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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혁H Sep 12. 2021

소각(燒却)

21.07.30.



어제는 또 다른 야망을 죽여냈다
눈물은 증발된 듯 머금지도 않았다

내리쬐는 열기의 광염들에
잔존하던 활기 그 흔적마저 메말랐고
해방은 아지랑이처럼 서성이다
이내 신기루 마냥 흐트러지고 만다

찬란함을 꿈꾸던 젊음은
이미 실종상태
세상을 바꾸리라던 의지는 지친지 오래다

저멀리 소리 내뿜던 나팔은
탈진의 불씨 속에
수천번 달궈져 딱딱한 쇠붙이로만 엉겼다

순수했던 혼  청량했던 기운은
온데간데 없이 황량히 사라졌으니
남아있는건 갈라지고 쪼그라든
가시 달린 선인장  몸뚱아리 껍데기

내일은 또 어떤 갈증에 젖어들까
무기력한 살결이 잿빛으로 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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