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진 Jul 06. 2022

놈/nom

#여덟 번째 이야기_ 잔인하기 그지없다


사람처럼 생긴 사자를 본 적이 있는가?

아니 사자처럼 생긴 사람이던가?

난 정글의 한가운데를 장악한 무리의 우두머리 사자였다.

 

나에게 함부로 하는 이는 없었다.

다들 나의 눈을 피해 낮은 곳을 응시했다.

나는 그들의 두려움이자 방패였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즐거움이었다.

 

그러니...

다른 이에게 몹시 사나워지는 일은 다반사였다.

나의 권위를 위협하는 도전이라고 느낄 땐

으르렁 송곳니를 드러내고 가차 없이 덤볐다.

그래서 놀랍도록 지랄해댔다.

그때가...

내가 다른 이들에게 상식 밖의

사람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중엔 그게 나를 물더라.

 

이 정글은 나의 것도 아니었고,

나는 자신을 사자라고 착각했던 겁쟁이에 불과했다.

그래서 더욱 처절하게 찢겨 버려진다.


아 맞다! 이게 삶이었지.




작가의 이전글 놈/no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