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전환 후 새로운 도전의 시작
2023년에 있었던 일 중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역시 ‘결혼‘과 '개발자 전직'입니다. 아무래도 인륜지대사 중 하나인 결혼이 있었던 해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던 한 해였습니다. 결혼 이후에도 커리어적으로 많은 일들이 휘몰아쳤었던 한 해를 돌아보며, 회고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결혼식은 3월 초였습니다. 결혼식을 앞둔 여느 예비 신혼부부들이 그렇듯, 3개월 전부터는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사실상 아내가 다했습니다만...) 결혼식 당일에 있을 일들에 대한 준비도 많고(축가, 축사, 성혼선언, 주례, 사회자 섭외 등), 신혼여행 준비도 해야 했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청첩장 모임이었습니다. 저는 저를 위해 시간을 써준다는 것에 아주 큰 고마움을 느껴 제가 초대하고 싶은 친구 및 지인들은 전부 직접 만나서 청첩장을 전달해주어야만 한다는 주의였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평소에도 친구들과 약속 한 번 잡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친구들과 각각 약속을 잡는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습니다. 특히 한 친구 무리가 있을 때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어찌어찌 약속을 잡아냈을 때 한 주에 약속이 다섯 개나 되었을 때는 너무도 괴로웠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이렇게 서로 다른 친구들을 한 주에 다 본다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결혼식은 제가 바랬던 그림대로 아주 행복하게 치렀습니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대로 저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 함께 해주었고(사회, 축가), 아내의 가장 친한 친구가 축사해주었으며, 아버지로부터 덕담을 들었습니다. 성대한 규모는 아니었어도, 세상 어떤 결혼식보다 행복한 결혼식이었습니다.
결혼식을 치른 시기에도 저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재직 중이었고, 회사에서 준비 중이던 서비스의 런칭을 앞두고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데드라인이 다가오는데도 급격히 변하는 기획이나, 각각 다른 플랫폼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정 및 요구 사항들,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QA...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1월 출시 일정이었던 프로젝트가 1,2주씩 연장되다 결혼식까지도 완료가 되지 않았던 점입니다. 저는 결혼식을 마친 다음 날 신혼여행을 출발해야 했기에 불안감을 가진 상태로 다녀와야 했습니다.
결국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결국 제품은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적극적으로 이직 준비를 하였습니다.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에 가게 된 계기는 프로덕트의 시작 단계부터 출시까지를 모두 경험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비록 완전한 출시를 이루지 못했지만, 프로덕트의 기획부터 디자인을 모두 경험하였습니자.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성취는, 동시에 4종류의 플랫폼에 맞춰 UIUX 디자인을 한 점입니다.(iOS, Android, PC Web, Mobile Web) 이전 커리어에서의 경험은 PC Web과 Mobile Web만 있었고, 모바일 앱에 대한 실무적인 경험은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개발이 가능한 앱 디자인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다음으로 필요했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은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본래 그리던 그림은, 출시 후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말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좋아하는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즉,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을 꿈꿨죠. 당시 회사의 상황 상 출시 계획은 더 미뤄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저는 본격적인 이직을 계획했습니다.
이 당시 유의미한 성취가 둘 있었는데요, 하나는 포트폴리오, 다른 하나는 경쟁력 검증이었습니다.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저의 경험은 아직 경쟁력 있는 이야기를 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는데, 막상 정리를 하기 시작하니 꽤 괜찮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물론 제 기준이지만...) 이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이직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이직하고 싶은 회사의 기준은 3가지로 하였습니다.
내가 사용자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디자이너가 3명 이상인 회사
데이터 기반의 디자인을 하는 회사
물론 전부를 충족하는 회사들만 지원할 수는 없었고, 어느 정도 기준에 부합하면 지원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최종 합격까지 갔던 회사는 없습니다. 제 기준에서, 아직 이직 시도를 1차밖에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후술 하겠습니다.) 하지만 최종 면접까지 갔던 회사가 있었는데, 저 3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아주 유의미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데일리 유저로서 눈여겨보던 서비스를 운영하던 회사였기 때문에, 저의 이전 디자인 경험들이 시장에서도 조금은 통하는 듯하여 너무 기뻤습니다. 당시 아직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는데, 의례 하는 말이라도 면접관께서 포트폴리오에 대한 칭찬을 해주시면 그렇게 기쁠 수 없었습니다!
