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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Mar 18. 2024

이민자 일론 머스크의 대학 시절과 인턴 활동

일론머스크 일대기 (2)

일론 머스크는 많은 것을 이뤄낸 대단한 기업가입니다. 테슬라를 통해 전기차 시대를 열었으며, 스페이스X를 통해서 민간 우주 기업의 가능성과 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론이 달성한 성과에 비해 투입한 노력이나 인간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일론의 일대기를 다룬 윌터 아이작슨의 책 <일론 머스크>을 읽기 전까지는 그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일론 머스크의 유년 시절에 대해 다룬 지난 편에 이어, 그의 이민 과정과 대학 시절에 대해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일론머스크 일대기] 시리즈 목차

1. 노력형 창업가 일론 머스크의 유년기: 독서와 게임

2. 이민자 일론 머스크의 대학 시절과 인턴 활동

3. To be continued


일론 머스크


캐나다로의 이민과 험난한 생활

일론이 18살이던 1989년, 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더 넓은 세상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이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일론은 혼자 미국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외할아버지가 미네소타에서 태어났다는 배경을 근거로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 했는데, 이를 거부당하자 우선 어머니가 태어난 캐나다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일론은 혼자 캐나다 영사관에 가서 여권 신청서를 받아왔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도착한 일론의 수중에 있던 돈은 4,000달러가 전부였습니다. 아버지가 여행자 수표로 끊어준 2,000달러와 어머니가 10대 시절에 미인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개설한 주식계좌를 현금화한 2,000달러를 더한 돈이었습니다. 그 밖에 갖고 있는 것이라고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어머니의 친인척 리스트뿐이었습니다.


일론은 몬트리올의 유스호스텔에서 잠시 머물다가 6촌 친척이 살고 있는 서스캐처원 주의 농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6주 후에는 어머니의 이복형제와 함께 지내기 위해 다시 버스에 올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밴쿠버로 향했습니다. 밴쿠버에 도착한 일론은 돈을 벌기 위해 한 직업소개소를 찾았는데, 당시 대부분의 일자리는 시급 5달러였습니다. 그러나 시간당 18달러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도 있었습니다. 제재소의 보일러를 청소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일은 방호복을 입고 목재펄프가 끓는 방으로 이어지는 작은 터널을 지나가면서 벽에 들러붙은 석회와 찐득찐득한 찌꺼기를 삽으로 제거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일론이 밴쿠버에 머물던 시기에 어머니 메이도 이주를 결정하고 남아공을 떠났습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해를 마치기 위해 남아공에 남은 동생 킴벌을 제외하고, 일론은 어머니와 여동생 토스카와 함께 토론토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메이가 보기에 밴쿠버는 춥고 비가 많이 왔으며, 몬트리올은 흥미로웠지만 불어를 쓴다는 이유로 토론토에 정착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처음에 그들은 방 한 개의 작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토스카와 어머니가 침대를 쓰고 일론은 소파에서 잠을 잤습니다. 당시 그들은 돈이 거의 없었는데, 하루는 메이가 우유를 쏟고 나서 다시 구입하기에는 돈이 빠듯하다는 현실의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일론과 가족들은 돈을 벌기 위해 모두 열심히 일했습니다. 토스카는 햄버거 매장에서 일했고, 일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토론토 사무소에 인턴 자리를 구했으며, 메이는 대학과 모델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면서 다이어트 컨설턴트로도 일했습니다. 메이는 7일 내내 일하면서 일주일에 4일은 야간 근무도 병행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그들은 몇 달 만에 침실 세 개짜리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일론은 토론토에 친구가 없어서 당연히 사교생활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보냈습니다. 반면 토스카는 활발한 10대였는데, 혼자 있고 싶지 않은 날이면 일론도 토스카를 따라 나가고자 했습니다. 토스카는 거절했지만, 일론이 고집을 부리면 3미터 거리는 유지하는 조건을 붙여 데리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일론은 토스카가 클럽이나 파티에 갈 때마다 읽을 책을 끼고 토스카와 친구들에게서 몇 발 떨어져 뒤따르곤 했습니다.


퀸스대학교 시절 일론 머스크와 그의 룸메이트


학문적인 도전을 위한 아이비리그 편입과 미래에 대한 관심

일론의 대학 입학시험 점수는 현재의 명성에 비해 평범한 편이었습니다. 두 번째 SAT 시험에서 언어영역은 800점 만점에 670점, 수리영역은 730점을 받았고, 그는 토론토에서 차로 쉽게 갈 수 있는 퀸스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학년이 넘어가면서 머스크는 학교 생활에 점차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학교였지만 학문적으로 일론의 도전의식을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동기 중 한 명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로 편입하자, 일론은 자신도 편입이 가능한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14,000달러의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패키지를 제안하여, 그는 1992년 그곳에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었습니다.


일론은 물리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가 느낀 엔지니어의 본질은 어떤 문제든 물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를 파고들어 해결책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또한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했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경영학을 공부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게 될까 걱정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일론의 목표는 물리학의 감각으로 제품을 설계 및 제작하는 것과 경영학을 전공한 보스를 위해 일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일론은 이 시기에도 이미 화성과 전기차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친구와 로켓 제작에 적용되는 물리 법칙에 대해 논의하며 화성에 갈 수 있는 로켓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배터리에 대한 학술 논문을 읽으며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전환을 이끄는 주역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1994년에 접어들며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한 태양광 발전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나아가는 최선의 길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사회는 곧 재생 가능한 동력원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과, 태양 전지 판에 햇빛을 집중시켜 생성한 전기를 마이크로바 빔을 통해 지구로 다시 보내는 거울들이 달린 위성에 대한 묘사가 포함된 <태양광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의 졸업논문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열정과 꿈을 위한 선택

당시 아이비리그의 학생들은 대부분 두 지역 중 한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들은 금융 및 법조계 일을 하기 위해 월스트리트로 가거나, 기술 및 사업을 위해 실리콘밸리로 향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생이던 머스크 역시 월스트리트로부터 높은 보수의 인턴십을 제안받았지만, 그는 금융 분야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결국 일론은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가던 1994년 여름에 전기차, 우주, 비디오 게임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마음껏 충족시킬 수 있는 두 곳에서 인턴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낮에는 20명으로 구성된 피나클연구소(Pinnacle Research Institute)에서 일했는데, 그곳은 전기차와 우주 기반 무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에너지 저장장치를 연구하는 기관이었습니다. 그리고 야간에는 팰로앨토에 위치한 작은 비디오 게임 회사인 로켓사이언스(Rocket Science)에서 일했습니다. 머스크는 어느 엔지니어도 해결하지 못하던 문제를 2주 만에 해결했고, 로켓사이언스는 머스크에게 정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인턴을 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비디오 게임을 광적으로 사랑하고 게임을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는 기술도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보내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세상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어요."


펜실베이니아 대학 시절의 일론 머스크


일론의 대학 시절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저는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론은 이민자로서 어려운 환경에서 일을 하며 대학에 진학했고, 입학 당시의 성적은 높지 않았음에도 학문적인 도전을 위해 아이비리그에 편입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학생 때부터 로켓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기차 및 태양광 기술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고민했습니다.


일론의 성장 과정을 보며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학교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일론보다 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운 상황이었음에도 그만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선택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제 오랜 목표였던 창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지금도 대학생 일론 머스크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대학 시절과 인턴 활동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그의 첫 창업과 회사 매각에 대해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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