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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네 콩티도 반한 Les Maisons Rouges

천혜의 자연환경, Jasniere 지역 최상급 비오 다이내믹

https://brunch.co.kr/@larosedepensee/8

이번에는 지난 2월에 갔던 Thierry 아저씨 동네 지역인 Jasnieres 지역의 Les Maison Rouges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5월 와이너리 방문은 보르도 지역을 먼저 갔다가 올라오는 길이었지만 우선 역으로 이 곳 이야기부터 쓴다. (보르도 이야기도 엄청납니다!)

Thierry 아저씨의 Chahaignes 과  불과 15분 거리의 Les Maison Rouges

Thierry 아저씨 글에서도 루아르에 대한 설명을 많이 했지만 역시 그래도 루아르는 늘 어려웠다. 대부분 근처에 와이너리들은 모두 Jasnieres라고 표기하는데 Thierry 아저씨들은 그 지역들과 같든 포도 품종을 쓰는데 와인 라벨에 그걸 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유명한 Jean Pierre Robinot 도 그렇고 왜?

Jasnières 표기가 없는 Thierry 와 Robinot의  와인

르망에서 투르로 이어지는 이 Sarthe 지역은 프랑스 인들도 이 지역에 대한 곳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프랑스 내에서도 아직 그나마 가장 자연적인 곳이 남아있는 곳을 이곳으로 친다고 한다. 시골 중 시골!


Val De Loire https://www.vinsvaldeloire.fr/en

루아르 계곡을 소개한 웹사이트를 보면 Tours라는 도시를 거점으로 바로 강 근처에 크게 형성된 곳들은 대개 Touraine 지역이라고 하는데, Thierry 아저씨와 오늘 소개할 Maison Rouges 와이너리는 별표 친 곳의 지역처럼 우리가 주로 아는 Touraines과는 좀 위에 있다.


아래 사진에 강을 보면  Sarthe 주와 Indre Le Loire 주가 Loir 작은 강을 경계로 딱 나뉘게 되며 이 곳의 와인들은 대부분 AOC 상 Jasnières로 구분된다.

Loir 강을 경계로 Sarthe주 남쪽 끝에 위치한 Jasniere 지역

 Les Maison Rouges를 포함한 근처 부분들은 행정 구역상 Jasnieres로 통합되지만, Thierry 아저씨가 있는 동네 샤인의 경우는, Jasnieres 에는 행정적으로는 포함되지는 않지만, 땅과 계곡이 그대로 이어지고 같은 포도 품종 화이트 Chenin과 레드 pineau d'aunis 두 품종만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성격을 지닌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아무튼 예전부터 여유가 되면 언젠간 가보아하지 하고 저장해둔 곳이었는데, 늘 Thierry 아저씨네에서 화이트와 레드를 먹기도 바빠서 바로 근처 동네의 와이너리들은 가볼 기회도 없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마침 출장이 끝나고 베르사유 돌아가기 전날, 학교 친구의 친구인 Anais가 잠깐 바캉스를 와있는데 자기 오빠가 와이너리 Les Maison Rouges의 현재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Adrien Jardin 이라며 하루 더 있을 수 있으면 와인 테이스팅을 하고 가라는 것이다.

친절했던 Anais, Les Maison Rouges 의 강아지

그래서 베르사유로 돌아오려던 일정을 하루 더 연기하고 Anais와 Thierry  아저씨네 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면서 들어보니, 현재 해당 와이너리는 원래 Adrien의 부모님 Élisabeth et Benoît Jardin 께서 파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시다가 40살이 넘어 이곳에 정착할 겸 1994년부터 정착해 와인을 만드셨다고 한다.

 Les Maisons Rouges의 시초, Élisabeth et Benoît Jardin

지금은 부모님은 은퇴해서 Thierry 아저씨와 멀지 않은 곳의 주택에 사시고, Anais는 프리랜서라 바캉스 때 여기에 와있고, 현재  Adrien 이 열심히 일하는 Les Maison Rouges는 어릴 때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곳이라고 했다.

Adrien과 Anais 가 어릴 때 놀던 도메인 앞 연못

처음에는 0.5헥타르에서 시작해 현재 9 헥타르를 운영 중이고, 2017년, 그러니 비교적 얼마 되지 않은 몇 년 전부터 현재 Adrien Jardin과 이복형제 Julien이 2019년부터 조인해서 왔는데 계속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다 2020년 와인부터 Thierry 아저씨 말로는 Touraine  지방에서 Adrien이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와인을 만들어 낸다고 소문이 나있다고 하셨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설레는 마음을 안고 Adrien과 인사 후 Cave로 직행. 생각보다 Cave 가 어마하게 컸는데, 원래는 채석장이었고, 그다음에는 빈 공간을 버섯을 키우는 사육장으로 쓰이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꺄브 내에 특유의 구수한 향이 가득했다.

