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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산

by 한상권

연일 낮 온도가 38도를 넘나들고 있다. 폭염이란 단어를 넘어 살인적 온도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뜨거움이다. 그래도 나는 주말을 이용해 청계산 등산을 다녀왔다. 등산이라고 하기에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적당한 운동과 기분전환을 위한 발걸음으로는 매우 적당한 산행이지 않을까.

생각보다 산 깊은 곳에서는 그만큼의 더위를 느끼지는 못했다. 위에서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 살며시 흔들리는 바람은 에어컨 앞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시원함으로 기분을 정화시켜준다. 정상이 머지않았다. 조금만 더 가면 좋겠는데, 함께한 일행들은 모두 정상에 놓인 정상석에서 행복의 미소 사진 한 장 남겼지만 나는 무리하지 않고 산을 즐기는 방식으로 중도 하산하게 된다.

늘 정상을 향해 달리는 나에게, 그리고 그 정상을 맛보지 못한 자책을 잊게 하는 하루였다. 최선을 다했음을 알고 내면의 한계를 알아내어 적당한 시기에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숨통을 트이는 데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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