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자체에 대해 함께 집중한 네 번의 시간
테오의 트레바리, 커넥트 에브리원의 시즌 1에 이어 곧바로 시즌 2까지 참여했습니다. 클럽장인 테오는 커넥트 에브리원이라는 클럽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소프트 스킬과 협업, 그리고 인문학을 테마로 클럽을 만들었어요. 저는 아직 커리어를 이어온지 3년 밖에 안되었지만, 모든 일은 결국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는 것을 항상 강하게 느끼고 있어요. 업무 능력을 키우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사람들과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역량을 체화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생각해요.
커넥트 에브리원은 그러한 주제에서 테오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 4권을 함께 읽으며,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지난 시즌의 주제는 ‘개발자의 인문학’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유연하게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었는데, 이번 시즌은 나를 비롯한 ‘사람’ 자체에 대한 이해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어요. 독서 모임이란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며 나의 세계를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생각해요. 이번에도 저 혼자서는 읽어보지 못했을 4권의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지평을 넓혔습니다!
사실 몇 년 전, 미움받을 용기가 베스트 셀러에서 항상 보일 때부터 저는 이 책에 대한 편견을 쌓아버렸었어요. 당시 상처에 대한 포용과 위로가 목적인 자기계발서가 우후죽순으로 나오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책도 그런 종류라 생각했었죠. 하지만 큰 오해였습니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자면, ‘추구하는 삶을 향해 한발 짝 더 나아갈 용기’를 의미하는 것이었어요. 이 책은 그 주제에 대한 등장인물 청년과 철학자의 담화 입니다. 열등 콤플렉스의 경계선에 있는 청년이 아들러 심리학을 정통한 철학자를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저는 철학자, 즉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기시미의 아들러 심리학에 감화된 부분이 많았어요. 가령 시작부터 언급한 열등감과 열등 콤플렉스의 차이, 과제의 분리, 타인에 대한 공헌감 등이 있었죠.
책을 다 읽고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첫 모임에 나갔습니다. 일단 지난 시즌보다 더 빽빽히 차있는 공간에 놀랐어요! 또한 쉬는 텀 없이 곧장 시즌2가 이어진 것인데도, 시즌1 때 함께 했던 멤버들(테드, 해리, 카야)은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유독 반가웠죠! 이번에는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소그룹으로 나눠 발제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종합하여 다른 그룹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어요. 제가 한 그룹이 된 분들은 모두 처음 만난 멤버들이었는데, 역시나 멋진 분들이었습니다!(화해, 우리, 토스트) 제가 미움받을 용기를 읽으며 느꼈던 것에 비해 더욱 풍부한 생각과 경험들을 공유해주셨습니다!
특히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라는 의미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강하게 남았어요. 저는 평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두려워해서 타인의 과제에 침범하지 않는 성격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침범하는 케이스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케이스는 ‘특히 애정하는 존재’에게서 발생 했습니다. 정말 함께 잘살아가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나의 기준에서 가치를 주입하게 되었던 것이죠...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해법도 논의해 보았습니다. 나름의 저희가 생각한 해법은 상대방이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을 주자’였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개인적으로 저에게 아쉬웠던 것은, 저희 그룹은 종합하여 이야기를 전달할 MC를 돌아가면서 한 번씩 하였는데 저는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어버버 했다는 것입니다...! 워낙 흡수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종합하기 벅찼다고 핑계를 대고 싶습니다... 반면에 저희 그룹 멤버들을 비롯해 모든 멤버들은 조리있게 잘 정리하여 전달해주셔서 감탄 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번 시즌의 새로운 과제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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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모임의 책, 휴먼카인드는 이기적이라고만 생각했던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대표적으로 알려진 사례들의 출처를 추적하며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었어요. 책을 펼치기 전 이미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한줄평이었어요.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 사피엔스에 도전하는 책!“ 저는 사피엔스를 굉장히 재밌게 읽고 동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관점은 굉장히 냉철하고 냉소적이었어요. 인간이 지구에서 가장 우월한 개체라는 생각을 허물게 해주었죠. 그런 그가 이렇게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책에 호평을 하다니!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휴먼카인드의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인간은 사실 선한 본성을 지녔다는 관점을 보여주었어요. 믿고 안믿고를 떠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극적인 사건들의 진상이 사실은 달랐다는 것을 보여줄 때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사실 의도대로 상황을 몰아갔다는 것, 방관자 효과는 사실 진실이 아니었고 주민들은 곧장 캐서린을 구하기 위한 시도를 했었다는 것 등이 있었죠. 저는 휴먼카인드를 읽고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인간의 이기심을 의심하게 되었고, 위기의 순간 오히려 인간의 선함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어요.
