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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라 Dec 06. 2020

임신기간 검사항목 (24~30주)

퀘스트를 깨듯 병원을 다녔다 (2)

임신기간의 반이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볼 정도로 배가 커지기 시작해 제법 임산부 티가 난다. 입덧이 끝나고 몸무게가 급증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식단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 나 같은 경우, 이 시기부터 배가 트기 시작해 꾸준히 늘었는데, 배가 틀지 여부와 트는 시기는 개인차가 심한 거 같다.


- 24주~28주 임신성 당뇨 검사

임신성 당뇨는 포도당을 마시고 1시간 후 채혈해 혈당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한다. 병원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대체적으로 포도당 섭취 1시간 후 혈당이 140이 넘으면 재검사를 진행한다. 140이 넘지 않는다면 간단한 문자만 받고 끝이다.


재검사는 공복 상태에서 1회 채혈 후, 포도당을 섭취하여 1시간에 1번씩 3번 더 채혈하여 임신성 당뇨 여부를 확정한다. 순서대로 95mg/dL, 180mg/dL, 155mg/dL, 140mg/dL 보다 낮아야 하며, 4번 중 2번 이상 기준 수치보다 높으면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는다. 재검사는 28주 전에 받아야 한다고 한다.


재검사를 하게 되면 병원에서 3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힘들다. 혹시라도 당뇨 확정을 받으면 매일 공복 혈당과 끼니 섭취 2시간 후 혈당을 재야 하고, 수치가 너무 튀지 않도록 식단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식단관리로도 당 수치가 조절이 안 되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고, 임신성 당뇨인 산모에게서 태어난 태아들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더라도 장기들이 미숙한 경우들이 있어 출산 후에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임신성 당뇨의 원인은 크게 3가지다. 가족력, 임신 전 비만, 노산. 저번 글에도 적었지만, 임신성 당뇨에 걸렸던 산모들은 임신 이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출산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요한다.


참고로 나는 다행히 첫 검사에서 114mg/dL이 나와 바로 정상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빠삭하게 알고 있는 건 임신 중기 때 몸무게가 너무 급증해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을까 봐 지레 겁먹고 온갖 정보를 찾아본 탓이었다. 때마침 친한 과장님이 몸무게가 거의 안 늘었음에도 임당 판정을 받았어서 임당 검사에 대한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정상 판정 이후에도 몸무게 때문에 최소 하루 1끼는 샐러드 위주 식단을 유지했고, 덕분에 24주 이후에는 체중이 비교적 천천히 늘었다.


- 28주~30주 2차 입체 초음파

기다리고 기다리던, 태아의 얼굴을 보는 시간이다. 외형상 나타나는 기형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시기인데, 12주/20주 검사 때 이상소견이 없었다면 대부분 기형에 대해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듯하다. 나 역시 아기 얼굴을 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초음파실에 들어갔었다. 일반 초음파로 아기 크기 및 상태 확인 후 입체 초음파로 태아의 이목구비를 확인하며, 보통 이 입체 초음파 사진을 컬러로 인쇄해준다.


태아 위치에 따라서 얼굴을 못 보는 경우들도 많다. 아이가 얼굴을 손이나 발로 가리기도 하고, 태반 뒤에 얼굴이 있어 아예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보통 머리가 아래쪽에 있어야 장애물이 없어 촬영이 잘 나오고, 역아라면 태반에 가려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입체 초음파를 이 시기에 보는 것은 아기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보다 작으면 얼굴에 지방이 붙기 전이라 실제 신생아 모습과 차이가 있고, 이보다 주차가 많이 지나면 아기가 커져 얼굴 전체를 찍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28주쯤에 촬영 시 잘 안 보여서 촬영을 제대로 못했다면 다음 내원 때 촬영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 검사까지 끝나면 병원 퀘스트는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30주 이후부터는 출산 준비를 위해 2주마다 병원에 내원하며, 임신중독증 확인을 위해 소변검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그 외 초음파 검사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아기의 위치, 심장소리, 크기만 보고 끝나며, 태동 검사는 막달에(37주 이후) 진행한다.


이렇게 적어두니 임신 중기가 할 일도 많고 피곤할 거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몸도 마음도 가장 멀쩡했던 시기였다. 2주마다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초기나 후기에 비해 병원도 4주에 1번만 가면 되고, 호르몬에 의한 피로감도 확실히 덜했다. 입덧이 끝난 데다 아직 아기가 충분히 크지 않아 먹는 것도 문제가 거의 없고, 1시간씩 걷고 요가를 더 해도 몸이 가뿐하니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자주는 못 다녔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물 좋고 경치 좋은 곳들을 다니며 즐겁게 지냈고, 그래서 시간도 빨리 지나갔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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