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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Aug 02. 2021

[월말세일] 048호 도시 브랜딩 (상)

대한민국 서울, 강릉, 일본 쿠마모토현, 포르투갈 포르투, 스위스 바젤

들어가는 말


3세대로 진화한 도시 브랜딩 트렌드?!


도시 브랜딩은 기업의 브랜딩 개념을 지역에 도입한 것으로, 경험한 사람들의 공감, 소통, 참여를 통해 진화해가는 과정형 브랜딩이다. 이러한 도시 브랜딩에도 세대가 있다. 가장 최신은 3세대로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스스로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정의하도록 의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시들은 자신의 지역을 브랜딩하고 있을까?


오늘은 월말세일과 함께 대한민국의 서울과 강릉, 일본의 쿠마모토현, 포르투갈 포르투, 스위스 바젤의 도시 브랜딩을 알아보자.

1. 대한민국 서울
2. 대한민국 강릉
3. 일본 쿠마모토현
4. 포르투갈 포르투
5. 스위스 바젤

PREVIEW


대한민국 서울

아이 서울 뭐? 문법에 맞지 않는 콩글리시라며 대중들의 혹평을 들었던 서울시의 브랜드 슬로건 'I.SEOUL.U(아이 서울 유)', 초반의 우려와 달리 안정화가 돼가며 서울시민의 사랑받는 슬로건이 되었다. 아이서울유의 과거와 미래를 살펴보자.


대한민국 강릉

역사 유적지와 바닷가가 있는 강릉은 예로부터 손꼽히는 관광 도시였다. 그러나 횟집과 조개구이집만이 즐비한 여타 해변과는 다르게 강릉의 해변은 로스팅 카페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오죽헌의 도시에서 커피의 성지로 다시 태어난 강릉. 왜 대한민국의 유명한 커피 장인들은 강릉으로 모여들었나? '커피 도시' 강릉의 브랜딩은 어떻게 성장하고 완성되었나? 그 시작과 현재를 알아보자.


일본 쿠마모토현

도시 브랜딩 중 하나의 방법으로 손꼽히는 '마스코트'! 웬만한 아이돌보다 큰 팬덤을 가진 쿠마모토 현의 '쿠마몬'이 3년 간 벌어들인 경제효과는 1244억 엔이다. 한국의 캐릭터를 활용한 지역 브랜딩과 대체 뭐가 다르길래 저렇게 성공한 걸까? 비교 분석해보자.


포르투갈 포르투

2014년에 발표된 포르투 도시 브랜딩은 아직까지도 도시 브랜딩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슬로건 없이 도시 이름만 내세운 포르투 브랜딩 로고와 아이콘이 어떻게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 사례가 될 수 있었을까? 포르투 도시 브랜딩 성공 이유를 통해 도시 브랜딩이 갖춰야 할 요소를 알아보자.


스위스 바젤

인구가 20만 명이 채 안 되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 ‘바젤’. 바젤은 차별화된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도시 브랜딩을 통해 현재 세계적인 아트 도시로 자리 잡았다. 바젤은 문화예술을 어떻게 도시 브랜딩에 활용했을까? 바젤이 도시 브랜딩 전략으로 선택한 이원화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의 'I.SEOUL.U',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다


2015년 10월, 서울에는 '아이. 서울. 유(I.SEOUL.U)'라는 새로운 슬로건이 생겨났다. 처음 서울시민을 비롯해 대중들에게 슬로건을 공개했을 때, 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 슬로건이 어떤 의미를 갖냐는 평부터 단순 말장난 같다는 평까지, 당시 아이서울유는 온갖 비판을 다 들었다. 이러한 비판은 전문가들이 가세하며 판을 키웠다. 가장 혹평을 가했던 사람은 ‘처음처럼’, '종가집 김치’ 등 유명 브랜드를 만든 광고계 출신 손혜원 전 의원이었다. 당시 손 의원은 자신의 SNS에 "디자인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서 저는 솔직히 부끄럽다. 만일 제가 마지막 심사에 참여했다면 목숨을 걸고 이 안이 채택되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라며 I.SEOUL.U를 비판했다.


Q1. 그렇다면 어떤 배경에서 이 슬로건이 나온 것일까?


일단 먼저 해당 슬로건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자. I.SEOUL.U(아이 서울 유)는 ‘서울은 나(I)와 당신(U) 사이에 있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또한 영어 어순상 'SEOUL'을 서술어 자리에 위치시킴으로써 ‘서울하다’로 해석될 수 있도록 문장을 구성했다.