테오는 선과 악을 떠나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현실에 대해 ‘어떠한 태도와 관점’으로 일하고 살아가야할지 생각해 보자고 말씀하시며 모임을 시작하였어요. 저는 휴먼카인드를 아주 인상깊게 읽으며 떠오른 생각에 대한 짧은 글을 특히 많이 올린만큼, 늘도 신나게 떠들겠다는 생각에 즐거웠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자 말문이 막혀버렸어요. 저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말을 그저 수용하기만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만의 견해는 따로 없었던 것이에요.
가령 발제문 중 ‘인간은 폭력을 싫어하고 다정한 사람을 좋아하며, 연결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라고 하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막상 주어졌을 때, 저는 이야기 하길 망설이게 되었어요. 저는 본래 그렇게 믿고 있기는 하나, 보편적이라고 제가 당당히 말할 자신은 없었던 것이죠. 당장 출퇴근 중의 대중교통에서도 부정적 에너지가 감도는 것을 매일 느끼는데, 어떻게 인간이 선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인간들이 연결되기를 갈망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 생각했어요. 이것은 선함을 떠나 생존을 유리하게 해주기 때문이죠.
두 번째 모임을 통해 저는 책에 담긴 내용을 너무 쉽게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더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었어요. 하지만 긍정적인 수렁이라 생각해요. 다른 멤버들과 같이 좀 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더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멤버들 각자가 경험해온 환경은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더 심도있게 고민해온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고, 저 혼자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을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습니다. 최소한 하나는 확실하다고 생각했어요. 인간이 모두 선하다고 할 수는 없다해도, 이기심만을 최우선으로 살아갈 리는 없다는 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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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었어요. 두께도 얆고 사용되는 단어들도 가볍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은 결코 가볍지 않았어요. 몇 번을 되새겨 봐야했죠. 저는 평소 이것저것 생각을 너무 깊게 해서 문제인데, 그럼에도 내면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이 책을 읽은 덕분에 마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대화를 나누어 볼 수 있었어요.
가장 잊지 못하고 인상적인 대목은, ‘마음이 지껄이는 목소리’였습니다. 저자 마이클 싱어는 종일 외쳐대는 수많은 마음의 지껄임에 귀 기울이지 말 것을 강조했어요. 가끔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닌’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한번 씩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목소리는 사실 자기 자신이 아니고, 이 관계에서 자신은 목소리를 듣는 주체일 뿐이라 하였죠. 잠시동안 내 스스로가 생각해서 마음 속에 들리는 소리조차 모두 나의 생각이 아니었던 것인지 혼란스러웠어요. 하지만 전 저자가 말하는 마음의 목소리는 내가 의도한 목소리가 아닌 것들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구분지었습니다. 때문에 이전처럼 스스로 직접 말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즐기면서도,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에는 잠식되지 않겠다는 희망을 얻었어요.
이번에는 시즌 1 이후로 처음으로 테오, 테드, 카야와 한 그룹이 되어 더욱 반가웠어요! 모임이 시작되고 각자 책에 대한 인상을 나누어보니, 저 포함 모든 멤버들 역시 이 책은 이전의 책과는 달리 쉽게 이해되지 않은 모양이었어요. 우리는 왜 고통 받을 때 항상 외부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었는지 새삼 신기했어요. 때문에 마음 속, 즉 내면에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 자체를 별로 해본 적이 없는 것이죠. 저희는 이번 모임을 통해 내면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자기수용을 이해하며 현재를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리의 마음 속 목소리에 주로 언제 커지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봤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주로 부정적 욕구가 발현될 때 외쳤던 기억이 났습니다. 평소에는 나긋나긋하게 말을 걸어오는데 보통 분노에 휩싸인 목소리는 볼륨을 극단으로 높이곤 하죠. 가끔 나 자신도 놀라는 내면의 부정적인 목소리를 들을 때가 있었어요. 가령 규칙을 위반하며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목격했을 때 들렸어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부정적인 목소리에 스스로를 자책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나 자신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상처받지 않는 영혼을 읽으며 생각 자체는 내가 아니란 것을 알게되었어요. ‘나’는 생각을 인식하고 있는 자였던 것이죠. 이것을 자각해야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종종 부정적인 목소리가 들려올 때 그 에너지에 잠식 당하지 않고 ‘놓아버리기’ 위해 중요한 사실이었어요. 우리가 고통을 느끼며 불행해지는 때가 있는 이유는 순환되어야 할 에너지가 몸 어딘가에서 막히고 채였기 때문이었어요. 우리는 의식적으로라도 에너지의 중추를 열어 순환을 시켜주어야 고통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울감을 느낄 때 가슴이 턱 막히는 듯한 감각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고 느꼈죠.
