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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밀라 Jan 17. 2024

6세 아이와 감정카드로 소통하기

유아기 아이와 잘 이야기 하는 방법

2023년 11월 경신코치님께 코칭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 코칭 교육은 '내가 아이에게 지금 잘 하고 있는지도 너무 궁금했고, 무엇보다 아들과 더 잘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듣고 나니 '나는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마음과 행동이 변치 않고 쭉 이어지면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때 경신코치님께서 교육이 끝난 후 [감정 행동 카드]를 선물로 주셨어요.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자기 이야기는 곧잘 하는 편도 아니고 물어도 나를 쳐다보거나 다른 이야기를 꺼내고 마는지라 어떻게 이야기를 해보지 고민이었는데 이 감정 행동 카드를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마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이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감정 카드 60장, 행동 카드 40장.


카드들을 비닐에 하나하나 넣으면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했어요.


"엇. [기쁜]이네. 엄마는 오늘 참 기쁜 일이 있었어. 오늘 대박이가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줘서 엄마는 너~~무 기뻤어. 대박이는 오늘 기쁜 일이 있었어?"


"응! 나도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줘서 너무 기뻐."


하고 이야기를 하며 정리하다 보니 100장 순식간에 넣더라고요.


이 기억이 좋았는지 다음날 아이가 감정 카드를 꺼내면서 "오늘 우리 카드 이야기해야지." 하는데 '아, 이게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참 좋은 방법이 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근 일이 좀 있어서 아이와 감정 행동 카드놀이를 못했어요.


물건을 정리하면서 아이 학습지 두는 곳에 다시 감정 행동 카드를 두었는데 어제저녁 아이가 발견했는지 저에게 "엄마, 우리 감정 카드 해야지."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감정 행동 카드를 꺼냈어요.


"엄마, 이제 카드를 다 펼쳐보자."


100장이 되는 감정 카드를 이불 위에 하나하나 다 펼쳤습니다.

(아직 감정이니 행동이니 구분이 무의미한 것 같아요.)





카드를 펼쳐주니 열심히 카드를 고릅니다.

알고 고르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결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습니다.


열심히 고르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에게 한마디 하는 대박이.


"엄마도 골라,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골라야지."

그 말에 저도 카드를 서둘러 살펴봅니다.


본인 걸 다 골라서 한편에 열심히 모아두고는 [속상한] 카드를 들고 있는 저를 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엄마, 무슨 속상한 일이 있었어?"

오마갓,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엄마는 심쿵 하고 맙니다.


"응. 엄마는 거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은데 거실이 엉망이라서 그게 좀 속상해. 대박이가 가지고 논 장난감도 정리가 안 돼있고 물건이 막 여기저기 많아서 너무 속상해"


"괜찮아, 그건 나랑 같이 하면 되지. 너무 속상해하지 마."

거기에 대답까지 해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어머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순간 고맙기도 하고 눈물이 핑 돌 것처럼 마음이 뭉클해져서 대박이가 아이를 꼭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대박아, 그렇게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우리 내일같이 정리하자."라고 이야기하며 아주 훈훈했습니다.


이제 아이가 뽑아둔 카드들을 함께 살펴봤어요.

나머지 카드는 모두 한쪽으로 밀춰두고 아이가 뽑은 카드를 한 장 한 장 다시 펼쳤어요.


오늘 뽑은 카드는 무려 27장.


그중에서 기억나는 카드는 [서운한], [울다], [응원하다] 카드네요.


(사실 ‘아~ 하는 순간이 더 많았는데 사진을 찍어두질 않고, 기억이 날아가기 전에 써두지 않았더니 다 잊어먹었네요.)


"대박아, 오늘 서운한 일이 있었어?"


"응, 외할머니가 보고 싶은데 못 봐서 서운했어. 할머니가 우리 옆에 와서 같이 살면 좋겠어. 할머니 보러 OO에 가자."


"그랬구나, 그래서 울었던 거야?”


“응, 서운해서 슬픈 마음이 들어서 울었어.”


그런 아이를 위로해 주면서 같이 카드들을 보며 이야기했어요.


그러던 중 [응원하다] 카드 차례에서 카드를 번쩍 들더니 하는 말.


“엄마, 나는 엄마를 응원해”




어흑 ㅠㅠㅠ

넌 정말 사랑이야 대박아.


그런 아이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꼭 안아주면서 저도 대답해 줬어요.


“고마워! 대박이가 엄마를 응원해 줘서 너무 좋아. 엄마도 대박이를 늘 응원해!”


그러니 아이가 저를 꼬옥 마주 안아주며 뽀뽀를 해주는데 너무 사랑스럽네요.


아이랑 놀아주는 게 별게 아닌데 이렇게 마주 보고 이야기하고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면 되는데 최근 내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또 아이가 혼자 놀 만큼 컸다고 혼자 놀게 두고 옆에서 진짜 지켜보기만 한 요 며칠이 매우 반성되었습니다.


최근 저에게 "엄마, 나랑 놀아줘, 엄마가 나랑 잘 안 놀아줬잖아."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면서 매일 30분이라도 아이와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대박아, 엄마랑 오늘도 감정 행동 카드로 놀이하자꾸나.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




#아이랑놀기

#6세아이육아

#감정카드

#유아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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