여기서 I.SEOUL.U(아이 서울 유)는 3세대 브랜드(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다. 1세대는 도시의 상징물을 나타내는 그림이라면, 2세대는 수식어를 둔 언어적 표현(EX. 하이서울, 다이내믹 코리아)을 의미한다. 한편, 3세대 브랜드는 '열린 해석'을 표방하는 것으로, 명확한 이미지를 전달하기보다는 해당 슬로건을 보는 사람이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의도한다. 독일의 '비 베를린(BE BERLIN)', 일본의 '&TOKYO'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도쿄의 경우,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새 슬로건을 창시했으며 '스시&도쿄', '유도&도쿄'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3세대는 한정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2세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사실 해당 슬로건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슬로건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것이었다. 당시 '서울링', '서울메이트'를 포함해 총 3개의 슬로건이 최종으로 올라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고 한다. 새로운 브랜드의 취지와 I.SEOUL.U(아이 서울 유)에 대한 해석을 설명한 뒤, 해당 슬로건은 59.8%의 투표율로 시민 심사단의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서울메이트’와 ‘서울링’은 20.4%와 19.8%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참여했던 전문가들 역시 투표 전 의견이 갈렸던 데에 비해, 설명을 들은 후 만장일치로  I.SEOUL.U(아이 서울 유)를 선택했다.


여기서 가장 큰 시사점은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박원순이 슬로건 기획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역시 한 표의 영향력만을 행사할 수 있었으며,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평가 점수가 절대적으로 반영되었다.


“저희가 꿈꿨던 것은 ‘비 베를린’이나 ‘아이 암스테르담’과 같이 시민이 공유하고 변형하고 첨작하는 여지를 주는 열린 플랫폼이었다. 서울의 과거-현재-미래, 시간-공간-인간의 관계를 늘 생각했다. 과거와 현재는 공존과 열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앞으로의 비전을 여유로 파악했다. 이런 공존과 열정, 여유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브랜드를 원했다."

- 서울브랜드추진위원회 김민기 위원장- 


Q2. 박원순이 떠나고 오세훈 시장이 남은 지금, 'I.SEOUL.U'는 어떻게 되었는가?


I.SEOUL.U(아이 서울 유)가 만들어진지 6년이 된 지금, 서울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났다.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함께 그가 목숨을 끊었으며, 서울시청은 한동안 시정 마비 상태였다. 또 오세훈 시장이 새로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며, 새로운 서울 시정이 시작되었다.


그 사이 I.SEOUL.U(아이 서울 유)는 초반의 부정적인 여론과 달리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에서 진행한 서울 브랜드 호감도는 2016년 52.8%에서 2020년 75.1%까지 성장하며 갈수록 시민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방탄소년단이 아이서울유를 응용한 '아이퍼플유'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면서 아이서울유의 해외 인지도도 같이 올라갔다.


(출처: 서울시)

또한 그간 서울시는 브랜드 홍보를 위해 2015년부터 시청 앞 서울광장, 여의도 한강공원, 서울숲 공원, 문화 비축기지 등 시내 명소 27곳에 아이서울유 조형물을 설치했으며, 이곳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의 포토존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처: 디즈니)

2018년에는 디즈니와 협업하여 미키마우스를 서울에 등장시켰다. 아이서울유 출범 3주년과 미키마우스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협업 캠페인으로, 미키마우스는 광화문, N서울타워,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돌며 서울을 알렸다. 해당 캠페인 이름은 ‘I·미키 인 서울·U’로, 이 역시 아이서울유를 응용한 것이었다. 이밖에도 아이서울유는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디자인 어워드’, 미국 ‘굿 디자인 어워드’ 등 권위 있는 국제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슬로건 교체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이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아이서울유를 해외 홍보용으로 활용하되, 별도의 슬로건을 제작해 오세훈 시장의 시정 철학을 담고자 한 것이다(필자의 주관적 의견으로는 BTS로 인해 이미 커진 아이서울유를 완전히 지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 명함에서 아이서울유가 사라졌으며, 서울시 홈페이지 시장 소개란과 내부 행정 포털에서도 슬로건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당장 쉽게 슬로건을 바꿀 수는 없다. 이미 서울시는 브랜드 개발과 홍보에 약 21억 원을 썼기 때문이다. 브랜드 개발에 8억 원, 새 브랜드 선포식에 3억 원을 들였으며, 서울시내 29곳에 아이서울유 조형물 비용도 10억 6196만 원이나 된다. 따라서 를 대체할 경우, 21억 +a이나 되는 막대한 세금을 쓰게 된다.


그간 박원순 시장의 흔적을 지우려 다방면으로 온갖 노력을 기울였던 오세훈 시장, 과연 기존의 안정화된 아이서울유를 능가할 슬로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다사다난한 과정을 버텨내 온 아이서울유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울 도시 브랜딩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작성자_하수빈(sb03220@hanmail.net)



강릉, 멈춰 있는 역사의 도시에서 원두향 가득한 커피의 도시로!