때문에 저희는 인식하고 있는 ‘나’를 인식해보기 위해 테오의 명상을 함께 경험해보았어요. 평소 집중해보지 않았던 신체 기관을 하나씩 인지해보며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나’를 인식하였죠. 신비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다른 어딘가에서 그것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가급적 떠오를 때마다 한 번 씩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외에도 우리가 평소 평온하다가도 무심코 누군가 나를 배 아프게 했을 때 심기가 불편해졌던 경험을 이야기 나누며 어떻게 이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낼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누어 보았어요. 상처받은 영혼에서 그 걸리는 감각을 인도철학에서는 ‘삼스카라’라고 하였었죠. 살면서 이런 순간은 피할 수 없을 거에요. 우리는 삼스카라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저 놓아버려야 하는 것이었어요. 각자가 생각하는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저 ‘앗 차가!’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었어요.
차가운 컵을 잡았을 때 우리는 보통 ‘앗 차가!’하며 컵을 손에서 놓아버립니다. 애써 그 차갑고 고통스러운 감각을 유지하려 하지 않죠. 삶에서 삼스카라를 마주하는 순간도 마찬가지인 거였어요. 우리는 언제든 그런 감각은 느낄 수 있지만, 그 걸리는 마음으로 인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그저 놓아버리면 되는거에요. 물론 이게 자유롭게 가능하다면 도인의 경지이겠지만... 노력은 해야겠죠!
테오는 상처받지 않은 영혼을 다회독하며 얻은 삶을 바꿔준 이 배움을 최대한 저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노력해주셨어요! 마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명 자체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감사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익힌 배움을 저희가 짧은 시간 내에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해주신다는 점에서 휴먼카인드에서 이야기한 연결될수록 똑똑해진다(https://www.linkedin.com/feed/update/urn:li:activity:7174796375920979968/)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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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2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이론적인 이야기만을 하였던 전작과 달리, 실제로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어요. 등장인물인 철학자로부터 아들러의 심리학을 배워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오던 또 다른 등장인물, 청년이 회의감을 품고 다시 철학자를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요컨대, 청년도 감명 받아 더 깊게 탐구하며 실천하던 아들러 심리학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이야기는 청년의 경험을 빗대어 설명되었기 때문에 대상은 주로 ‘아이’였었지만, 사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1편에서 ‘칭찬하지 말라’는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인지 알게되었고, 평소 제가 품고 있던 신뢰감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번 모임은 이번 시즌의 마지막 모임이었기 때문에 그룹을 나누지 않고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일독을 한다해서 그 책의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각자 자신이 인상깊게 읽은 대목만 명확히 기억하기 마련이죠. 이번 모임에서는 문득 그 성질을 인식했어요.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각자 정말 제각각이었기 때문이에요. 다른 분들이 가장 좋았던 부분들이 저에게는 그저 무심코 지나간 페이지였을 뿐이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점이 독서모임의 묘미라 느꼈어요. 혼자 읽었을 뿐이면 단지 그렇게 사라진 기억이었을텐데, 그 분들의 입을 빌려 들으면 머릿 속에 한번 각인이 된다는 것이 말이죠. 어떤 내용이든 인상 깊었던 이유를 들으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순간 지평이 넓어질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작부터 발제문에는 재밌는 지문이 있었어요. “왜 공부를 안해?” 이 말을 최대한 친절한 뉘앙스로 해보기를 해보았습니다. 몇명의 멤버들이 이 말을 그대로 소리내어 보았는데, 어떻게든 친절하게 해보려해도 야단치는 듯한 어조가 되는 것이 신기하고 모두가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말 한마디는 그대로 읊는다면 어떻게 읽어도 사실 당신을 지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때때로 이미 의도를 담고 상대를 혼내기 위한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각자의 경험을 나누어 보았어요. 가령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의당 했어야 할 일을 안한 동료에게 ‘이거 왜 안하셨어요?’라는 말을 꺼낼 때가 있죠.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때, 가장 지양해야할 키워드로 ‘항상’, ‘매번’, ‘아니, 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이 단어들은 정말이지 어떻게든 부정적인 메시지로 전달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도가 담긴 말로 대화를 하면 상대는 존중받는 마음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죠.
