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습관으로 만들 것인가
분주한 아침, 눈을 뜨자마자 다시 시작될 하루의 무게에 눌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날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삶의 작은 질서를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주 사소하지만 강력한 하나의 행위를 떠올립니다. 바로 아침의 침구를 정돈하는 일입니다.
윌리엄 맥레이븐 미 해군 대장은 성공의 비밀이 아침 이불 정리에 있다고 말했다.
<기적의 1초 습관>, 엄남미
엄남미 작가는 책에서 청소와 정돈을 이야기하며 가장 먼저 ‘이불 정리’를 꺼내듭니다. 다소 뜬금없어 보일 수 있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1년 전, <침대부터 정리하라>는 책을 읽고 한동안 아침마다 침구를 가다듬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무심하게 흘렀고, 어느새 그 다짐은 희미해졌습니다.
최근 엄남미 작가의 글을 다시 접하며 잊고 있던 아침의 작은 습관을 제 모닝 루틴에 다시 포함시켰습니다. 덕분에 저의 아침 의식은 어느덧 19가지로 늘어났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가족 중 가장 먼저 일어나는 탓에, 아내와 아이를 깨우지 않으려 제 잠자리만 조용히 정리하는 게 전부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작은 행위 하나가 흐트러진 마음에 조용한 파동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정돈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레 방 한편의 서랍으로 이어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서랍은 무질서의 집합체와 같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정리함을 사 와서야 비로소 저만의 힘으로 서랍에 질서를 부여했습니다. 정리함이라는 틀이 생기자, 뒤죽박죽 섞여 있던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이제는 서랍을 열 때마다 무엇이 어디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곤도 마리에는 <수다스러운 방>에서 "정리는 한 번에 끝내야 하는 축제라고 생각하자."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매일 조금씩 하는 정리로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조언합니다. 반면 엄남미 작가는 ‘1초 정리’처럼 매일의 작은 습관을 강조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 두 가지 상반된 조언은 모두 일리가 있었습니다.
제 서랍처럼 극심한 혼돈 상태에는 곤도 마리에의 ‘축제’가 필요했습니다. 작은 시도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워 쉽게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큰마음 먹고 축제를 벌여 질서를 잡은 뒤에는, 엄남미 작가의 ‘1초 정리’로 그 상태를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했습니다. 하루 동안 조금씩 흐트러진 부분을 바로잡는 일상의 작은 습관 말입니다.
오늘, 저는 침구와 서랍 정리에 대한 단상을 나누었습니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침대 정리는 간단하지만 눈에 보이는 명백한 ‘첫 번째 성공’입니다. 명상이나 긍정 확언처럼 그 결과가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퇴근 후, 잘 정돈된 침대를 마주하는 순간 느끼는 안도감은 그 어떤 보상보다 값집니다.
오늘 아침, 잠에서 깬 당신의 침대는 어떤 모습인가요? 거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그저 이불을 가볍게 정돈하는 그 작은 행위 하나만으로도, 당신의 하루는 조금 더 단단한 기반 위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