물산 정상에서 정상석이 있기를 바랐지만 없다. 누군가가 금물산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삼마치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거리가 아직은 9.55km다. 우리는 삼마치까지 안 가고 상창고개까지 가므로 3km를 빼면 아직 6.55km 남았다. 그런데, 등산로가 너무 좋다. 이런 길은 10km도 순식간에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선행 등산자의 트랙을 보면서 590m까지 하산하였다가 740m까지 오른다는 것이 불안할 뿐이었다. 멀리 산을 보고 반지의 제왕에 나온 것처럼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곳까지는 안 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H의 말을 믿었는데 아니었다. 우리는 금물산에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두 개의 탑을 오른 것이다.

그래도 선행자가 만들어 놓은 트랙은 590m까지 하산을 하는 것이었는데 630m에서 다시 오른다. 그만큼 해발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내려가지 않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 두 개의 탑을 오르면서 멀리 금물산을 그대로 담는다. 이곳의 해발고도가 금물산이나 버금가는데 이 봉우리는 이름이 없다. 단지 오르고 내리면서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 삼는다. 


이제는 상창고개까지 내려가면 된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너무 가파르다. 이렇게 내려갔다가 이 길이 아니고 올라가야 한다면 등산로를 안내하는 앞사람에게 투덜거릴 것 같다. 아니 한 대를 때릴 것 같다. 우리 보고 다시 올라가라 하면 올라가지 않고 탈출을 할 것 같은 가파름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산림청에서 만들어 놓은 안전을 위한 시설은 이제 세월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주는 그대로인데 밧줄은 삭아서 이제 없다. 누군가가 그것을 안전하게 잡고 내려오고 올라갔을 것인데 이제는 그것도 없다. 다만 지주는 그대로다.

다시 임도를 만났다. 하지만, 그 임도를 내려서는 곳에 아무것도 없이 내려가라고 한다. 임도를 만들면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아무도 다닐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돌아갈 수도 없어 그대로 내려온다. 다만 조심조심 지그재그로 내려온다. 그리고 상창고개로 간다. 길은 멀다. 다시 살짝 봉우리를 오르고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그리고 한참을 가다가 다시 살짝 봉우리를 오른다. 언제쯤이면 고개에 도착할 것 같은데 싶지는 않다. 이제는 더위가 몰려온다. 해발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가 너무 좋아서 그냥 내려오다 보니 능선으로 고갯마루로 가야 하는 길을 놓쳤다. 그래서 500m를 덜 걸었다.

상창고개에 도착하여 버스를 찾는다. J가 찾으니 버스정류장이 오른쪽으로 300m 지점에 있고 버스가 10분 후에 도착한다고 한다. 서둘러서 이동을 한다. 하지만, 버스정류장은 보이지 않고 버스는 아직 출발지에서 출발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곳에서 출발을 대기하고 있다가 출발을 하면 10분 후에 도착을 한다는 것이다. 이제 따뜻한 열기가 남아 있는 5번 국도가 지나가는 상창고개 아래에서 기다린다. 버스정류장은 별도로 없고 갈림길이 버스정류장이라고 한다.  물도 이제 다 마셔버리고 버스만을 오기를 기다린다. 혹! 지난가는 자동차를 이용하여 양덕원까지 이동해 보려고 시도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예전에는 가능하였는데 코로나 19가 휩쓸고 간다음부터는 모르는 사람을 태워주지 않는다. 


버스가 출발을 하였다는 신호가 스마트폰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우리는 어디에서 내릴 것인지 논의를 시작한다. 서로의 의견을 서로가 주장을 하면서 한낮의 더위를 더 뜨겁게 한다. 결론은 기사아저씨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는데 왜 그렇게 자기의 주장을 펼쳤는지 모르겠다. 112번 버스가 도착하였다. 버스승객은 우리가 내리기 전 바로 전 새로운 승객이 탑승하기 전까지 우리만의 전용 버스였다. 그리고 버스기사에게 이곳저곳을 물어본다. 한강기맥을 멀리서 바라다보니 그렇게 많이 걸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양덕원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이웃한 택시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자동차를 회수하였다. 자동차를 회수한 후 너무 더워서 자동차로 양평시내로 직진을 하여 허기를 달랬다. 늦은시간이라 6번국도가 조용하다. 그리고 암사역에서 J를 당산역에서 H를 보냈다.  


H가 오늘 산행 중 궁금하였던 꽃이름을 알아내고 계속 읆었다. 하늘말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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