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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언 Feb 24. 2022

그냥 기분이 안  좋아요.

소아청소년기 우울증

  ‘우울’이란 단어는 우리 일상에서 익숙합니다. 불행하거나 슬픈 감정에 빠졌을 때 우리는 종종 우울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가벼운 우울의 감정을 넘어 ‘우울증’이라고 이름 붙여진 삶의 모습은 무기력하며 절망감, 무가치함, 죄책감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우울증’은 소아청소년들에게도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처럼 경쟁적이며 혼란스러움으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외부 환경으로만 ‘우울증’이 유발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아 우울증의 원인을 『우리 아이가 우울증일까?』의 저자 데보라 세라니는 특이체질-스트레스 모델(diathesis-stress model)로 설명합니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다양한 정도의 유전 및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소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며, 이 질병의 발병이 촉진되려면 스트레스가 많은 삶의 사건과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DSM-5 정신장애 쉽게 이해하기』에서는 성인 우울장애의 위험요인으로 기질, 환경, 유전, 생화학을 말합니다. 이런 요인 또한, 아이들에게도 해당할 거라 생각됩니다.     


  소아청소년 와 성인의 우울증 양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아청소년은 우울하더라도 스스로 힘든 부분을 이야기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이 우울감이 신체적 증상, 비행, 공격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거나 울음을 터뜨리고,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아프다고 하고, 행동이 산만하고 과격해지고, 얼굴 표정이 우울하고 밖에 잘 나가려 하지 않으며, 자신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생각하거나, 잠드는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잠을 잘 자지 못하며 멍하니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등입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항우울제를 사용한 약물 치료와 상담을 통한 인지행동 치료, 지지기반 가족치료, 부모-자녀 상호작용 요법, 놀이치료, 정신 역학적 단기 심리치료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치료법 외에, 우울증이 고갈을 경험하게 하며 감각 체계를 약화시킨다고 하는 데보라 세라비는 감각을 키우는 전체론적 접근법을 말합니다. 오감을 재생하는 것입니다. 풍부한 햇빛이나 색을 보게 하고, 다양하고 좋은 냄새를 맡게 해 해마와 편도체를 활성화시키며, 터치와 운동을 통한 감촉과 영양소가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을 통한 미각, 정서적인 음악을 듣게 하자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질병이기에 나을 수 있지만, 심한 정도를 조절하면서 평생 같이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은 의지가 박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양육이 잘못되어서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주어진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울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장점을 살려 대통령이 되고 배우나 가수가 된 사람들, 자신의 삶을 살아낸 사람은 아주 많습니다.  


  충만한 자연과 사람들의 이해와 지지의 말들이 이런 삶을 살아내도록 하는 것은 아닐 런지요.              


* 참고도서

1. 데보라 세라니, 김석환 역, 『우리 아이가 우울증일까?』, 티움.

2. 다음 질병 백과.

3. The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저, 박용천·오대영 역, 학지사,  『 DSM-5 정신장애 쉽게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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