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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Jun 26. 2024

병법서를 넘어 군자사상으로, 손무 《손자병법》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 '병법서'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단지 독서를 넘어 수천년 동안 읽혀온 선조들의 오래된 지혜로부터 답을 얻어 미래로 전진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중 《손자병법》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오랫동안 읽혀왔고, 병법서를 넘어 하나의 군자사상으로 읽혀온 동양 최고의 고전이다. 

 공자와 동시대를 살던 손무는 혼란스러운 춘추시대에 중원을 차지한 오나라의 장군이다. 오나라는 당시 한족이 아닌 오랑캐 남만족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군사적으로 선진적인 면이 컸고, 중원에 전술에 능통한 외국인을 군사 전문가로 발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명장 오자서와 더불어 손무는 외국인임에도 장군이 되었고, 훗날 자신의 병법운 기록한다. 즉, 이 병법서는 혼란의 시대가 담겨있으며, 해석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 책은 수천 년간 유효했으며 현재에도 큰 의미를 유효하다고 할만 하다. 다시 전쟁과 혁명의 시대, '인류공멸이냐. 다른 세계냐'의 갈림길에 있는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손자병법》은 손자 손무가 직접 썼다고 전해지는 13편과 훗날 그의 것으로 읽혀온 글들을 포괄한다. 

제1편 '계획'에서는 전쟁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기 때문에 신중히 계획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무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를 말한다. 백성이 군주와 같은 의를 갖게 하는 정치, 기상조건과 계절의 변화를 아우르는 기후, 갖가지 지형조건을 가리키는 지리, 지략을 펴고 부하를 관리하는 장수, 군수물자의 조달 체제와 군대 조직-편제를 뜻할 법제가 있다. 장수는 이 요소를 반드시 파악해야 하며, 깊이 이해하고 장악한다면 어떤 전쟁이든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다음은 적군과 아군을 비교하면서 다음 일곱 가지를 기초로 분석해야 그 실제 정세늘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그 일곱가지는 군주의 정치의 우위, 장수지휘의 우위, 기후와 지리 조건의 우위, 법제의 우위, 병력과 무기의 우위, 병사 훈련의 우위, 상과 벌 적용의 우위이다. 이것을 파악해 기본조건을 분석한 다음 유리한 형세를 만들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병법은 기만술이므로, 병법은 이러한 적과 아군에 대한 파악을 바탕으로 계획되어야 한다.

제2편 작전에서는 손무의 유물론적 분석이 돋보인다. 전쟁의 승부가 직접적인 군사력 이전에 그 토대가 되는 경제력으로부터 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최대한 빨리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병사들이 쉽게 피로해지고, 사기가 저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무는 현지조달을 말한다.

이동할 때도 물자수송에 어려움이 있기에  현지에서 약탈할 것을 말하며, 약탈을 잘한 병사에게는 상을 줘야한다고 말한다. 이는 병력도 마찬가지로, 포로도 병사로 활용할 것을 말한다. 즉, 손무는 "싸워 이길수록 더욱 강해진다."를 말한다. 

제3편은 전략편으로, 그의 핵심이 되는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모략술과 '지피지기 백전불태'로 유명한 명언이 있다. 그는 전쟁의 법칙으로, 최선책은 적국을 온전히 굴복시키기이고 차선책이 전쟁을 일으켜 깨부수고 굴복시키기라고 말한다. 적의 전군을 항복시킬 때도 온전히 두고서 투항시키는 전략이 

최선책이며, 격파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말한다. 즉, 전략에 있어 최상책은 계략으로 굴복시키기, 차선책이 외교를 통해 적을 굴복시키기, 그다음으로 전쟁을 통해 야전에서 격파하기, 가장 나쁜 것이 적이 지키고 있는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군의 손실없이 완전히 승리를 거두는 계략으로 공격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모공의 법칙이다. 

 손무는 전쟁의 승리를 아는 데는 다섯 가지 요건이 있다고 말한다. 싸워야 할 때 판단하기, 병력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지휘하기, 장수와 병사의 의지 단결하기, 언제나 모든 준비 갖추기, 장수가 유능하여 군주가 작전에 간섭하지 않기가 있다. 따라서 이 요건들을 파악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제4편 형세에서는 군대의 힘인 군세를 펼칠 수 있도록 꾀하는 여건을 말한다. 아군을 패배하지 않는 위치에 두어 아군을 보호하면서 완전한 승리를 얻는 것이 그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다.

손무는 적의 공격에 맞선 아군의 수비를 강조한다. 장수는 지형을 통해 은폐하고, 역량을 최고도로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아군을 온전히 보전하면서 승리하는 방법이다. 