미움받을 용기 2에서 철학자는,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타인의 관심사’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과도한 ‘타인의 관심’에 괴로울 때가 있어요. 소위 오지랖이라 하죠. 그렇다면 ‘타인의 관심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이 다른지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았어요. 저는 곰곰(멤버)의 경험담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입시 미술 교사로써 일을 하고 계실 때,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던 한 학생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독려를 해도 계속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여 속상하던 중 우연히 그 학생의 그림 스타일을 유심히 보게 되었고, 어떤 마음으로 그런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호기심에 물어보았다고 해요. 그때 환하게 웃으며 답을 하던 학생의 모습을 보며 뒷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입시 미술이 목표인 현장이었기 때문에 빛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그 학생은 자신만의 꿈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후 다른 접근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죠.
곰곰은 미움받을 용기 2를 읽으며 그 당시 그 학생의 그림 스타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바로 ‘타인의 관심사’에 관심을 주는 행위였단 것을 깨달았다고 했어요. 저 포함 다른 멤버 모두가 이 이야기를 들은 덕분에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 마주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할 때 최소한 나에게는 관심 없어도, 그 사람의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 한 마디 건내는 것이 ‘타인의 관심사’에 관심을 주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 해보았어요. 그날 모임에서 제마(파트너)가 저의 노란 티셔츠를 보며 잘어울린다고 해주었던 그 말 한마디가 바로 이에 해당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관심보다도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관심을 준 것이니까요.
또한 전반적으로 이날 모임에서 진진이라는 또 다른 멤버 분의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진은 실제로 교육 현장에 있기 때문이었죠. 학생을 대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존중, 그리고 강제적인 개입이 아닌 자립을 촉구시키기 위한 지원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절대 경험해보지 못할 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어 감사했어요! 각자 다른 배경과 환경,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같은 책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배움을 얻을 수 있는지 또 한번 깨닫게 해준 모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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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에브리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것이 아쉬워, 번추위(번개 추진 위원회)를 운영합니다! 저는 이번 시즌에서는 첫 번째 번개 모임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이후에는 번번히 일정 맞추기를 실패하였었죠..! 제가 유일하게 참여한 번개 테마는 보드게임 카페였습니다. 학창 시절 이후로 단체로 보드게임 카페를 방문한 것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즐거웠었죠! 모인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세 그룹으로 나누어졌고, 제가 속한 그룹에서는 Bang!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첫 번째 모임을 하고 바로 만난 모임이라 잠시나마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이번 벙개를 주최하였던 곰곰이 매끄럽게 게임을 주도해주었기 때문에 금방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어요!
아무래도 평일 저녁에 만나 시간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여 다른 그룹은 9시 즈음 먼저 출발하였어요. 하지만 저희는 다같이 Bang!에 몰입한 나머지 10시를 넘기도록 게임을 했습니다! 그저 어색하지 않게 한번 하기만 해도 오늘이 뿌듯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는 이날 아예 활약을 못한 것이 내내 아쉬울 정도로 몰입해버렸어요... 다음에 보드게임 번개가 있다면 좀 더 제대로 즐겨보려 합니다!!
인간을 이해하는 사고의 폭을 넓혀준 시즌이었습니다.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어찌됐든 함께 살아갑니다. 그 말은 즉, 행복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원만하게 지내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죠. 미움받을 용기에서 철학자는 인간의 고통은 모두 인간 관계로부터 비롯된다 하였어요. 사실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이 독서 모임을 통해 이미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입니다.
똑같은 배움을 추구하기 위한 모임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책을 보고도 각자 저마다 다른 마음으로 받아들여진 것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최소한 우리는 같은 시기에 같은 책을 보며 비슷한 종류의 생각들은 공유했어요. 같은 내용을 보았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해하며 존중하고, 혹은 함께 논의하며 더 깊은 영역으로 들어가보는 경험을 했다는 것은 정말 귀중한 경험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번 시즌을 함께하며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을 네 번이나 가진 것이죠.
이어지는 시즌 3의 주제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라고 합니다! 일상적인 대화야 아무리해도 즐겁고 너무나 당연하여 어렵게 생각하지 않지만, 업무에서 대화가 정말 어렵고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느끼게 되죠. 결정적 순간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 와닿았습니다. 사실 꼭 업무 관게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친구 간에도, 연인 간에도 대화로 인해 얼마든지 어려운 일이 꼭 발생하죠. 이번에도 이 주제에 대해 설레임을 안고 이어가려 합니다!
커넥트 에브리원 시즌 3 모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