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말에 여섯 살인 둘째 아이가 목감기에 걸렸다. 증상이 심해 보이지 않았고 동네의 소아과를 가서 약처방받고 큰 문제 없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약간(?) 식사를 예전과는 다르게 먹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입맛이 없어서 그런 거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다시 병원을 방문하니 의사는 아이의 목이 다 나아서 더 이상 약을 처방해주지 않겠다고 말 했다.
그러나 그렇게 끝난 줄 알았던 것이 피 말리는 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단순하게 감기 때문에 약을 먹고 아이가 입맛을 잃은 것으로 생각했다. 약이 쓰면 밥이 맛이 없을 수 있으니.. 점점 딱딱한 반찬을 멀리하고 모든 아이들의 식사 치트키 반찬인 김하고 밥을 줘도 뱉었고, 평소에 좋아하는 반찬과 밥부터 결국엔 모든 곡기를 거부하게 되었다. '먹기 싫어!!'의 수준이 아닌 이것을 먹으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완강하게 거부하고 투쟁했다.
흡사 섭식장애처럼 씹는 것을 하지 않았고 삼키는 것도 거부하게 되었다.
아이는 '못먹겠어..'라고 하고 요구르트와 요플레, 초코우유 그리고 바나나우유 외에는 일절 먹지 않았다. 먹는 것들을 보면 씹지 않고 삼키면 되는 부드러운 액체류만 먹게 되었다.
이때도 그냥 하루 이틀.. 아니 삼사일 이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는데, 1주일이 지나고 2주가 지나니 부모로서 초조해지고 피 말리는 하루하루가 시작되었다.
왜 빨리 병원을 또 가지 않았는지 싶겠지만 아이의 컨디션은 괜찮았다. 억지로 먹여 보려고 했다가 성질만 더 버리게 되었고, 먹는 것이 부족하니 화장실을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대변을 보기도 했고, 마시기만 했는데 대변을 보는 것이 신기했는데 신생아를 생각하면 분유만 먹고 변을 보는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마시는 것들의 양을 보면 필요한 에너지는 나름(?) 섭취하고 있었다. 바나나우유를 하루에 5~7개를 먹고 중간마다 요플레와 요구르트 초코빵빠레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그러나 이대로는 답이 없을 것 같아 조금 더 큰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시립병원의 소아과에 예약을 하고 진료를 보게 되었다. 의사는 아이가 대변을 언제 보았는지 물어봤고 마지막으로 본 날(5일 전)을 이야기하니 X-ray를 찍고 확인해 보자고 했다. 약간의 변비 증상 말고는 크게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자세한 것은 피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틀 안에 밥을 먹는다면 괜찮겠지만 안 먹으면 피를 뽑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둘째를 협박(?)을 해주셨는데 아이는 굴하지 않고 먹지 않겠다고 했다. 의사는 아이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본인이 어렸을 때 그랬던 기억이 있다며 고집 있는 것 보니 크게 될 것 같다고 칭찬(?)을 해주셨고, 1~2회 더 강한 협박을 해주셨지만 아이는 완강하고 곧았다.
독립투사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