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gent vs Agentic AI
2022년 말 챗GPT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생성형 AI 열풍은 초거대언어모델(LLM)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GPT-4o와 Gemini-2.5 그리고 Claude-3.6와 같은 최첨단 LLM은 또다시 2024년 말 시작된 AI Agent의 전성시대를 향한 길을 열었습니다.
인간과 같이 스스로 상황 판단과 유연한 사고가 가능한 진짜 '지능'을 갖춘 LLM이 등장하면서, 기존에는 간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에 사용되는 일종의 도우미에 지나지 않았던 에이전트(Agent)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LLM이 사용자와 자연어로 소통하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상호 작용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그리고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자동화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단순 에이전트(Agent)는 AI 에이전트(Agent)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퍼즐이었던 LLM이 맞추어지면서 원래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이론에서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개체를 의미하던 AI 에이전트(Agent)가 진짜로 구현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AI 에이전트(AI Agent)를 넘어 에이전틱 AI(Agentic AI)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얼핏 봐서는 비슷한 이 두 개의 개념은 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 뚜렷한 정의가 없어 혼동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에이전틱(Agentic) AI라는 개념은 AI 에이전트와는 엄연히 다릅니다. 이번 시간에는 최신 AI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에이전틱 AI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기존의 AI 에이전트와 에이전틱 AI를 비교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의 AI 에이전트에 LLM이 자율성을 구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AI 에이전트에는 여전히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즉 LLM이 많은 부분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사람의 요청이나 명령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AI 에이전트들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드 작성을 도와주는 MS Copilot과 Windsurf와 같은 코딩 에이전트나 사용자의 요청사항에 따라 여행 계획을 짜주는 개인용 어시스턴트는 모두 AI 에이전트의 범주에 속합니다.
반면에 에이전틱(Agentic) AI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을 분석하며, 최적의 행동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기존 AI가 사용자의 명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반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복잡하고 다단계인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에이전틱'한 시스템은 어떤 시스템을 의미할까요? 엔드류 응(Andrew Ng)을 비롯한 인공지능 학계 거장들의 공통적인 의견에 따르면 에이전틱한 시스템에는 아래와 같은 특징들로 정의 내려볼 수 있습니다.
주요 특징
자율성: 사용자의 직접적인 명령 없이도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한다.
목표 지향적 행동: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여 과제를 완수한다.
상황 인식 및 적응: 실시간 데이터와 환경 변화를 분석해 최적의 결정을 내린다.
외부 도구 활용: LLM과 결합해 API 등 외부 시스템과 연동하여 복잡한 작업을 처리한다.
반복적 추론과 계획: 정교한 추론과 반복적인 계획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
또한 이처럼 에이전틱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가 필요할 것입니다.
작동 프로세스
학습 및 적응: 환경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행동을 최적화한다.
협업: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에서는 각 에이전트가 하위 작업을 수행하고 AI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조율한다.
인식: 센서, 데이터베이스, 인터페이스 등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해독하여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추론: LLM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며, 필요에 따라 전문 모델을 조정한다.
행동: API 등을 통해 외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안전 및 규정 준수도 함께 관리한다.
이처럼 에이전틱 AI는 아직 초기 단계의 기술로, 에이전틱 AI의 정의에 따르면 아직 완벽히 구현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에이전틱 AI 기술들로는 재고상황에 따라 자율주행 지게차와 연동하여 창고를 관리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나 스스로 환경에 맞추어 주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AI 에이전트와 에이전틱 AI는 모두 LLM을 기반으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지만, 그 역할과 자율성의 수준에서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AI 에이전트는 주로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수행 중심 도우미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명확한 지시를 내리면, 이를 바탕으로 실행 계획을 세우고 단계를 수행하는 구조로, 그 자체로는 목표를 설정하거나 문제를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사용자의 의도가 있어야만 행동을 개시하는 '반응형' 시스템이라 할 수 있죠.
반면,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도우미를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주체적인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개입 없이도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를 설정하며, 상황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고 적응합니다. 다시 말해 AI 에이전트가 ‘명령을 수행하는 존재’라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목적을 찾고 행동하는 존재’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곧 기술적 구현에서도 드러나며, 에이전틱 AI는 반복적 추론, 외부 도구 연동, 다중 에이전트 협업 등 고차원적 능력을 요구합니다.
정리하자면 AI 에이전트와 에이전틱 AI는 기술적으로 유사한 기반을 공유하지만, 능동성과 자율성, 그리고 문제 해결 방식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를 지니는 개념입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에서 에이전틱 AI로의 발전은 일부 자동화된 작업들은 완전한 형태의 자동화로 전환하는 프로세스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기계 협업의 방식 또한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