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말. 나나 남편이나 시력이 안 좋은 편이라 아이들도 그럴거라는 말을 들었던터라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들으니 가슴에 타격이 오긴했다.
첫째 때 드림렌즈를 도전해 봤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렌즈가 잘 맞지 않았다. 울며 불며 잠에서 깨고, 나 역시 한계점에 도달했을 무렵 아이는 편하게(?) 안경을 쓰기로 했다.
둘째 역시 안경 쓰는 건 차선책으로 생각하고 드림렌즈에 도전했다. 다행히 너무 잘 맞고 아이 역시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커서 혼자 세척하고 끼고, 빼는 날까지 내가 너무 귀찮겠구나....를 생각하며 약간의 지겨움(?)을 삭였다. 자기 전에 깨끗이 세척해서 눈에 끼워주고, 아침에 일어나면 빼주고. 그 지루한 루틴이 앞으로 몇 년간은 계속될 테지. 다만 위로가 되었던건 매일 끼지 않고 이틀에 한 번 렌즈를 낀다는 것이였다.
렌즈를 착용한지 두 달쯤 지났을 때였다.
아이의 친한 친구도 드림렌즈를 낀다는 소식이였다. 그리고 그 아이는 낀지 한 달여만에 엄마의 출장으로 혼자 렌즈를 끼고 빼고 해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는 것이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의 눈이 살짝 번뜩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 혼자 삽질해 가며 렌즈를 세척해서 넣어보고, 빼고 세척해서 보관을 하는 연습을 했다.
대박. 그렇게 2~3번하더니 정말 '렌즈 마스터'가 되었다.
사실 드림렌즈를 끼는 초등 고학년, 중학생 조카가 있는데 여전히 언니가 도와주고 있다. 물론 눈이 작고, 비염기 때문에 끼기 어려워서 언니가 도와주고는 있다. 그래서 4년뒤 쯤, 중학생이 되면 혼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아이가 벌써 혼자 하게 되다니....
반성을 많이했다.
나 혼자 아이의 한게를 설정해 놓았구나.
식상하지만 어항의 크기에 따라 자신의 몸집이 달라지는 '코이'라는 물고기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나의 경험치, 생각으로 아이를 작은 어항에 두고 키우려고 했었던 것은 아닌지......
나의 육아의 목표 "건강하고, 바르게, 지혜롭게 독립된 한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상상해야겠다. 아예 한계점이 없는 아이들이라고.