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이라는 단어 많이 들어보셨죠? 소명이 무슨 뜻일까요? 영어로 calling 번역하자면 부름 혹은 부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소명은 종교적 단어 입니다. 특별히 기독교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죠. 신의 부르심을 입은 한 인간이 살면서 해야 할 사명 같은 겁니다. 정치인들도 소명이란 단어를 많이 씁니다.
저는 여러분의 부름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고
그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멘트들 들어보셨죠? 자신의 존재이유,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자신의 외적인 어떤 강한 끌림으로 설명하는 겁니다. 종교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인, 그리고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 입니다. 정말 소명이 있는 사람과 소명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다루는 태도, 업무를 다루는 태도가 확연히 다릅니다.
소명과 직무와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한 논문이 있는데요. 교사의 소명의식,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직무만족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이 있습니다. 본 논문에 따르면 소명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직장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좀더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명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직무에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처럼 일반 업무환경에서 소명의 역할은 강력했습니다. 자신의 소명이 뭔지 정확히 인식하고 그 소명대로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리더십 차이는 확연할겁니다. 저번 영상에서 리더십은 자기공명이라고 나눈바 있습니다. 그 자기공명은 자기가 어떤존재인지 그리고 어떤역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했습니다. 즉 다른 말로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한 사람의 파동이 훨씬 강력하고 오래도록 울릴거라는 말입니다.
소명이 뭔지 좀 더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명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때는 종교개혁 시대 입니다. 중세시대 당시 유럽은 카톨릭 교회가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교황의 권위가 왕보다 더 강력했던 시대였습니다. 당시 직업에는 위계서열이 있었습니다. 좀더 종교적인 직업은 성스럽고 고차원적인 일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수도사, 신부, 수녀 같은 성직자가 1등급의 일이라면 교사, 의사, 군인은 2등급의 일이었구요. 상인, 대장장이, 농민은 3등급 이었습니다. 좀 더 성스러운 일이 있었고 좀 더 세속적이고 덜 성스러운 일의 위계로 사회가 구성되어 있었죠. 종교개혁이 이 세계관의 정복을 가져 옵니다. 여기에 소명이라는 개념이 생깁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주장했습니다. 도둑질만 아니라면 세상의 모든 직업은 다 성스럽고 그 자리가 다 신이 부른 자리라는 것을요. 목사 성직자라고 더 성스럽고 신이 부른 사람들이 아니라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도, 모내기를 하는 농부도, 건물을 짓는 노동자도 다 성스럽다는 이야기 입니다. 칼뱅의 이 주장은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유명한 고전이 있습니다. 이는 인류가 근대로 넘어오면서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꽃피게 되는데 여기에 종교개혁의 정신 즉 프로테스탄티즘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 입니다.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직업의 위계가 분명했고 신분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대의 틀을 깨고 노동에 신성함을 부여함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럼 당연히 더 열심히 노동을 하게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그런 사회적 역동성이 자본주의를 태동하게 만들었다는 것 입니다. 덕분에 사회가 좀더 역동적이 되고 물자가 풍부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주장 입니다.
이처럼 소명이라는 담론은 세계 전체의 변혁을 가져올 만큼 강력했습니다. 흔히 종교개혁이라 하면 당시 면죄부를 팔던 교황청에 반대해 개신교라는 다른 체계를 만든 것 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실 당시에 당연하게 여기던 세계관의 전복을 통해서 사회를 재구성하게 된 것이 종교개혁의 결과 였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노동환경에서의 소명의 역할 또한 강력 합니다. 나를 초월한 어떤 존재가 지금 나를 이곳으로 불러서 이일을 하게 한다는 인식은 내가 받는 월급이 얼마인지, 회사복지가 어떤지, 워라밸이 어떤지 등의 환경을 뛰어넘습니다. 결국 소명으로 일하는 사람의 리더십과 그냥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과의 리더십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소명의식이 있으신가요?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담론 처럼 소명이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상에서 내가 하고 있는 역할이 조직에 그리고 우리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의미가 있다는 그 감각이 소명의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먼저는 내가 마음속으로 품고, 나아가서는 주위에 사람들이 나의 소명을 느낀다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리더십이 형성됩니다. 고성과자가 되는데 사명감이 큰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소명과 사명감 사실 비슷한 단어이죠. 소명을 발견하는 일은 다른말로 '의미찾기'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이 의미찾기는 내가 매일 같이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 줍니다. 이 의미찾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소명은 자신의 인생 미션같은 큰 담론일수 있지만 일시적으로 환경적으로 다면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첫째, 소명은 내가 하는 일 자체에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국제구호단체의 모금팀에 있는 신과장은 자신이 모금가로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부름을 받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모금가로 계속 기여하길 원하죠.
둘째, 소명은 다니는 회사 조직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 신과장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한 조직이 잘되길 바라고 자신이 그 조직을 잘 굴러가게 하도록 하는 중요한 일에 부름을 맡았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회사가 힘들어도 떠나지 않고 어떻게든 모금을 잘하여 회사를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셋재, 소명은 일을 통해서 얻어지는 결과물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무시할수 있는 길거리 환경미화원도 자신의 일을 통해서 동네가 청결해지고 깔끔해진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수 있습니다. 그런 소명을 가지고 일하는 미화원과 아닌 미화원은 마음가짐도 결과물도 다를겁니다.
마지막으로 넷째, 어떤 역할론에 소명이 생길수 있습니다. 극심한 사내정치로 회사에 분열이 일어나고 불신이 깊어진 회사에 임원으로 취임한 김상무는 자신의 소명을 회사가 다시 서로 으쌰으쌰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라고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갈등의 당사자들과 깊이 대화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임 합니다.그 역할이 잘 마쳐지고 성과가 날때까지 소명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직장생활 뿐만이 아니라 살면서 다양하게 소명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소명은 꼭 보상이 없더라도 힘들더라도 움직이게 하는 아주 강력한 에너지 입니다.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는 배터리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고갈되거나 흔들리면 번아웃이 오기도 합니다. 여러분 주위에 뭔지는 모르겠는데 바보같다라고 느낄만큼 묵묵히 일관성있게 묵직하게 다가오는 사람을 느낀적 있으신가요? 왠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이 하는 그 일 혹은 역할이 좀 숭고해보이고 그리고 때로는 돕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럼 그 사람이 지닌 소명에 리더십을 느끼신 겁니다. 여러분도 그런 리더십을 지닌 끌리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파동을 가지려면 여러분 스스로안에 소명이 무엇인지 잘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직 없다면 작게 작게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