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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코끼리 Feb 23. 2023

기획 vs. 계획

업무역량 02.

‘기획팀’이라고 하면 보통 사업계획을 세우고 실적을 종합하는 등 경영현안에 대한 분석과 리포팅을 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약 3~4년전부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업들이 단순 취합과 분석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인재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뜻 비슷한듯 보이지만 ‘기획(企劃)’과
'계획(計劃)’은 다르다.


‘기획’은 ‘도모하다(企)’라는 한자를 쓰지만, ‘계획’은 ‘계산하다(計)’라는 한자를 사용한다.


영어에 있어서도 기획의 의미를 강조할 때는 ‘Plan’보다 ‘Planning’이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즉 ‘기획’은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동적 의미가 강하다.

 



나는 주니어 시절 한 그룹의 경영기획팀에서 사업계획, 실적분석, 예산관리, 성과평가, 이사회 운영 등 주로 내부 살림살이를 다루는 계획적 성격을 가진 업무를 수행했다. 당시에는 수식으로 가득찬 엑셀파일을 다루는 것과 단순 반복적인 회의/보고 자료 작성이 너무나 지겨웠다.


이후 몇 번의 이직을 거치며,

나의 커리어는 자연스럽게 신사업 개발, M&A, 제휴 등 전략기획성 업무로 확장되었는데, 이때 과거 계획성 업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M&A를 검토할 때 그 회사의 사업구조와 재무제표, 조직, 관련 법률/규정을 잘 이해해야만 정확한 밸류에이션을 할 수 있다.
인수 후 회사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도 경영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구체적 경험 없이는 제대로 회사를 이끌고 나가기 어렵다.




비록 나는 경영 및 전략 분야에 종사했지만, 회사에는 제품기획/생산기획/마케팅기획/영업기획/ 인사기획/재무기획 등 다양한 기획 직무들이 있다.


만약 지금 해당 분야에서 주로 취합/분석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 주니어 분들이 있다면,

향후 커리어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니 작은 노하우라도 최대한 많이 습득으면 한다.


다만, 그 기간이 너무 오래될 경우 성장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으므로, 적어도 대리 말~과장 초에는 진정한 기획성 업무가 가능한 곳으로 본인을 이동시켜야 한다.




2020년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일반 사무직 중 3분의 1은 회사에 나오지 않아도 경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단순 업무는 이미 RPA를 비롯해 다양한 솔루션들이 처리하고 있으며, 복잡한 분석에 있어서도 우리는 절대 AI를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계획'을 넘어 '진짜 기획'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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