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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트#5] 자사주 매입을 하는 이유!?

주가 상승? 위협으로부터 보호?

by 요니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기업의 최대의 목적이자 의무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주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아주 잘 운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면, 이를 다시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이를 페이아웃(Pay out) 정책이라 한다.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페이아웃 정책은 '배당'이나 오늘 좀 더 자세히 다루고 싶은 테마는 '자사주 매입'이다.


자사주 매입도 주주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페이아웃 정책의 하나인데, (보통 자사주 매입을 하면 주가가 올라가게 되므로, 주주는 소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겠지..)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 좀 더 상세히 풀어보고자 한다.


(본 내용은 일본 금융시장에 한한 이야기이므로, 한국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본의 자사주 매입 정책은 원래 법으로 금지되어있었다. 1971년에 도입은 되었으나 실질적으로 활용된 사례가 없었고 정확히는 1994년에 자사주 매입에 대한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사례들이 증가하였다.

실제 앙케트 조사에 따르면, 2006년 대비 2017년 자사주 매입에 대해 시행한 기업이나 페이아웃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증가했다고 한다.(日本コーポレート・ファイナンス. 2021)

자사주 매입에 의해 자본/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던가, 인사이더 거래로 주가 조작이나 경영지배권의 조장, 주주평등 위반 등의 폐해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나, 1) 자사주 매입 후 주식 소거의 목적 2) 합병 및 양도를 위한 자사주 매입 3) 주주로부터 주식매수 청구에 따른 이행에 한해 자사주 취득을 법으로 인정하고 있다.(일본 상법 상) 다만, 회사의 중대한 피해를 회피하기 위해서 혹은 여유자금의 이용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매입의 방법은 1) 공개 매수 (고정 가격 or 더치 옥션)를 통한 취득 2) 유통시장에서 취득 3) 개별적으로 주주와의 직접 교섭을 통한 취득이 있다.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은 1번인데 고정 가격과 더치옥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모 시 사전에 매입 가격을 '지정' 하는 경우가 고정 가격 제도이고,

사전에 매입 가격을 정하지 않은 채, 매입 가격의 상한선과 하한선만 제시. 그 범위 안에서 주주들은 매입 가격을 알아서 센스 있게 정하면 (눈치싸움이지뭐 ㅋㅋ) 기업은 목표 취득 주식 수를 달성할 수 있는 매입 가격을 결정, 해당 매입 가격 이하의 주식에 한해 취득하는 방식이 더치 옥션인 것이다.

2번 유통시장에서 취득하는 경우는 그 수량이 매우 적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자사주를 취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사주를 취득하면 무엇이 좋아지는 것일까. 기업에겐 어떤 메리트가 있고 주주에겐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

주주 메리트 먼저 이야기를 한다면,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시장에서 유통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주가가 올라가는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나중에 자사주 매입과 주가 증가에 대한 이벤트 스터디 한 논문이 있으면 찾아봐야지)

기업의 입장에서 자사주 취득을 하는 목적 중 하나는, 바로 적대적 M&A로부터 기업매수를 방어하기 위함이다. 즉 자사주를 취득하면 주가가 자연스럽게 급등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매수 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적대적 M&A를 시도하고자 했던 매수기업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장치인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 중 하나는 아직 주가가 저평가되어있다는 것인데 (즉 향후에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시그널) 기업이 자기 주식을 지금 하필 이 타이밍에 산다는 것은,

앞으로 실적 개선 등등의 이유로 주가가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주가가 평가절하되어있다고 생각될 때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사는 것이 싸게 먹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타이밍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시장에 '이 주식 곧 오를 거예요!'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수요의 증가 --> 주가의 상승의 선순환 (?)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자사주 취득이란 개념이 주주를 위한 페이아웃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 아직 나도 낯설긴 하지만, 실제 일본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취득이 대체적 관계로 자사주 취득을 늘리는 대신 배당을 감소시키는 정책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실제 2017년 앙케트 조사 결과) 늘었다고 한다. 미국은 이미 뭐 자사주 취득을 페이아웃 정책의 대세로 자리 잡고 실행하는 중이고.

(즉 주주들에게 자사주 취득을 늘리는 대신 배당을 조금 감소시킬게요!라고 정정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


만약 어떤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하면, 그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적대적 M&A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시도이거나, 앞으로 주가가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시그널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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