Les Maison Rouges 와인잔

이 곳 Les Maisons Rouges의 시그니처 심벌인 로고. 꺄브에서 화이트 와인 Chenin blanc 2020년 배럭 속 와인들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


좀 더 어린 포도나무들인 Dans les perrons는 확실히 목구멍 끝가지 쭉쭉 밀고 들어오는 강렬함이 있었고,  L'eclos  은 오래된 포도나무답게 확실히 연륜이 느껴졌다. 둘 다 너무나 섬세하고 전혀 부담스러운 느낌이 없었는데 Thierry 아저씨가 2018년 이후 현재 화이트 와인이 하나도 없는데 그를 생각하면 정말로 오래간만에 Thierry 아저씨만큼의 화이트 와인을 발견한 거 같아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너무나 맛나던 2020 chenin blanc들

레드 와인도  Pineau d'aunis 품종으로 이곳 Jasnières 지역에서만 나는 정말 특별한 품종인데 프랑스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없다가 요즘 들어 파리에서 이 품종이 핫해지니까 요즘 서서히 난리가 난다고 한다. 현재 Thierry 아저씨도  pineau d'aunis 품종 와인은 아직 준비가 덜 돼서 기다려야 하고, Gamay만 올해 2020년 처음 나왔다. 


우리가 가장 많이 아는 보르도 레드 와인과 비교를 하자면, 보통 친구들이랑 보르도 와인을 마시면 편백나무로 만든 나무 도마를 핥아먹는 맛...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특유의 혓바닥을 건조하게 만드는 느낌이 있다.


보르도 와인은 곧 다른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확실히 특유의 매운 느낌이 늘 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멜롯 80%에 Carbenet Franc 20% 라는 수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멜롯이 지닌 우아하고 부드러운 맛이 좋은데 그곳이 가장 강한 곳이 Saint Emilion 그리고 Pomerol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 곳도 이번에 비교할 겸 5월에 다녀왔으니 기대하시라!)


아무튼 그 보르도 와인들과 차이를 두자면, 똑같이 나무 도마를 핥는 맛인데 확 쏘거나 매운맛을 확 잡아준다는 것이다. 전혀 다른 포도 품종이지만 꼭 비교해야 보아야 할 만한 품종인데, 아마 향후 내추럴 와인 계에서 보르도의 명성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꺄브에서 2020년 배럭들 속 테이스팅을 마치고 이제 시판 용인 2018 chenin blanc과 2019 레드 와인까지 테이스팅 하였다. 아무래도 Adrien이 원래 Animateur (사회자 혹은 애니메이션 설명하는 사람)이었기에 아주 쉽고 명확하게 설명을 잘해주었다.

포도밭들이 Jasnieres 전 지역에 걸쳐 다양하게 분포가 되어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래 그림에서처럼 언덕의 윗부분, 그 밑에는 넙적한 큰 돌(Perrons)이 있는 지역인 Couteau de loir 지역들은 "Dans les Perrons" 좀 더 어린 와인들이고, Jasnieres 지역은 대개 그 언덕이 아닌 계곡 부분에서 자라는데 좀 더 오래된 와인들이며  "L'eclos" 와인 라인들이 생산이 된다. 그리고 중간에 마치 사람의 코처럼 생긴 비탈에서 자란 와인들은 "Sur le nez(코 위에서)"라는 이름으로 붙여서 판매가 되고 있었다.

신나게 지른 화이트 및 레드 와인들

이렇게 각 와인 라벨의 이름들만 보아도 그 지역 특성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이해하다 보면, 아직은 나에게 낯선 프랑스어 표현들도 많지만 또 한걸음 한걸음 더 프랑스를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된다.


 이 때문에 와인은 단순히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아닌, 포도를 재배하는 생산자, 그 생산자가 어떤 생각과 방법으로 생산하는지, 그 포도들은 어떤 기후에서 자라는 것들인지 등 모두가 아주 중요한 것이다.

2018 180C 매거진에 소개된 아버지.

