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세 번째 이야기
기획企劃, planning, Planung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
'기획'의 사전적 의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변화를 가져올 목적'이라 생각한다. 나의 주 업무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시행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이 변화를 준비해야 하고, 가장 적합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일이기도 하다.
그냥 이렇게 4월이 지나고 있구나
창업을 하고 일을 하면서 아주 힘들었던 시간이 많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대표들은 나와 비슷할 것이다. 돈 때문에 힘들고 사람 때문에 지치며 어려운 일들 때문에 매 순간 좌절하기도 한다. 그런 일들을 잘 넘기고 경험을 쌓으면서 단단한 대표가 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무게를 못 견디면 하고 있는 일들을 중단하게 된다.
나는 4월을 가장 좋아한다. 시간을 내서 많이 걷고 이 시기에 여러 가지 생각도 많이 한다. 4월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4월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위노'라는 이름으로 제품명이 결정된 우리의 비대면 솔루션의 Logo 디자인도 최종 결정이 되었다. MZ세대 기획팀 리더가 설계하고 있는 제품 기획도, MZ세대의 디자이너가 만들어가는 로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로고 디자인이 결정이 되어 검토해 달라고 부탁을 받았지만 따로 검토를 하지 않았다.(사실 보내준 파일을 열어보지도 않았다. 잘못된 피드백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니할 수가 없었다. 디자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만든 담당자들의 작품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걸로 진행하시죠! 괜찮고 저는 마음에 듭니다!'
이 정도 피드백과 함께 우리 WINO Logo 디자인도 결정이 되었다.
우리의 새로운 제품 '위노'는 제조회사에서 생산관리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비대면 생산관리 솔루션'이다. 이렇게 제품이 출시되고, 이름이 정해지고 브랜드가 결정되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시작이 되는 것이다. 성공을 하느냐 망하느냐는 우리의 의지와 크게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할 수 있는 것까지 다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제품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의 과정들.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그걸 통해서 기획팀도 팀원들도 회사도 성장을 하고 결국은 가치 있는 제품이 성공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언제나 믿고 있다(싶다).
뭔가를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제조업에서는 관리해야 할 지표도 많고 관리 포인트도 다양하다. 그래서 수집할 데이터의 대상도 많고 수집 절차도 까다롭고 어려워서 제조업에 종사하시는 현업 관리자분들과의 많은 사전 논의도 필요하다. 그래서 표준화가 잘 되어있는 기업의 전사적 자원관리 솔루션인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처럼 소기업에서 편하고 간단하게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영세한 제조기업이 많다.(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종사자 10인 미만의 기업을 소기업으로 분류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영세한 기업들은 IT 솔루션을 통해 공장의 생산관리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컨설팅을 받거나 비싼 금액을 투자하여 솔루션을 구축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IT 기술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공장들을 다니면서 이 부분을 항상 고민하고 있었고, 소규모 공장에서도 저렴한 금액으로 IT를 도입하여 생산관리를 잘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고 싶었다.
우리의 '위노'를 활용하게 되면 소기업도 부담이 적은 비용으로 술루션을 통해서 공장관리를 할 수 있다. 복잡한 IT 환경을 알아야 하거나 공장 환경을 관련자와 함께 분석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인터넷으로 충분하고 간단하게 공장의 생산관리를 할 수 있다. 소기업이 얻게 되는 것은 기존에 수기로 해오던 생산관리를 디지털화해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소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이니 그 가치를 잘 설명해야 하고, 그것 역시 기획팀에서 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획팀이 '위노'라는 콘셉트에 훌륭한 가치를 불어넣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반듯한 외모를 갖추기 위해서 디자이너들이 밤새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실체를 제대로 나타내기 위해서 많은 개발자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이 새로운 솔루션은 이런 노력들을 통해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항상 감사할 뿐이다.
올해 그리고 어쩌면 내년에도 여러 방면에서 많은 도전을 받을 것이다. 다양한 비난도 받을 것이고 여러 가지 좌절도 경험할지 모른다. 버텨서 사라지지만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내년에는 좀 더 적응을 잘할 것이고, 운이 좋으면 일부 고객들도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제품은 언제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찾고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드면 제품은 언제나 잘 될 수 있을 것이다. 뭐라도 하게 된다면 가능성이 스스로 열리게 된다. 그래서 버티는 게 중요하다.
뭘 해야 하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뭘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나는 뭘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더 불안하다.
기획은 해야 할 뭔가를 만드는 일이고 항상 어렵다.
그래서 회사의 구성원은 기획팀이 하는 일에 늘 관심을 가져야 하고, 회사는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할 가치 있는 일들을 계속 고민하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CEO 일기 다음 시간은
Ep13. '2021년 4월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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