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하 Sep 02. 2023

재하 창업기 4. 성장, 성장, 그리고 또 성장

재하 창업기

안녕하세요 프릭스 공동창업자/CPO이자 호박너구리 레터를 운영하는 이재하입니다!

저는 지난 5월에 B2B SaaS 스타트업 '프릭스'를 공동창업 했는데요, 지난 글에 이어 오늘도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전 글

1. 창업의 계기 - 배움의 즐거움

2. 창업 맛보기 - 야외 파우더룸 서비스

3. 경영학도에서 개발자가 되기까지

치열하고 보람찬 개발자로서의 성장

2019년 7월, 저는 개발자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높은 학과 성적과 알고리즘 테스트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합격했지만, 당시 저는 프로젝트 경험 하나 없이 간단한 코딩을 독학한 것이 전부였기에 개발 역량은 매우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저도 제 부족함을 스스로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채용해 준 회사에 보답하고 싶었기에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업무가 끝나도 거의 매일 마지막까지 남아 온라인 강의를 들었으며, 주말에도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운도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입사할 당시에 기존의 서비스를 전부 새롭게 기획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즉 새로운 서비스의 시작부터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IT 서비스의 성장 과정을 경험하고 개발 역량을 쌓을 수 있던 것인데요, 실제로 이때의 경험은 창업을 한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개발 실력은 전과 다르게 좋아졌습니다. 이듬해 2월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를 시작했고, 서비스도 승승장구하며 회사는 2020년 3월 시리즈 A 투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추구한 창업가로서의 성장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개발자로서의 1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시간은 걸리더라도 웬만한 기능은 다 개발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만족할 수는 없었습니다. 본전공은 경영이고 목표는 여전히 창업인데, 개발만 하다 보니 점차 경영이나 창업과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개발 역량을 기르면서 틈틈이 경영/경제도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며 그 내용을 블로그에 쓰고 싶었으나, 스스로 꾸준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작정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소수라도 구독자가 있다면 약속한 주기로 콘텐츠를 발행하기 위해 어떻게든 글을 쓰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호박너구리 레터 홈페이지


실제로 뉴스레터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첫 몇 달 동안은 구독자가 100명도 채 되지 않았지만, 저는 구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주 기업과 산업을 분석하고 경영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글의 퀄리티는 좋아졌고, 저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구독자가 꾸준히 늘어나서, 처음 발행한 지 3년이 된 지금은 약 3,600명의 구독자와 함께하는 뉴스레터가 되었습니다. (창업을 위해 퇴사한 이후부터는 1개월에 1-2회 정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인생 가치관: 배움을 즐기고 성장을 추구합니다.

업무나 뉴스레터 운영 외의 측면에서도 저는 항상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본업인 프런트엔드 외의 개발 역량 향상을 목표로 서버와 앱 개발을 독학해서 간단한 유틸리티 앱을 만들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더 많은 개발자와 소통하고 협업 능력을 쌓기 위해 신촌 코딩 클럽이라는 개발자 모임을 주최하여 운영하기도 했죠. 2021년 6월에는 스타트업과 경영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고 공부하기 위해 친한 친구들과 매달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가 항상 바쁘고 힘들게 지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저는 진심으로 모든 과정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물론 뉴스레터 발행일을 맞추려고 밤새서 글을 쓰는 것은 꽤 힘들었고 아직도 어렵습니다. 개발하며 오류를 마주치는 과정 역시 달갑지만은 않죠. 그러나 이전에 하지 못하던 것을 더 잘하게 되고, 새로운 배움을 얻고, 무언가를 꾸준히 하며 느끼는 성취감은 제 삶의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배움을 즐기고 성장을 추구한다’라는 저만의 인생 가치관이 생긴 것입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독서모임 기록. 틈틈이 외부 독서 모임을 나가거나, 직접 일회성 북토크도 주최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성장을 추구한 만큼 프로그래밍을 비롯한 제 역량은 꾸준히 향상되었습니다. 다니는 회사도 2021년 11월에 시리즈 B 투자를 받으며 더 탄탄하고 멋진 스타트업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경험이 너무 좋았기에, 저는 12월에 산업기능요원 대체복무를 수료한 이후에도 계속 회사에 다니기로 했습니다. 회사도 제 역량을 인정해 주며 매번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너무 만족스러운 생활을 보내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일말의 허전함이 존재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좋은 경험을 하며 역량을 쌓고 있기는 하지만, 창업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당장 도전하고 싶은 아이템이나 함께 창업할 동료도 없었기에, 바로 퇴사하고 창업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하여 본격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서비스가 잘 되면 퇴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다음 시리즈에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