저의 서류 지원 성공률은 약 30%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여 매사 의도적으로 기대감을 낮추는 성격이지만, 낙담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다른 분들의 취업 및 이직 이야기를 들어보면 100개 지원해서 정말 원하던 회사 1개만 붙어도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모수로도 이미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때문에 커피챗을 이용하여 제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회사에 재직 중이신 선배님으로부터 포트폴리오 피드백도 받고, 디자이너의 이야기도 들으며 스스로를 고취시켜 나갔습니다. 꼼꼼하게 포트폴리오를 읽고 날카로운 피드백을 주셨기 때문에 너무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따뜻한 격려와 함께 본인의 실패담도 공유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1차 이직 시도를 마쳐가던 중, 오랜 인연이 있던 지인으로부터 생각지 못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재직 중인 회사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함께 일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굉장히 혹했습니다. 한창 디자이너 이직 시도를 하던 중에 뜬금없지만, 저에게는 정말 매력적인 선택지였습니다. 이 배경에 대해서는 개발자가 된 디자이너에 자세히 작성해 보았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저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부터 개발에 큰 흥미를 느껴 틈틈이 공부하며, 현업에서도 조금씩 기여를 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프로덕트 디자이너 커리어를 중단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망설였습니다. 이직 준비를 하며 자신감도 더욱 얻었고, 이루고 싶은 단계도 아직 멀었으며, 디자이너로서의 성취감을 아직 많이 맛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몇 날 며칠을 깊게 고민한 끝에 전직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 고민을 해결해 준 깨달음은, 개발과 디자인은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위 아티클에서 자세히 작성했기 때문에 요약하자면, 프론트엔드 개발이란 디자인의 최종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더 넓게는 결국 함께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메이커로서의 역할이 동일하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개발자의 세계를 동경하게 된 것도 저의 결정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들의 세계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개발자들은 끊임없이 배우며 서로 공유합니다.
개발자들은 끝없이 탐구해야 합니다.
개발자들은 문제 해결을 즐깁니다.
이러한 점들은 사실 제가 디자이너를 꿈꾸던 이유와 유사합니다. 때문에 저는 고심 끝에 결심하여,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입사하고 첫 한 달은 많이 당황했습니다. 이전에 재직하였던 회사들은 입사하자마자 당장 당면한 과업들이 수두룩했었기 때문에, 여유란 없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 회사에서는 제가 팀원으로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넉넉한 시간들이 주어졌습니다. 온보딩을 하며 제가 투입될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익혀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배워야 했던 기술은 Vue.js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이전 회사들에서 얕게나마 경험해 본 프레임워크는 Next.js, 즉 React였기 때문에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Vue도 작동하는 원리가 큰 틀에서는 React와 유사하다고 느껴져 생각보다 수월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물론 디테일한 차이들은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jsx 기반 문법인 React와 달리 Vue.js는 html, cas, js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해가 쉽게 되었습니다.
처음 투입된 프로젝트에서 저에게 일임된 일은 퍼블리싱이 주를 이뤘습니다. 다행히 이전 회사에서부터 디자인 QA나 공동 컴포넌트, 레이아웃 개발을 조금씩 했었기 때문에 익숙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를 매니징 해주시는 책임님 주도 하에, 디자인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시절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며 고군분투했던 경험 덕분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피그마에서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던 것과 달리 개발에서는 더욱더 복잡하고 깊게 사고해야 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글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현재는 다른 프로덕트에서 컴포넌트 세분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 프로덕트 때 비해 조금 더 개발자다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컴포넌트를 나누어야 팀원들과 이해도를 맞출 수 있을지, 코딩 컨벤션은 어떻게 맞추어야 할지,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어떻게 주고받아야 효율적인지 등 무수한 고민거리와 논의가 있었습니다. 항상 어려웠지만, 이런 점에서 개발자로서의 즐거움을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미숙하지만 사내에서 ’Vue.js를 활용한 Web 개발 - 컴포넌트‘라는 주제로 짧은 테크톡을 진행해 보았던 것이 인상 깊습니다. 발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스스로 모자란 지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고, 내년에는 더욱 발전한 테크톡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습니다.
6월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약 7개월 차에 이르렀습니다. 꾸준히 느껴왔지만, 당면한 문제를 어찌어찌해내긴 해도 항상 근본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근본이라 함은 역시 JavaScript입니다. 주위의 선배 개발자들, 아티클,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누누이 들어왔듯이 역시 어떤 프레임워크를 쓰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저는 JavaScript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습니다. 현재도 틈틈이 공부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JS를 깊게 파서 JS를 잘 활용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될 것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저는 개발 공부의 첫 시작을 노마드코더에서 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재직 중이에도 한 단계 씩 틈틈이 강의를 수강하며 공부해 왔는데, 마침 리액트 10주 스터디가 열려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띄엄띄엄 공부했던 React부터 Next.js까지 제대로 한번 파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체 과정은 총 5개의 강의로 React 기초 - React 심화 - TypeScript 기초 - Next.js 기초 - Next.js 심화 순서였습니다. 매일매일 챌린지를 클리어하지 않으면 강의 별 기준에 따라 스터디를 탈락하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에 농땡이를 피울 수 없었죠.