부모님의 경우 2018년 5월호 180c 요리와 와인을 소개해주는 매거진에도 소개가 되었고, https://www.180c.fr/produit/125-des-raisins-et-des-hommes-n5/

가장 최근에는 Saveurs 272호 2021년 3 월편에 한번 제대로 소개가 되었다.  https://www.saveurs-magazine.fr/saveurs-n272-65-recettes-gourmandes/ 

여기서 팔고 있는 Chenin blanc Secs 라인과 Moelleux 라인 모두 소개가 되었다 :) 심지어 엄청나게 유명한 Jean Pierre Robinot 아저씨의 L'ange vin 라인의 Cuvee Juliette Robinot 라인과 함께 말이다.

테이스팅 막바지에!! 3이서 함께 ㅎㅎ

친절했던 Adrien과 Anais, 그들은 내가 처음 보는 Biodyvin이라는 인증마크도 보여주었는데, 로마네 콩띠 와이너리도 뒤늦게 이 인증마크를 달았다고 한다. 단순히 bio 보다 훨씬 까다롭고 어려운 수준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인증마크를 이미 달았다는 것은 상당히 유의미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BIODYVIN 비오다이나믹 인증 마크

물론 아쉽게도  Jasnières 지역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가격대가 만만한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검증된 수준의 좋은 와인을 이 정도 가격에 믿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행운이 아닌가 싶다. 특히나 요즘 맘에 드는 Chenin blanc 재고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와인도 사실 엄청 싸게 먹을 수 있는 편이란 것.


이렇게 열심히 테이스팅을 2-3시간을 하고 꼭 가져가고 싶은 와인 화이트 2종과 레드 하나씩을 구매하고 Anais랑 이야기하는 동안 마지막으로 Adrien이 자기네들이 넣는 화산에서 추출한 이산화황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었다. 보통 내추럴 와인, 그리고 바이오 와인으로 가게 되는 조건 중의 하나가 Suffre 황을 넣는 mg에 제한을 두는 것인데 , 문제는 아무리 적게 내어도 기본적으로 이산화황 생산 과정상 인공적인 화학 향이 날 수밖에 없다.

화산 추출 이산화황 주입 과정을 설명하는 Adrien

그러나  Adrien의 경우, 이탈리에서 화산에서 추출한 이산화황을 개발한 곳을 알게 되어, 이 부분을 가져다 양도 2mg 만 사용해 큐브 안에서 기포와 함께 주입한다고 한다. 바이오 다이내믹이 거의 100mg까지 허용을 하는데, 사실 2mg이라고 하면 정말 내추럴 와인들도 안 쓰는 소량이기에, 실질적으로 biodynamic 와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내추럴 와인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잡지에 소개된 Les Maison Rouges , Adrien

Thierry Hesnault는 어차피 대량 생산을 거부하고 자본주의 시스템화를 거부하는 일종의 야생의 생산자라고 생각한다면,  Les Maison Rouges의 Adrien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Jasnieres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열심히 Thierry 아저씨 같은 분들에게 포도 가지치기나 자연 그대로의 노하우를 배우면서도 또 현대적으로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 조건에 필요한 많은 요건들을 배우고 맞춰나가며 4-5년 만에 시스템이 제공하는 인증도 하나하나 따내며 열심히 와인을 만드는 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몇 년 전 르망에 로마네 콩티 생산자가 꺄브에서 테이스팅을 하다가 Les Maison Rouges 가 궁금하다 해서 생산자들이 부모님에게 직접 찾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로마네 콩티에서 하나하나 자기들은 어떻게 생산하는지 다 배우고, 서로 정보 공유도 하고, 그때 이후로 Adrien도 더 열심히 자극을 받아서 와인을 더욱 정성스럽게 만들고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는데 최선을 다 했고, 지금의 바이오 다이내믹의 성과와 매거진에 소개되는 쾌거를 이루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

과거 채석장 및 버섯 재배장이던 Cave

우연찮게 하루를 더 미루게 되었지만, 그 날 저녁 다시 나는 Thierry 아저씨네 집에서 오늘 어쩌다 Adrien네 집에서 테이스팅을 하게 된 이야기, 역시 세상은 좁다는 이야기, 또 Adrien네 가족처럼 파리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새롭게 완전한 자연인 루아르에서 와인에 도전하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나누며 5월의 보르도 및 와인 출장이 그렇게 끝났다.


편하고 흥미롭지만, 지속 가능한 와인 문화.
#라발렌느 #labaleine #프랑스 와인 직구 #와인직구 #유럽와인 #와인구매대행


개인적으로 베르사유에 사는 프랑스의 이야기들은 아래 인스타그램 제 계인 계정에서 확인하세요 ^^

https://www.instagram.com/jangmin.versai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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