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프로필 이후 나에게 찾아온 첫 번째 폭식, 그건 바로 결혼기념일이었어. 바디 프로필 촬영 후 3일 만이지. 결혼기념일을 핑계 삼아 맛있는걸 많이 먹기 위한 계획으로 호텔 뷔페를 예약했어. 그리고 그날 첫 폭식이 이어졌지. 폭식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먹은 건 아니야. 나름 양 조절을 잘해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먹기 시작했어. 내 몸속에 음식을 가득가득 채워서 식도 끝까지 음식을 채웠던 것 같아.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 채우고 나서 디저트로 마지막을 가득 채워주는데 참 행복했던 것 같아. 그동안 참아왔던 나의 식욕이 마구 폭발한 느낌이랄까?
배를 두드리며 호텔 숙소에 올라가서 신랑과 함께 영화를 보려고 영화를 선택하고, 편의점에서 사 온 과자를 입에 넣기 시작한 순간. ‘아, 뭔가 잘못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숨이 가빠오기 시작하고, 위가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 배가 빵빵해져서 내가 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 토할 것 같은 답답함에 화도 나고, 너무 어이가 없더라. 왜 이렇게 까지 먹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먹는 것이 너무 좋았으니까. 그렇게 우리의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은 과식을 넘어선 폭식을 하고 위가 너무 아파서 울다가 잠들며 끝이 났어.
다음날, 새벽에 눈이 떠졌는데 몸을 너무 움직이고 싶더라. 그래도 밤사이 소화가 조금은 되었는지 어제만큼 위가 아프지 않았어. 내 몸이 내가 잠든 동안 내내 열심히 일을 했겠지? 호텔 오션뷰를 배경 삼아 땅끄 부부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했어. 몸을 좀 움직이니까 살 것 같더라. 그렇게 넘어가나 했던 나의 폭식은 빵과 과자와 함께 끝없이 이어졌어.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도 난 내가 빵순이, 과자순이 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 빵을 너무 좋아했고, 과자를 너무 사랑해서 늘 빵과 과자를 먹기 바빴거든. 하지만 그 습관이 이렇게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 바디 프로필 촬영 이후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빵과 과자의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이야. 정말 답답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어. 식단 조절을 하면서 다시 좋은 습관을 만들다가도 어느 순간 빵과 과자를 먹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돼. 귀여운 수준으로 빵과 과자를 먹는 게 아니었어. 편의점을 차례대로 돌면서 빵과 과자를 잔뜩 쇼핑해오는 게 나의 일상이 된 것 같았어. 그리고 티비를 보며 쉴 새 없이 먹기 시작했어.
이런 폭식 습관은 늘 내가 혼자 있는 시간에 이루어졌어. 운동 끝나고 집에 오는 길, 신랑은 출근하고 나는 쉬는 날, 출근까지 여유가 있는 날.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근처 빵집과 편의점에서 빵과 과자를 잔뜩 사서 먹고 또 먹는 일상이 반복되었지. 아무런 영양소도 없이 지방만 가득한 빵과 과자, 제발 그만 먹으라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끝없이 말렸지만 정말 절제가 안되더라. 매일매일이 속상함의 연속이었어. 절제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럼에도 또 빵과 과자를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잘 이겨내고 싶은데 참 어렵다. 나도 나를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