(출처: TVn 알쓸신잡 캡처화면)

 강릉이 커피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리라는 것은 이미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 1980년대, 카페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에도 커피는 강릉의 대표적인 즐길거리였다. 안목항 일대는 자판기 커피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곳의 자판기 커피는 유달리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어 안목 해변을 들르면 바다를 보며 자판기 커피를 즐기는 것이 필수 코스였다고 한다. 정말 이곳의 자판기 커피가 특별히 맛있는가를 두고 ‘알쓸신잡’ 강릉 편에서 논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정말 맛이 좋아서인지 바다와 함께하는 낭만이 커피의 풍미를 더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출처: 강릉관광개발공사)

그러나 강릉이 본격적으로 커피 산업을 육성하게 된 데에는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의 덕이 컸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커피를 내리겠다’는 포부로 바리스타 박이추가 직접 손으로 원두를 볶아 내리는 커피를 강릉에 선보인 뒤로 커피 명장들이 강릉에 속속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강릉 해변에 ‘카페 거리’를 조성하는 데 출발선이 되었다. 

(출처: 테라로사)

더불어 박이추의 ‘보헤미안’과 이후 2002년에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가 강릉에 커피공장을 마련하고 타 도시로 수출까지 성공하면서 강릉 커피 브랜드의 도약이 시작되었다. 현재 '보헤미안'과 '테라로사'는 강릉을 대표하는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들의 성공은 강릉이 커피 도시로서 이미지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횟집이나 조개구이, 해산물 진미들이 즐비해 있는 흔한 한국 해변가의 풍경과는 달리 커피 향이 풍겨오는 해변의 모습은 사뭇 색다르게 느껴질지 모른다. 또한 대개 문화 유적지가 풍부한 관광도시의 경우,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차세대 관광 콘텐츠를 기획하는데 문제는 ‘현대’라는 말이 모호하고 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릉은 ‘커피’라는 키워드를 다른 도시보다 먼저 확보해 성장 기반을 탄탄히 다졌고, 다른 도시가 커피를 뒤늦게 들여오는 데에 비해 강릉은 이미 ‘강릉 커피’가 상품으로 출시되는 등 영근 단계이니 타 도시가 아류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통을 지키면서 차세대 성장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강릉은 커피 산업을 육성하여 2009년 전국 최초로 커피 축제를 개최하였고, 이를 통해 천억 원 대 경제적 파급효과를 누리고 있다. 비록 코로나 이후 온라인 축제가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축제로 인한 수익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관광 수익 효과는 건재하다. 또한 강릉을 오직 ‘커피’의 목적으로 찾는 관광객들이 연간 100만 명 이상이며(전통, 역사, 자연경관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오직 특정 목적으로의 여행자 수로는 놀라운 수치다), 일본과 중국까지 이 열기가 전해져 일본 고노 커피 회장단이 직접 시연 행사를 개최했으며 중국 운남성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 운남성 망시에 ‘강릉 커피 박물관’이 지어졌다는 사실은 강릉의 커피 브랜딩이 해외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강릉에서는 커피에서 파생된 다양한 디저트 산업도 성행하고 있다. 흑임자 커피로 유명한 툇마루, 순두부 젤라또 등 고유 재료의 맛을 살리면서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디저트들이다. 하나의 산업이 발전하면 그에 가지 치는 부가산업이 도시의 색과 활력을 더하는 법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뿌리가 튼튼해야 더 많은 가지와 열매들이 꽃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커피산업의 본질에 집중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커피도시 강릉을 기대한다.


작성자_이수현(provemyworth@naver.com)



(하) 편에서 계속됩니다.



<참조> 

음성원, 서울 새 브랜드 ‘I.Seoul.U’…비판만 받을 일인가요?, 한겨레, 2015.10.29, https://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15062.html#cb

갈수록 사랑받는 '아이서울유' (feat. 인터뷰), 내손안에 서울, 2019.12.10,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1260740

고영득, 서울시 브랜드 ‘아이서울유’ 친근해졌다, 주간신문, 2020.05.29, https://www.google.com/amp/s/m.khan.co.kr/local/Seoul/article/202010292130005/amp 

이동훈, 위기의 ‘아이 서울 유’… 서울 브랜드 수난사, 주간조선, 2021.04.05, http://m.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2&nNewsNumb=002652100004

박사라, 외국인도 갸우뚱한 'I·SEOUL·U' 바꾸려면 수십억…吳의 고민, mnews, 2021.05.18, https://mnews.joins.com/amparticle/24052723


강릉 시청 홈페이지, https://www.gn.go.kr/  

네이버 지식백과, '커피의 도시 강릉',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576750&cid=51890&categoryId=53703  

김민주, '커피도시 강릉, 스토리텔링으로 도약하라', DBR, 2011년 5월 Issue 1,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4202 

김보라, 테라로사에서 오월커피까지…강릉이 커피도시가 된 이유, 한국경제, 2020.07.1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7165009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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