확실히 공동의 목표를 가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같은 진도로 공부를 해나가니 늘 동기부여가 되었고, 챌린지를 클리어하는 것이 일종의 게임처럼 느껴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지지부진하게 강의 공부를 하다 끊기다 하던 것과 달리, 스케줄에 맞춰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TA(스터디 조교)가 있어, 원활한 스터디 진행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점
디스코드를 통해 스터디원들끼리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점
챌린지 제출 후 스터디원끼리 서로 코드 리뷰를 하는 점
주차별 주간회의를 열어 특정 주제에 대한 발표(ex. 상태관리 라이브러리 발자취, 개발자의 커뮤니케이션 등) 혹은 졸업작품 코드 리뷰
매일 TIL 업로드
주간회고 제출
오프라인 모각코
다만 저는 제출에만 급급하여 코드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스터디를 진행할 때 강의 공부를 하면 늦습니다. 미리 공부를 해둔 후, 당일 범위에 대한 챌린지를 할 때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복습을 하는 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어야 합니다. 저는 미리 공부가 안되었었기 때문에 그날그날 범위를 좇아가며 챌린지를 수행하여, 애써 익힌 지식을 금방 휘발시킨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마지막 강의의 졸업작품을 제출하지 못해 스터디를 탈락하였습니다... 매번 강의 쫓아가기에 급급하다 보니 결국 최종 관문에서 그 한계에 봉착하게 된 것입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패배감이었습니다. 이 패배감과 허탈감을 동력 삼아, 다시 한번 스스로를 정비하여 다음 스터디를 꼭 성공하겠다는 동기 부여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테코 교육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큰 흥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우테코 6기 OT를 들어보니 재직자도 프리코스를 참여할 수 있다고 들었고, 프리코스 또한 실제 우테코 교육 방식과 거의 유사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공부를 목적으로 도전하기 위해 서류 지원을 하였고, 곧 프리코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프리코스는 총 4주 동안 4개의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1주 차 때부터 무척 놀랐습니다... 1주 차는 맛보기 정도로 과제를 낸다고 들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았는데, 역시 저는 개발에 대한 근본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1주 차 미션은 숫자 야구 게임 만들기로, 확실히 난도가 높은 과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JS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웹에서 무언가를 구현하는 것만 할 줄 알았지,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것은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코드를 작성하며 테스트를 돌려 검증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것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웹에서 화면을 보며 무언가를 만들고 Console.log로 확인할 줄만 알았기 때문에 테스트를 돌리는 것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우테코 또한 디스코드로 지원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열었기 때문에, 다른 지원자들의 상황을 확인해 보면 확실히 저만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던군요... 순수 JavaScript만 짜는 것도 어려웠고, Class 기반으로 작성하는 것, 모듈을 분리하는 것 모두 저에게는 익숙지 않아 적응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주 차부터 정말 애먹었지만, 벌써 제가 몰랐던 것을 깨닫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 간극은 그 짧은 순간에 모두 메꿔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간신히 2주 차까지는 해냈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요구 사항과 제한 조건으로 인해 결국 한계가 명확히 나타났습니다. 3주 차 미션의 과제를 제출하긴 했지만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리액트 스터디와 달리 우테코의 탈락은 허무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결과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분함은 확실히 몸에 새기게 되었고,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이미 많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만 하는 것과, 실제 내가 모르는 것이 낯낯이 드러나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천지 차이였고, 부끄러우면서도 스스로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심어준 것에 감사했습니다. 비록 저의 우테코 프리코스 도전은 초라한 결과였지만, 저에게는 얻은 것이 많은 값어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JavaScript 프로그래밍
Class 기반의 프로그래밍
요구 사항과 제한 조건에 맞춘 프로그래밍
테스트 코드
코드 리뷰 문화
지원자들의 실력 감상
글쓰기에 대한 열망 고취
주차별 미션 제출이 마감되면 지원자들은 과제 PR을 디스코드 채널에 올려 코드 리뷰를 요청합니다. 저는 이전에 함께 화면을 보며 구두로 코드 리뷰를 받는 경험만 있었는데, Github PR을 통한 코드 리뷰는 처음 경험해 보았습니다. 변경 사항에 라인 별로 코멘트를 달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편리하였습니다. 특정 라인에 대해 받은 코멘트가 텍스트로 남기 때문에 기억이 휘발될 일 없어 저에게는 신세계였습니다! 또한 기능을 알게 된 것뿐만 아니라, 우테코 지원자들의 코드 리뷰는 우테코에서 권장하는 코드 리뷰 문화가 실현되어 있다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덕분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코드 리뷰일지, 어떻게 코드 리뷰를 주고받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지를 배웠습니다.
