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만 Oct 23. 2024

두타산의 추억을 되새기다.

두타산 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H와 같이 갔을 때 얼레지가 한창이었고 군락도 있었다.

모자를 두고 온 사람이 헐레벌떡 뒤로 돌아온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베틀봉을 가면서 멋진 소나무를 보았고 그 소나무를 보고 마지막에 중국의 장가계를 버금가는 바위들의 향연을 본 기억이다. 


두타산을 접근하기에는 강원도 삼척 등 영동지역이나 태백 근처에 있는 사람은 쉽겠지만 나머지는 모두 힘들다. 태백시나 삼척시로 가서 접근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곳의 무릉계곡이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지만, 삼척, 강릉이나 동해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겠지만 우리들은 너무 멀다. 그렇게 먼 곳에 있는 곳이 두타산이라고 할 것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제천까지 간 버스는 제천에서부터는 국도를 이용하여 태백으로 가고 태백에서부터는 35번 국도를 이용하여 움직이다가 지방도 28번 도로를 이용하여 댓재로 이동중이다. 35번 국도는 지난번 덕항산을 갈 때에도 갔었다. 덕항산을 갈 때 국도변에서 하차하여 덕항산을 오른 기억이 있다. 댓재로 올라가는데 길 양쪽에 가을배추를 심는 고랭지 배추밭이 있는데 금년도 작황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푸르른 채소밭은 없이 넓은 공지만 계속이다. 가을에 김장철에 배추값이 급등할 것이라 예측이다.  중국에서 많은 배추가 또 수입이 될 것이며 그 배추를 우리는 먹을 것이다. 최근에 뉴스를 보니 1.6배 올랐다는 기사가 있다. 날씨가 더워서 고랭지 배추는 올해 작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금년 봄에 과일값이 급등한 것도 작년 냉해를 입은 사과나무 때문이었는데 올해는 더위가 배추값을 올릴것이다.


댓재에 도착하기 전 산행대장이 산행일정을 공지한다. 

댓재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한자로는 죽령이라고 한다. 그곳에 산죽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도 댓재는 경상도와 충청도를 잇는 죽령이 있어 한자로 표기하지 않아 좋다. 이상하게 한글로 된 지명이 있으면 그것을 한자로 표기하는 것이 많은데 이곳은 그래도 한글로 표기하고 있다. 가령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 운동을 하면서 알려진 아우내는 병천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차라리 아우내 돌려주었으면 한다. 일제의 잔재를 그렇게 청산하면서 아우내로 돌리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안따까울 뿐이다.

댓재에 도착하여 햇댓등을 오르고 두타산을 가면 시간이 30분 이상 더 소요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추억을 더듬어서 산행하기에 패스할 수 없어 오른다. 햇대등을 오르고 내려오면서 바라보는 두타산 전체를 보는 것이 재미라고 할 것이다. 햇댓등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올랐지만 볼 수 없었고 내려오면서 그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편안한 길을 시작 지점으로 하였지만, 햇댓등이라는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온 것이다. 같이 온 등산객들은 편안한 길을 걸어서 저 멀리 가 버렸다. 혼자서 저벅저벅 걸을 뿐이다.

두타산 능선에 접어들면 좌우로 보이는 경관은 없다. 두타산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는 청옥산이 보이지만 그전에는 등산로 주변에 호위하고 있는 나무들이 오늘도 나를 호위하고 사방을 경계하고 있어 주변을 둘러볼 수 없다. 어느 지점에서 동해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어 그곳에서 멀리 두타산과 동해를 바라다본다. H와 걸을 때는 얼레지가 만발하였는데 오늘은 가을이 무르익어 꽃향유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구절초가 있다.

두타산성이 있고 그 흔적이 있다. 그곳을 지나면 이제는 두타산 정상이 바로 앞이다. 언덕을 넘고 산을 오르면 정상인 것이다. 청옥산이 옆에 있고 그 산을 멀리서만 바라다보고 정상 바로 전에 있는 샘터로 가서 둘러본다. H와 함께 왔을 때 H는 나만 두고 샘을 갔다 왔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혼자서 샘터를 갔다 온 것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샘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따금씩 오는 산객들이 목을 축이려 오기 때문일 것이다. 샘터가 유지되는 것은 누군가가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용하지 않는 샘은 없어진다. 오래된 샘터가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은 누군가가 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그 흔적을 남겨둔다.

정상에 도착하니 정상석이 두 곳이다. 동해시에 만들어 놓은 정상석과 삼척시가 만들어 놓은 정상석이다. 어느 지자체나 동일하다. 정상석을 각기 설치한다. 두타산 정상석에는 두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두타(頭陀)는 본래 불교 용어로 '제거하다, 털어버리다.'라는 뜻인 두다(dhuta)를 한자로 음차 하여, 마음의 번뇌를 털어버리고자 엄격하게 불도를 닦는 수행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승려들이 수행하기 좋은 심산유곡이란 뜻에서 '두타산'이란 지명이 붙은 듯하다. 동해시에서 올라온 단체산 행객들이 동해시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고 있어 순서를 기다리면서 삼척시 표지석을 배경으로 정상인증을 한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두타산을 다시 한번 돌아볼 뿐이다.

 하산을 하면서 중간중간 청옥산과 반대편 능선을 바라다볼 수 있는 곳에서 그 경치를 감상을 한다. 이제는 베틀봉을 거쳐 베틀바위를 보고 하산을 하면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다. 그 멋진 소나무들이 그대로 있기를 바라면서 하산을 한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고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베틀봉을 지나면서 베틀바위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왼쪽과 직진이면 직진한다. 두타산성 흔적을 지나고 베틀바위 인근에서 가파르게 하산을 한다. 베틀봉에서 왼쪽으로 내려가서 좋은 길로 내려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나 혼자 산행을 즐겼다.

베틀바위를 바로 앞에 두고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내가 두타산 정상에서 하산을 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하여 휴식을 취한 사이 먼저 내려간 사람들을 지름길을 이용한 내가 따라잡은 것이다. 베틀봉에서 직진을 한 것이 더 쉽게 접근을 한 것이다. 미륵바위를 보고 이제는 베틀바위 전망대로 방향을 잡는다. 가파른 갈지자로 된 데크를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베틀바위가 이제는 눈앞에 다가온다. 비와 눈과 바람과 세월이 조각한 그림 같은 바위를 본다. 사람들이 접근하여 저렇게도 조각할 수 없다. 비가 온 다음날 오면 이곳은 더욱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바위들이 어제 내린 비로 인하여 폭포수를 내려보내는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삼척이나 동해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베틀바위를 보고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맞은편 능선을 본다. 멋진 경치이다. 저곳에 비가 오면 폭포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 새로운 경치이다. 올라오는 길과 내려가는 길을 분리하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이것이 삼척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입장료를 내는 이유다. 



작가의 이전글 선암사에서 시작하여 조계산을 오른 후 송광사에서 끝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