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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라 Dec 05. 2020

임신기간 검사항목 (12~24주)

퀘스트를 깨듯 병원을 다녔다 (1)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태아의 생존 여부와 더불어 발달 경과와 산모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각종 검사를 실시한다. 보통 한 달에 1번 정도 방문을 기본으로 하며, 상황에 따라 내방하는 횟수가 더 많기도 한다. 특히 중기에는 매번 방문 때마다 해야 하는 검사들이 달라서 퀘스트를 깨는 기분으로 병원을 다녔었다.


- 11~13주 1차 입체 초음파, 목 뒤 투명대, 1차 기형아 검사

태아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처음으로 하는 검사다운 검사다.  뒤 투명대 검사는 초음파로 아기 목 뒤를 확인하여, 그 투명대가 3mm가 넘는지 확인한다. 넘는다면 다운증후군일 고위험군이라는 뜻이라 정밀 기형아 검사를 권유하는데, 니프티양수 검사 방식이 있다. 양수 검사의 경우 가장 정확하지만 직접 양수를 채취하기 때문에 태아에게 위험할 수도 있어 보통 채혈만 하는 니프티 검사를 선택한다고 한다. 비용은 병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몇십만 원 선으로 상당하다.


투명대를 확인한 후에는 혈액 검사를 진행하는데, 오차 범위에 따라 트리플(60%), 쿼드(70~80%), 인테그레티드 (90%) 3가지로 나뉜다. 보통 인테그레티드 검사를 가장 많이 진행한다고 하며, 2번 채혈해 그 평균값으로 기형아 고위험군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트리플과 쿼드의 경우 채혈을 1번만 진행한다. 어디까지나 확률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이라도 아이가 기형아가 아닐 수도 있고, 저 위험군이라도 기형아일 수 있다고 한다. 비용은 2만 원 정도였다.


목 뒤 투명대를 확인하고 나서 입체 초음파를 보는데, 이 시기의 태아는 너무 작아서 얼굴 이목구비는 확인하기 어렵다. 촬영 시 아이의 전신이 다 나와 팔다리를 비롯해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나 같은 경우 아이가 계속 빙글빙글 돌아서 앞모습과 뒷모습 모두 봤다.


병원에 따라서는 이쯤 아이 성별을 알려주기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 병원 선생님은 아직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아이가 잘 보여주면 손가락 개수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어차피 앞으로 볼 날이 많으니 이때 못 봤다고 해도 손발가락은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는 거 같다. 각도 법으로 성별을 추측하는 것도 주로 이때 초음파 사진을 기준으로 한다.


- 16주~18주 성별 판별, 2차 기형아 검사

성별 확인은 검사라기보단 초음파를 열심히 보는 것에 가깝기는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가장 기다리는 검사 중 하나다. 특별히 선호하는 성별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냥 성별이 너무 궁금해서 기다리는 경우가 대다수인 거 같다.


예전에는 여아 낙태가 너무 많아 32주 이전에 아이 성별을 알려주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일이 없다 보니 16주에 보통 성별을 알려준다. 그렇지만 사실 16주도 기다리기에 힘든 시간이라, 많은 부모들이 16주 이전에 성별을 알기 위해 각도 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별을 추측하기도 하고, 예약보다 1~2주 병원에 먼저 내원해 성별을 확인하기도 한다고 한다. 16주 검사 때 혹시라도 태아가 다리를 꼬고 있다면 확인이 어려워 다음 방문을 기약해야 한다.


이렇듯 초음파로 직접 보는 검사다 보니 남아인 경우 다리 사이에 뭔가 있는 걸 부모가 직접 확인한다던데, 우리 아기는 여아라서 그런 건 확인하지 못했다. 의사 선생님은 대음순이 보인다고 했지만 사실 일반인인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냥 여아려니 했다.


2차 기형아 검사는 엄밀히 말하자면 2번째 채혈이다. 만약 1회만 채혈하는 검사를 선택했다면 이때 채혈은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 12주와 16주 때의 채혈 결과와 함께 평균값으로 태아의 기형아 여부를 확인하며, 이 결과가 안 좋아도 정밀 기형아 검사를 권유한다고 한다. 저 위험군이라면 문자로 통보만 오고 끝이다.


- 20~24주 정밀 초음파

정밀 초음파 기계로 태아의 장기 및 손발가락을 확인하여 선천적 기형이 없는지 본다. 특히 심장을 오랜 시간 보는데, 선생님이 아무 말씀도 없이 심장을 한참 관찰하는 걸 지켜보노라면 없던 걱정도 생길 지경이었다. 다행히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소견을 받았고, 덕분에 SNS에도 임신 소식을 알릴 엄두가 났다.


의사 선생님에 따르면 정밀 초음파에서 어지간한 기형 및 병증 여부가 판별되기 때문에 여기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앞으로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간혹 정밀 초음파에서 발견되지 않는 기형도 있는데(항문이 뚫려있지 않는 경우 등), 간단한 수술로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드디어 임신기간이 반이 넘은 데다, 아기가 정상이란 판정을 받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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