1주 차 미션 때는 미션 제출 마감과 동시에 호기롭게 리뷰 요청 글을 올렸습니다. 반응을 기다리며 다른 지원자들의 PR을 보기 시작했는데, 아주 아주 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어느 특정 한 두 분이 아니라, 제가 본 모든 분들의 코드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게 담겨있었습니다. 저는 단지 테스트가 통과되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좋다고 제출했는데 말이죠. 아직 현업을 시작하지 않은 분들이 대다수일 텐데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동시에 큰 경각심을 느끼기도 하였고요. 다들 이렇게 실력이 높으니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금방 도태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또한, 그분들은 글쓰기 또한 잘하였습니다. n주차 제출 마감이 된 시점에 바로 준비해 두었던 미션 제출 소감 글을 바로 디스코드에 공유하였습니다. 이 또한, 한 두 분이 아니라 대다수가 하는 패턴이었습니다. 저와 달리 다른 분들은 리팩토링의 리팩토링을 하여 제출하실 텐데 그 틈에 글까지 작성하시다니... 저는 우테코의 미션에서도 배우는 게 많았지만, 그 이상으로 우테코 지원자들과 그들과 함께 형성되어 있던 문화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도전하여 더 많은 것을 배워보고 싶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의 생생한 정보를 얻고 싶어 프론트엔드 커뮤니티를 찾다 보니 테오의 프론트엔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테오는 프론트엔드 관련 개발 블로그를 읽을 때 많은 글을 읽었었던 분이었습니다.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싶어 구글링을 해보니, 제가 평소 많이 보는 커리어리에서도 활동하고 계셨고, ‘테오의 스프린트’라는 활동도 운영하고 계신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구글의 스프린트를 인상 깊게 봤었는데, 막상 이전 회사에서 경험해 왔던 스프린트는 제가 읽었던 스프린트의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테오의 스프린트는 정말로 5일 만에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런칭을 실현하는 프로세스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참여하고 싶게 된 계기에는 이러한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진정한 구글 스프린트 프로세스 경험
타 개발자들과의 협업 경험
프로젝트 런칭 경험
저는 개인 프로젝트로 디자인 아카이빙을 위한 웹사이트를 배포해 본 것 외에, 아직 프로덕트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버젓한 프로덕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팀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으나, 다른 개발자들과 협업하여 작게라도 무언가를 배포해 보는 경험이 절실했습니다. 저의 이런 상황에 테오의 스프린트는 최적의 솔루션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진행하시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일정을 갖고 운영하실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나중에 모집하면 바로 지원해야겠다 생각해 왔던 와중, 16기 모집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 Form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신청자 수 데드라인을 넘겼던 것입니다..! 크게 낙담하고 링크를 닫으려다 평소의 저와 달리, 혹시 모르는 마음에 이름을 입력해 두었습니다. 기대를 품지 않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저에게 테오의 스프린트 시작을 알리는 메일이 왔습니다!!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두 타임으로 진행되었는데, 저는 오후 10시를 선택했습니다. 통근 시간이 오래 걸려 귀가하고 식사를 하면 오후 9시가 훌쩍 넘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첫날이 시작되었는데, 정말 당혹스러웠습니다. 똑같이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겠거니 해서 10시에 시작해도 12시 정도면 끝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새벽 2-3시 즈음 종료되었습니다... 나중에 팀원이 말씀하시길 원래 테오의 스프린트는 무박 5일의 해커톤이라고 하시더군요. 통근이 왕복 4시간인 저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이야기이었습니다... 10시 타임을 택한 건 생각이 짧은 선택이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이렇게 험난한 여정이었기 때문에 살면서 이 정도로 몰입한 시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즐겁게 빠져들었고, 제가 바라던 목적을 모두 이루었습니다.(팀 빌딩부터 팀원들과 서비스 배포까지 함께한 여정들은 테오의 스프린트 회고 글에 작성할 예정입니다.) 저희 13조(혼잡한 사람들)는 출국 여정의 혼잡함을 해소할 수 있는 ‘혼잡행’이라는 서비스를 배포했습니다.(우리 디자이너님들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파비콘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배포 링크: https://airport-congestion-view.vercel.app/
Github: https://github.com/HonZapHae/airport-congestion-view
서비스 소개
아니 이렇게 혼잡할수가! 혼잡하다 혼잡행!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공항 혼잡도 정보, 찾을 수 없는 국내 공항 정보까지 한 곳에서 알아보자.