제5편 기습전술에서는 물리적 군사실력에 기초하여 장수의 지휘력과 재능을 발휘하고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내고 이를 응용하면서, 비정규 전술인 '기'로써 적에게 필승 공격을 할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작전이란 정규 전술인 정병으로써 적과 맞서며, 비정규 전술인 기병으로써 승리를 결정짓는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큰 틀은 맞는 것 같다. 공수부대와 기갑부대 정도 치환 할 만하다.) 따라서 평상시에는 정규 전술을 가다듬으면서도, 전쟁에 능한자는 비정규 전술을 통해 기세로 승리를 추구하며, 개인 전투력만의 탓이 아닌 기세를 타고 거침없이 적과 맞설 것을 말한다. 

제6편 기만작전은 빈틈이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를 말하는 '허'와 충실한 실력이나 준비를 뜻하는 '실'이라는 개념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개념은 상호의존하는데, 손무는 적에게 적이 있으면 반드시 허가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아군은 어떤 수단으로든지 적의 취약점을 만들어서 적의 '실'을 피하고, 그 '허'를 찔러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손무는 군대의 형세를 물과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 높은 곳을 피학소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군대도 강점을 피하고 약점을 노려 공격해야 한다고 말하낟. 

제7편 작전목표는 결정적인 승리의 조건을 먼저 쟁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으로, 적군과 아군이 어떻게 유리한 작전 위치를 차지하느냐를 다룬다. 특히 손무는 승리의 조건으로 지형적 조건을 많이든다. 오늘날 최첨단 무기가 오고가는 현대전에서도 유용한 개념인가 싶지만, 베트남이 지형 활용을 극대화한 게릴라전을 통해 미국을 격퇴한 적이 있고, 아프간에서도 소련과 미국이 지형 때문에 전술적 승리를 거뒀을 지라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보면, 여전히 손무가 강조하는 지형이 전쟁의 전술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제8편은 임기응변은 상황에 따라 변신하라고 말한다. 이 편 자체는 통일성이 없으나, 핵심은 구체적 형세에 근거하여 민감하게 임기응변을 하라는 것이다. 피해야 할 아홉 가지 변화 상황에 정통해야 한다고 말하며, 반드시 적과 아군의 이로운 조건과 해로운 조건이 무엇인지 함께 고찰하고 비교햐여 할 것을 말한다. 사실 이 편은 책 전체에서 가장 동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임기응변인 만큼, 최소한만 지키며 상황에 따라 적용할 것을 핵심으로 두기 때문이다. 

제9편은 이동과 정찰로, 적의 형세를 잘 살펴 정새와 징후를 관찰한 후 판단 한 것을 말한다. 오늘날에 적용하자면, '기동전'과 '정보전'이라고 할 만한데, 손무는 적의 움직임을 통해 정보를 파악한다. 적 부대가 보낸 사신의 말투부터, 적 전차부대의 움직임, 강화 요청하는 까닭, 적 막사 위에 새때가 모여드는 현상 등 사소하다고 할 만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분석한다. 오늘날 세세한 내용이 주는 현재성은 적지만, 그만큼 적의 정보 가치가 값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제10,11편은  자연지리와 지형 활용으로, 다른 편에 이어서 지형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손무는 땅과 하나가 되도록 지형에 대한 연구와 응용을 중시하도록 강조한다. 지형을 여섯 가지 형태인 육형-통형, 괘형, 지형, 애형, 험형, 원형-으로 구분하고, 각 지형에 따라 응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제12편은 초토화 작전술로, 화공을 다루는 편이다. 고대의 전투에서 중요시되던 불을 활용하는 전술을 다루며, 총 다섯 가지 종류로 나눠 그 방법과 필수 조건을 말하고 있다. 적군 막사 공격, 적군의 식량 창고 공격, 적의 보급물자 공격, 적의 보급창고 공격, 적의 운송수단과 보급로를 공격하는 방법으로, 최첨단 폭탄이 남용되는 현재 전황에도 적용될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특히 손무는 불은 강력한 파괴력이 있는 만큼, 충동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될 것을 강조한다. 파괴는 분명 유용하나, 그것은 전쟁에서 국가의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이며, 무분별한 살상을 금한다. 

제13편은 정보전으로, 손무가 여러 번 적을 아는 것을 필승의 조건으로 삼은 만큼, 첩자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섯 가지 첩자 이용 방법, 기밀 보전, 첩자의 임무, 특히 반간을 강조한다. '지피지기'의 사상을 이 편에서 집대성하는 만큼, 중요한 장이며 오늘날에도 정보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기에 이 장의 중요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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