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동안 글을 쓰지 못한 고찰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쓴 글은 작년 10월이었다. 11월, 12월, 1월, 그리고 벌써 2월이다. 항상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생각만 있었다. 생각하는 힘은 크다고 하는데 내 생각의 힘은 미미했던 것 같다. 어쩜 써야겠다는 생각보다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힘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1. 매일 조금씩 쓰겠다는 결심
작가는 재능 있는 사람만이 작가가 아니라 매일 쓰는 사람이 작가라 했다. 자신을 작가로 인식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매일이라는 진입장벽이 높았던 걸까. 내가 유일하게 매일 하는 건 세수와 양치만 있지 않나. 사실, 종종 외출할 때도 세수를 안 할 때가 있다. 무언가를 매일 한다는 건 어렵다. 3n년간 살면서 매일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해 본 기억이 있나. 시험공부할 때도 매일 한 파트씩 무리하지 않고 공부해야지 계획해 놓고선 언제나 일주일 전 벼락치기로 무리했다. 시험공부는 내 성적과 연관이 있으니 벼락치기라도 했지, 글쓰기는 내 삶에 당장 문제 될 게 없다. 결심이라는 단어가 비장했던 걸까(변명 그만해).
2. 이번 주말에 꼭 한 편 쓴다.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한 편의 글이 되기 위해선 매일 조금씩 쓰고 수정해야 한다. 근무 중일 땐 오늘 퇴근하고 집에서 조금이라도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충만하다. 하지만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저녁 먹고 씻고 자기 바쁘다. 침대에 누워 다짐한다. 주말의 내가 어떻게든 쓰겠지. 하지만 주말의 나는 한 글자라도 읽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처럼 영상만 주야장천 보고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벌써 해가 바뀌어 2024년 2월이 되었다.
3. 소재 찾아 삼만리
글을 쓸 때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하고, 재밌는 소재로 쓰고 싶다. 궁극적인 소재를 찾다 보면 내 일상이 심심하고 단조롭게 느껴진다.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가도 기분이나 생각은 다른데, 특별한 것을 바라다보면 궁극적인 소재는 결코 찾을 수 없다. 결국 소재 찾아 삼만리가 아닌 삼천포로 빠져버린다.
이상하게 글을 써야지 생각할수록 내 엉덩이는 의자에 앉지 않고 내 손가락은 노트북을 열지 않는다. 글을 쓰라고 명령하는 뇌와 글쓰기를 파업하는 몸이들. 이건 마치 창과 방패의 싸움 같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자동으로 일단 노트북이라도 켰으면 좋겠다. 그럼, 노트북을 켤 때마다 침이 나올만한 무언가부터 찾자.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