주차부터 출국까지 당신의 여유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저는 이전부터 독서 모임에 대한 동경이 강했습니다. 다독가는 아니지만, 독서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후부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즐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임에 가는 것은 아직 두려웠습니다. 친구를 비롯하며 지인과는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처음 보는 분들에게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던 것이죠.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며 버킷으로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테오가 트레바리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트레바리는 독서 모임과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독서 모임을 원하던 저였기에 행보를 유심히 보고 있었습니다. 독서 모임 + 트레바리 + 테오는 저에게 고민의 여지도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바로 신청을 하였고, 선착순 모집이었기 때문에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안정적으로 멤버가 되었습니다.
우연히도, 테오의 스프린트가 끝난 다음 주에 첫 번째 독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책의 완독에 데드라인을 두고 읽어보았는데, 초반에는 버거웠지만 오히려 규칙적으로 책을 읽는 습관을 형성해 주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방식으로 책을 읽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첫 번째 모임은 더골1을 주제로 하였는데, 무려 6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었습니다. 아주 막막했죠... 위에서 적었듯이, 특히 10월에는 여전히 리액트 10주 스터디와 우테코가 진행 중이었고 특히 독서클럽 첫 번째 모임 직전 주에는 테오의 스프린트까지 있었기 때문에 아주 난이도 높은 미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약 20일 동안 600 페이지를 완수해야 된다면 하루에 최소 30 페이지 씩만 달성하면 된다는 생각에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독서클럽의 멤버라도, 독후감을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월의 모임은 참여할 수 없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무서운 규칙이었지만, 덕분에 강제로라도 글로 한번 작성해 보며 책에 대한 생각을 한 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 첫날, 미리 대비하고 갔어도 많이 긴장하고 두근거리는 상태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인원도 약 10명 정도는 되었기에 많이 긴장되었었는데, 테오의 스프린트를 진행하던 모습과 같이 테오는 클럽장으로서 매끄럽게 진행을 주도해 주셨습니다. 이전부터 제가 걱정했던 것처럼, 과연 제가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놀랍게도 막상 발제문에 있는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되니 저는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었단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테오가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꼼꼼하게 곱씹어볼 수 있는 발제문으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 주제에 대해 각자 한 분씩 생각을 말씀하실 때가 되면, 내 차례가 언제 오나 초조해졌고,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 다른 분들에게서 먼저 나오면 그렇게 아쉬울 수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어 초조해지는 흥분은, 정말인지 초등학교 이후로는 처음 겪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정말 즐겁게 첫 모임을 무사히 즐겼고, 얼른 다음 모임이 기다려졌습니다.(n차별 모임에 대한 후기는 모든 모임이 종료된 후 회고를 작성해 볼 생각입니다.)
테오 뿐만 아니라 파트너, 그리고 다른 멤버들 모두 이야기 나누기 너무 좋은 분들이셨고, 트레바리 모임 외에도 번추위(번개 모임 추진 위원회)를 추진하여 따로 바깥에서도 독서 외에 한번씩 만남을 이루는 문화도 너무 좋았습니다.(저는 아쉽게도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아직까지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게스트로 오신 분께서 하신 말씀이었는데, 많은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니 한 책을 여러 번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 또한 너무 공감되는 말씀이었습니다. 이제 1월에 마지막 모임을 앞두고 있는데, 너무 짧게 느껴지고 너무 아쉽습니다.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목표를 한 번 세워보고자 합니다. 2024년에는 이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였는지 수치화하여 대조해볼 것입니다.
JavaScript 숙달하여 최소 토이 프로젝트 1회
사이드 프로젝트 1개 배포하기
주 3회 운동(ex. 웨이트)
주 1회 러닝 루틴
풀코스 마라톤 1회 참가
12권 완독
글
처음으로 연간 회고 글을 작성하니 각 카테고리 별로 글을 너무 길게 나열하였습니다. 항상 회고 글을 작성해야 한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실천하였고 적어보니 얼마나 유용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해를 구체적으로 돌아보게 되었고, 그냥 지나가서 또 금방 잊어버릴 수 있었던 경험들을 글의 형태로 붙잡아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억을 더듬으며 작성하니 작성에도 너무 시간을 오래 소요한 것 같아, 2024년부터는 적당한 기간을 두어 회고 글을 작성하여 연간 회고 글에서는 요약하여 작성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